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뒤늦게라도 中 차단, 세계고립 우리는 日에만 분노

[사설] 日 뒤늦게라도 中 차단, 세계고립 우리는 日에만 분노


    일본이 우한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한국인 입국을 사실상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하자 청와대가 강력히 반발했다. 일본인의 한국 무비자 입국을 중단하고 기존 비자 효력도 정지하기로 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또 주한일본 대사를 불러 "일본의 저의가 의심된다" "비과학적, 비우호적 조치"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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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자가 많은 나라에 대한 입국 제한은 방역 차원에서 어느 나라든 검토할 수 있고 그렇게 하는 것을 비난할 수 없다. 중국인 입국을 차단하지 않은 우리가 잘못한 것이다. 그런데 일본의 조치는 문제가 있다. 일본은 세계 주요국 중 한국과 함께 중국인 입국을 제한하지 않은 특이한 국가다. 4월 시진핑 방일과 도쿄올림픽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것이다. 그래서 불투명하고 소극적 방역 조치로 일관해 확진자를 사실상 은폐하고 있다. 크루즈선 하선을 불허해 대규모 집단 감염을 초래하기도 했다. 공식 감염자 수는 1000명 선이지만 실제로는 1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마침내 올림픽 연기론이 나오고 아베 인기가 추락하고 있다.

일본은 시진핑의 방일 연기가 확정된 직후에 중국에 대한 입국 제한을 발표하면서 한국을 포함시켰다.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은 것이 처음부터 정치적 고려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자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을 포함시킨 것은 방역 차원 외에 반한(反韓) 정서에 편승해 인기를 만회하려는 계산도 있을 것이다. 한국과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입국 금지를 통보한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한·일 집권 세력 모두 국민 안전보다 정치를 앞세워 중국에 문을 열어뒀다 초기 방역에 실패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뒤늦게 서로 입국 금지 운운하고 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중국의 태도다. 중국 공산당 선전 기관은 이날 일본의 중국인 입국 제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본과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세계 100곳이 넘는 나라로부터 입국 제한을 당하고 있는 한국 정부는 그간 한 번도 맞대응을 얘기하지 않았다. 지금도 우리 국민 800명이 중국에서 강제 격리를 당하고 있다. 이런 중국에 대해선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않은 정부가 유독 일본에 대해서만 격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총출동했고 '저의가 의심된다'는 비외교적 언사까지 썼다. 선거를 앞두고 '반일 죽창가'를 다시 한 번 부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건가.

이제 세계 주요국 중 중국 경유 외국인을 막지 않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확진자가 6000명을 넘어 막아도 소용없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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