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한시가 급한데…정부대출 심사만 두세달


정부대출 심사만 두세달… 동네상인들엔 '그림의 떡'

긴급지원 한시가 급한데…
신용보증재단 신청자 몰리면서
지금 예약하면 4월에나 겨우 상담
자영업자 결국 제2금융권 내몰려


    #. 광주광역시에서 음식점을 하는 김씨는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반토막났다. 급한 지출을 충당하려고 지역신용보증재단을 통해 특례대출을 받으려고 했다. 그러나 8일 현재 광주신용보증재단의 상담예약 대기건수는 4496건이다. 김씨는 "지금 예약하면 4월에나 상담이 가능하다는데 이게 무슨 긴급대출인지 모르겠다"면서 "당장 급한 돈은 카드론이라도 써야 하는 것인지 앞이 캄캄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을 위해 각종 비상 금융지원을 확대했지만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대출 문턱이 높은 데다 보증기관의 심사에 오랜 시간이 걸려 제때 자금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당장 급전이 필요한 자영업자는 제2금융권으로 등 떠밀리는 상황이다. 경기침체로 자영업자들의 제2금융권 대출이 확대되는데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될 경우 대거 벼랑끝으로 몰릴 것이란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 피해업종 지원대출의 경우 신청부터 대출 실행까지 2~3개월이 걸리면서 비상지원이라는 말이 무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시간이 걸리는 곳은 지역신용보증재단이다. 이곳에서 보증서를 받아야 은행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최근 신청이 밀려 상담예약만 해도 최소 한달 이상 걸리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소상공인 경영애로자금 신청금액은 2조2344억원인데 이 중 집행된 금액은 총 827억원(3.7%)에 그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자체재원으로 제공하는 대출은 보증서가 필요없어 비교적 빠르게 자금을 공급받지만, 해당 대출은 신용등급이나 담보가 일정수준 이상 돼야 가능하다"면서 "자영업자 중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이거나 세금을 연체한 경우에는 대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적기에 자금을 공급받지 못하는 영세업자들은 결국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가 많은 도매 및 소매업의 지난해 12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대출잔액은 42조756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5% 증가한 바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2월 자영업자 대출이 전년동기 대비 증가했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최근 대출창구에도 코로나19 피해기업들이 어떤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가 많은데, 다음달께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들 중에는 사업자금이나 생활자금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놓은 경우가 많은데, 금리가 높은 비은행대출까지 받아 이자 부담이 높아지면 자영업자들이 큰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실질적으로 이자부담을 낮추기 위한 부담이 필요한데 1금융권은 조금 더 심사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2금융권도 가능하면 정부에서 이자지원을 해 주는 형태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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