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 가계약금, 계약금으로 인정? ㅣ 집주인이 갑자기 계약 해제하면 위약금 얼마?


아파트 매매계약 가계약금은 계약금으로 인정되나?
최원석 변호사 법무법인 트리니티
 
 지난 3년간 서울 도심 아파트값이 지난 2006년 이후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여 차례 걸친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시행했다.

이렇게 아파트 가격에 모든 국민과 정부가 관심을 갖는 것은 국민 상당수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무엇보다 보유 재산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아파트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파트 매매계약이나 전세계약에 있어 유의해야 할 ‘가계약금’을 주제로 얘기해 보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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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약은 계약금 중 일부를 우선 지급하고 물건을 확보한 다음 추후 정식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매수인에게 당장 현금이 부족하거나, 매도인과 직접 만날 수 없을 때 실무적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일반적인 거래관행에 가계약 내지 가계약금의 지급이라는 형태의 법률행위가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지만, 가계약 또는 가계약금이라는 용어는 법적으로 규정된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가계약의 체결은 본계약의 중요 부분에 대하여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진 이후에 이루어지는데, 불행히도 대부분의 경우는 합의 내용에 대한 별도의 서면을 작성하지 아니한 채 ‘빠른 시일 내에 본계약의 체결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고, 본계약 체결 이전에 가계약을 체결하는데, 가계약금을 수수함으로써 본 계약을 체결할 의무를 어느 정도 부담한다’는 정도의 인식을 공유하는 정도에 그친다.

결국 가계약에 관한 당사자들의 의사합치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관한 해석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당사자들이 가계약에 이른 경위에 따라 다양한 해석,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우선, 양 당사자 사이에 해당 부동산에 대한 매매계약이 체결되었는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한다. 대법원은 부동산 매매계약 관한 가계약서 작성 당시 매매목적물과 매매대금 등이 특정되고 중도금 지급방법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면 그 가계약서에 잔금 지급시기가 기재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매매계약은 성립하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위 대법원의 태도를 고려할 때,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매매목적물과 매매대금이 특정되고 중도금 및 잔금지급일 등을 구체적으로 합의하였다면 유효한 매매계약이 성립한 것이므로, 위 사안에서 A가 매매계약을 해제하려면 300만원을 포기하고 B에게 추가로 700만원은 지급하여야 한다.

반면, B는 A로부터 지급받은 300만원의 배액이 아닌, 3,000만원의 배액을 상환해야만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위 사안에서 만약 A와 B가 가계약금 300만원을 ‘위약금’으로 합의한 경우에는 A는 300만원만 포기하고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B는 300만원의 배액을 지급함으로써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반면, A와 B가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가계약금을 돌려주겠다’는 내용의 특약을 맺은 경우에는 A는 계약을 파기하더라도 B에게 300만원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B는 A에게 300만원을 지급하고 계약을 파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가계약금을 지급한 경위, 그에 대한 입증자료 유무에 따라 다양한 결론이 도출되는데, 일반적으로 가계약은 빠르고 간소화된 절차로 진행되는 경우 많기 때문에 매도인이나 매수인이나 가계약금 지급 경위에 관한 입증자료를 구비하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계약, ‘가’계약금이라는 용어와 달리 가계약도 그 자체로 ‘계약’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고, 계약이 성립되었다면 별도의 특약이 없는 한 매도인, 매수인 어느 일방이 경제적 불이익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할 수 없다.



아파트를 매도하려는 자나 매수하려는 자 모두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매매 여부를 결정하는데, ‘가계약’, ‘가계약금’이라고 하여 가볍게 여기거나 성급하게 행동하여서는 아니 된다.

부득이하게 가계약을 체결하고 가계약금을 주고받는 경우 매도인이나 매수인 모두 그 목적, 반환 여부 등에 대하여 명확히 합의하고 이를 증거로 남겨두어야 한다.
[데일리포스트=최원석 변호사]

집주인이 갑자기 계약해제 했다면 꼭 '2배' 챙겨 받아라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

[GO부자에게 물어봐] 
집주인이 계약금 돌려주면서 아파트 안 팔겠다는데…

[Question]
A(31)씨는 결혼식을 5개월 앞둔 예비신랑이다. 몇 주 전부터 주말마다 시간을 내서 예비신부와 전세로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 하지만 요즘 전세 매물이 워낙 귀한 데다가 그동안 모아둔 자금이 조금 부족한 탓에 마땅한 아파트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예비 장모의 도움을 받는 조건으로 처가와 가까운 아파트를 한 채 매입하기로 했다.

매도자가 계약금 일부만 받았더라도 계약 해제를 하려면 계약금 전체의 2배를 상환해야 한다. /땅집고

A씨는 공인중개사를 통해 집주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6000만원 중 2000만원을 먼저 지급했다. 나머지 계약금 4000만원은 3일 후 매도인 계좌로 송금하기로 했다. 그런데 다음날 갑자기 매도자가 계약금으로 선지급했던 돈의 2배인 4000만원을 주겠다며 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A씨는 집주인 말대로 4000만원을 받고 매매계약 해제에 동의하는 것이 옳은지 궁금해졌다.

[Answer]
부동산 매매계약은 매도자와 매수자 일방의 의사표시로 해제할 수 있다. /땅집고



아파트 매매계약 당사자인 매도자 또는 매수자는 계약 이행기, 즉 중도금 또는 잔금 지급일에 착수하기 전까지는 계약을 얼마든지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 543조 참조). 계약해제권은 ‘형성권’이어서 당사자 중 한 명의 일방 의사표시로도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매도자가 계약 해제를 선언한 경우 특별한 약정이 없었다면 계약금의 2배를 상환해야 한다. 또 매수자가 계약 해제를 원한다면 계약금을 포기하면 된다(민법 제565조 참조). 마찬가지로 별다른 약정이 없을 경우다.

매수자가 계약금 중 일부만 지급한 경우, 이 일부 계약금의 2배를 상환받는 것이 아니라 당초 계약서에 명시한 계약금 전액의 2배를 받아야 한다. 해약금의 기준은 매도자가 실제 받은 돈이 아니라 계약서에 명시한 계약금으로 보기 때문이다(대법원 2014다231378 참조).

따라서 A씨가 계약금 6000만원이 명시된 아파트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면 집주인 주장과 달리 4000만원이 아닌 계약금 전체 6000만원의 2배인 1억20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A씨는 매도자에게 일방적인 계약 해제 대가로 8000만원을 더 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는 셈이다.

계약해제권은 약정 해제권과 법정 해제권으로 나뉜다. 약정 해제권은 계약에 의해 발생하고 법정 해제권은 이행 지체나 채무 불이행으로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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