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여파] 건설사 원전 인력 못 뽑는다


건설사, 원전 전문 신규채용은 '언감생심'


   "원자력발전소 전문 인력도 재교육을 통해 다른 부서로 재배치할 상황이다. 신규 인력 채용은 언감생심이다."


한 대형 건설업체 임원은 원전 전문 인력 운용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국내 원전 수주가 중단된 데다 해외 수주마저 녹록지 않게 돼 신규 인력 채용은커녕 기존 경력직조차 전환 배치가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원전 관련 신규 채용문은 완전히 닫힌 상황이다. 원전 사업이 일부 대형 건설사에 국한돼 있는 데다 신규 원전 건설 수주가 없다 보니 인력을 뽑으려야 뽑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있는 인력도 관리 못해

(에스앤에스편집자주)


Koro Biss




*언감생심 焉敢生心 

어찌 감(敢)히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으랴'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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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관련 인력 채용 실적이나 계획을 확인한 결과 최근 2년 사이 관련 전공 인력을 뽑은 업체는 전무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400억달러(약 46조4000억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당시 연간 수백 명의 정규직을 신규 채용한 A사는 최근 3년간 신입은 물론 경력직조차 아예 뽑지 않았다.


B사는 새해 인력 채용 방침에서 원전 전문 인력은 별도로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 C사는 현 정부 출범 이전인 2016년 이후 원전 전문 인력을 단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D사 역시 2018년 이후 올해까지 3년간 원전 관련 신입ㆍ경력 정규직 채용이 전무하다. 이 회사는 해외 원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계약직으로 3~5명을 뽑았지만 그마저도 수주가 무산되면서 계약을 해지했다.


문제는 건설사들이 기존 전문 인력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전체 인력 규모를 줄이는 상황에서 성과가 나지 않는 원전 부문 인력을 그대로 두기 어려운 탓이다.


 

원자력학회 "脫원전으로 R&D 생태계도 붕괴/Koro B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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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 관계자는 "조만간 공사가 끝나는 원전에서 나오는 인력도 있다"며 "앞으로 이들 전문 인력을 어디로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도 "원전 부문 회사 매출과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현장의 전문 인력을 당장 어디로 돌려야 할지 골칫거리"라며 "재교육을 통해 다른 부서로 재배치하고 있지만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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