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에 건설업계도 초비상


[우한 폐렴] 국내 건설업 ‘신종 위기’, 자재ㆍ인력 수급 '빨간불'

중소업체 타격시 연쇄적 파급효과 발생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의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국내 건설업계도 긴장하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 노동자들이 많고 주로 중국에서 일부 자재를 수입하는 국내 건설업계의 특성상 새로운 취약점도 부각되고 있다. 중소업체의 인력난과 중국 수입 건자재 조달, 중국 인력 비중이 큰 일부 공종의 공기연기 등이 대표적인 우려사항으로 꼽힌다.

 

서울 한 공사현장에 중국어로 된 표어가 붙어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전문가들은 이런 취약점이 특히 중소업체에서 더 크게 두드러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지면 종국에는 국내 건설업 전체에 악영향을 드리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내 건설현장, “폐렴과의 전쟁”

우한 폐렴에 대한 대책은 국내 주요 대형 건설사들 뿐만 아니라 중소형 건설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중형건설사가 시공하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공사현장도 마찬가지다. 현장 관리자에 따르면 해당 공사현장에도 중국국적 노동자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실제 현장 곳곳에는 중국국적 근로자를 위한 중국어 표어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해당 관리자는 “최근 중국에 방문한 근로자들이 있는지 건설사에서 자체적으로 확인한 결과 그렇지는 않았다”면서 “현장 출입문 근처에 보건 관리자가 상시 위치하고 있고, 마스크 등을 구비해 놓았다. 체온기 등을 이용해 아침 체조시간에 매일 체온을 점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장을 직접 관리하는 관리자들은 코로나 여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해당 관리자는 공정 단계별 인력수급 문제와 중국 수입 건설자재 조달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형틀과 골조를 주로 쓰는 공정 단계에서 중국인 노동자들의 비율이 높다는 점을 우선 지적했다. 이어 “석재나 타일 등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해당 자재가 많이 필요한 공종과 현장은 나중에 곤란해질 수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현장은 나중에 곤란해질 수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일선 현장의 관계자뿐만 아니라 건설업계 전문가의 의견도 대동소이하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는 경우,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인력 시장과 일부 건설자재, 건설 공종의 경우 큰 문제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건자재 20% 중국서 수입, 조달 '경고등'

박 연구위원이 지난해 한국은행 기업경영조사 자료를 살펴본 결과 전체 국내 건설자재시장 규모는 113조8000억원이었다. 그 중 자재비가 전체 건설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5%다.

한국은행 기업경영조사 '건설업'의 제조원가명세서

박 연구위원은 “현재 건설자재 종류는 별도로 분류체계가 없고 건설자재 중 중국산 비중에 대한 공신력 있는 자료가 부재해 정확한 데이터는 없다”면서도 “철강이나 석재, 타일 등에서 중국 자재 비중이 적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작성한 철강협회의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자재 중 철강재(철근, 형강, 강판, 선재 등) 비중은 21%로 약 24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 중 건설부문 철강재의 중국산 비중은 2016년 기준 12%로 이후 철근과 형강 등에서 수입 비중이 확대돼 현재는 15% 수준인 것으로 박 연구위원은 추산하고 있다.

또 석재, 합판, 타일류 등의 중국산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전체 건설자재 중 중국자재 비중은 20% 정도로 23조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런 석재나 합판, 골재 등은 국내 생산으로는 대체되기 어려운 자재들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건설자재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생산으로 대체되기 어려운 자재는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로 인해 공기지연 등으로 이어져 피해가 확산되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인력수급 차질, 생산공정 지연까지 '우려'

박 연구위원이 코로나 사태에서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역시 중국인 근로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국내 건설인력시장의 인력문제다. 인력수급 차질 문제로 자재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력시장에서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상 국내 건설시장의 외국인 인력은 약 7만명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합법적 고용 인원(E-9, H-2)에 한정한 통계치로 실질 외국인 인력은 20만명을 훌쩍 넘는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박 연구위원은 13만명이 넘는 불법 외국 근로자들의 경우 비자 문제로 인해 중국 등을 주기적으로 다녀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인력 통제가 강화되는 현재는 상황이 여의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 인근 국가에도 확진 사례가 늘어나면서 해외 공사현장에서도 인력 통제가 심해지고 있다. 싱가포르에 있는 D설계사무소 정 모(남 47세) 부장은 "아직 직접적인 타격은 없지만 싱가포르 역시 확진자가 나온 상황이라 현재 모든 현장 출입자들은 외국 여행 기록 등을 제출 요구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박 연구위원은 국내 현장 역시 외국 노동 인력투입의 비중이 큰 골조부문, 발파 등과 토목공사 등의 현장에서 인력 부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현장운영 문제와 공기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이번 사태로 생산공정 전부분도 일정한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인 인력 의존이 큰 업종과 공종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인력투입이 많은 골조부분과 건설마무리(실내건축, 도장 등) 공정과 전문건설업 업종 중 철근콘크리트공사업, 실내건축공사업, 도장공사업 등이 그 피해 대상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자재수급 악화에 따라 석공사, 금속창호공사, 지붕판금공사 등도 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외국인력 고용비중이 높은 골조공정(철근/콘크리트 등)과 발파 등 터널공정 등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면서 “이런 일이 장기화될 경우 인력, 자재시장 전반으로 문제가 확산될 수 있다”고 답했다.

중소건설 타격, 전체 건설업 도미노 파급 주나

박선구 연구위원은 사태 장기화로 위의 문제들이 가시화되면 먼저 중소건설사가 2중, 3중의 고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소건설사도 우한폐렴 대책에서 예외가 아니다. 서울의 한 공사현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중소기업의 경우 특히 인력수급 문제, 인건비 상승, 공기지연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업체들의 노동인력 수급이 더욱 어려워질 경우 원청기업과의 계약조건과 공기를 맞추지 못해 지체상금 등의 문제와 인건비 등의 간접비용이 크게 늘어나게 될 수 있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의견이다. 또 이로 인해 실질적으로 공정의 대다수를 담당하는 중소업체가 타격을 받으면 연쇄적인 파급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중소업체가 타격을 받으면 국내 건설업 전체의 생산요소(인력, 자재, 장비 등)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결국 기업, 근로자,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고 답했다.
우주성 기자 wjs89@econov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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