‘550 걷기’를 실천하며 [방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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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 걷기’를 실천하며

2020.03.26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모임이나 약속이 취소되거나 연기돼 한가(?)해진 시간을 어떻게 지내야 할까 궁리하던 중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머릿속을 감돌았습니다. 코로나19로 ‘방콕’하며 지내는 답답한 마음을 풀어보려 아파트에 접해 있는 매봉산 둘레길을 산책하며, 언제 해제될지 모르는 코로나19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하는 생각 중에 ‘550 걷기’라는 명제가 선택하고픈 ‘기회’로 떠올랐습니다.

주 5일 이상 하루에 50분 이상 걷는 것을 목표로 정한 ‘550 걷기’는 주 5일 1회에 30분 이상 걸으며 건강한 삶을 유지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530 걷기’에 대비해 정해본 것입니다. ‘550 걷기’ 목표 설정 후, 평소 걷기를 좋아해 어지간한 거리는 차를 타지 않고 걷던 터라 아파트 쪽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접하는 매봉산 둘레길이나 10분 정도 걸으면 마주할 수 있는 양재천변 길을 자주 걷기 시작했습니다.

오래전부터 매일 걸은 시간을 개략적인 ‘분(分)’ 단위로 기록해오고 있었는데, ‘550 걷기’ 목표를 설정하면서 스마트폰에 ‘만보기-걸음측정기’ 프로그램을 설치해 걸은 시간에 부가해 걸음 수도 함께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걷는 기본 걸음 수를 10,000보를 기준으로 정하려 생각하다가 너무 무리일 것 같아 우선 행운의 숫자 7이 들어간 7,000보 이상을 하루 기준으로 정해 실천하고 있습니다.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적어온 2월의 걷기 기록을 살펴보니 1주일에 5일 이상 실행한 것이 아니라 하루도 빠짐없이 걷기를 실천해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걸음측정기 보수 기록을 살펴보니 29일 중 7,000보 이상 걷지 않은 날은 5,600보를 걸은 하루뿐이었고, 10,000보 이상 걸은 날이 10일이나 되어 더욱 흐뭇한 마음이었습니다.

3월 걷기 기록으로 23일까지의 결과를 살펴보니 2월과 마찬가지로 하루도 빠짐없이 ‘550 걷기’를 실천했습니다. 7,000보 이상 걷지 않은 세 날도 5,000보 넘게 걸었으며, 10,000보 이상 걸은 날이 9일이나 되어 목표를 충실하게 실천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어느 날은 산책을 하면서 옛 추억이 떠올라, 산책을 마치고 나서 대학 동기들 카톡 방에 ‘방콕을 요구하는 코로나19에 기죽지 마시고 주변 산책로를 걸으며 좋은 추억들을 떠올려보세요. 마스크는 꼭 착용하시고요**’라는 내용에 50년 전 학창시절 사진과 함께 산책길의 사진을 담아 올려보기도 했습니다.

‘걷기’는 우리 건강 유지에 얼마만큼이나 효과가 있는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걷기가 ‘가벼운 운동’이라고 여기고 있지만, 걷기의 효과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저강도 운동’인 걷기를 오래 하는 것은 달리기와 같은 ‘고강도 운동’의 단시간 효과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걷는 것은 단순하고 기본적인 움직임처럼 보이지만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되는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 걸음, 두 걸음 걷기를 시작하면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200여개의 뼈와 600개 이상의 근육이 동시에 움직이며 모든 장기들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줍니다.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우리나라의 ‘5대 질병’인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뇌졸중, 암의 예방 효과가 있으며 치료에도 크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걸을 때는 팔을 힘 있게 흔들며 보폭을 넓혀 빠르게 걷는 파워 워킹(power working) 습관을 길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파워 워킹은 하체의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을 강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상체에도 강한 자극을 주어 심폐 기능도 강화시켜줍니다. 파워 워킹이 일반 워킹에 비해 2배의 운동 효과를 보여준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걸을 때 보폭을 키의 40% 정도로 유지하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내 경우는 파워 워킹을 할 때 한 걸음의 보폭이 80Cm 정도로 키의 45% 정도입니다. 천변을 걷다보면 산책로 바닥에 100m 간격으로 거리가 적혀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그래서 가끔 100m 간격으로 걸음 수를 세면서 걸으며 보폭과 속도를 제대로 유지하며 걷고 있는가를 확인해보는데, 요즘도 평소처럼 100m를 120보 정도로 1분 내외에 걷고 있습니다.

자신의 체질에 맞는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면역력 향상에도 크게 도움을 줍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걷기 운동을 각종 성인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필수운동으로 제안하며, 매일 30분 이상 걷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걷기는 상존하는  ‘위기‘와 '기회’ 사이에서 자신을 바르게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위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550 걷기’ 목표를 세워 실행하며, 그동안 지내온 일들을 떠올려 차분한 마음으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위기 사태가 끝나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새로운 삶의 선택도 함께 생각하며, 코로나19 후에도 ‘550 걷기’를 꾸준하게 지속하려 다짐해봅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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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방재욱

양정고. 서울대 생물교육과 졸. 한국생물과학협회, 한국유전학회, 한국약용작물학회 회장 역임. 현재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 부회장. 대표 저서 : 수필집 ‘나와 그 사람 이야기’, ‘생명너머 삶의 이야기’, ‘생명의 이해’ 등. bangjw@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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