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훼손하는 '태양광 발전', 석탄화력보다 환경적 危害 커


태양광 발전이라도 숲 훼손땐···석탄화력보다 환경 더 망친다


     청정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이라도 산림을 훼손하면서 설치·운영한다면 오히려 석탄 화력 발전보다 환경에 더 해로울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경제적 이익은 거둘 수 있지만, 순수하게 환경적 가치만 따지면 오히려 손해라는 것이다.



산지에 들어서는 태양광 발전시설은 산림 훼손으로 인해 토사 유출 등을 일으킨다. 온실가스를 줄이더라도 다른 환경 가치의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중앙포토]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산업연구과 김영환 임업연구사 등은 최근 한국기후변화학회지에 게재한 '산지 태양광 발전 사업의 환경적 편익 및 손실에 대한 연구' 논문을 통해 35년생 소나무 숲 1㏊를 베어내고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20년간 진행했을 때의 경제성·환경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1㏊ 면적에 625㎾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서 20년 가동하면, 1만6343 ㎿h의 전력을 생산함으로써 11억9400만원의 경제적 가치를 낳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요금은 ㎾h당 95원을 적용했으나, 전력생산에 들어가는 설치비·운영비 등 제반 비용은 고려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와는 별도로 태양광 발전을 통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감축의 환경적 편익도 계산했다.

 

태양광 발전은 석탄 화력발전에 비해 1㎿h 당 온실가스(이산화탄소 기준) 배출을 0.46625톤, 전체적으로 7629톤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숲을 1㏊ 베어내면서 440톤의 새로운 온실가스 배출이 발생하므로 순수한 온실가스 배출 억제는 7180톤이 된다.


7180톤에 국내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의 2018년 평균 거래가격(톤당 2만4000원)을 적용하면, 1억3000만원의 편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1㎿h 당 0.032㎏의 미세먼지를 배출한다는 계수를 적용하면, 태양광 발전은 전체적으로 미세먼지 0.52톤을 줄여 1억1100만원의 편익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2018년 7월 경북 청도군 매전면 국도 58호선 옆 산비탈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이 무너져 있다. 폭우에 산사태가 일어나 태양광 발전시설 일부가 무너지고 나무와 토사가 도로를 덮쳤다. [뉴스1]




이에 비해 산림 1㏊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온실가스는 72톤, 미세먼지는 1.7톤을 흡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3억5700만원의 편익이 발생하게 된다.

 

여기에다 수원(水源)함양, 생물 다양성 보전, 토사 유출 방지, 산림 휴양 등 나머지 10가지 산림의 공익적 기능에서 나오는 편익 2억7700만원이 추가된다.

 

결국, 태양광 발전에서 얻을 수 있는 환경적 편익은 20년 동안 총 2억4100만원인데 비해 산림을 그대로 유지할 때 얻을 수 있는 편익은 6억4600만원이 된다. 4억원가량 손해다.

 

산림을 훼손하는 태양광 발전 사업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 환경적으로는 더 유리한 셈이다.

 

다만, 전력 생산에 따른 직접적인 편익을 포함하면 산지 태양광 발전 사업의 순 편익은 환경적 손실을 상쇄할 수도 있다.

 

연구팀의 김영환 박사는 "35년생 소나무 숲이 아니라 잡목림의 경우도 전체 12가지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고려한다면 비슷한 결론이 나올 것"이라며 "태양광 발전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산지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는 것은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발전 사업 위치 [자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태양광 발전시설 지목 [자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한편, 연구팀은 향후 산지 태양광 발전사업을 허가할 때에는 환경적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산사태 위험등급 등 추가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사업대상지에 대한 허가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또 산지 이외에 사업 대상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향후에도 태양광 발전은 지속해서 확대될 전망이고, 49000㏊ 이상의 사업 대상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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