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모자란다는 정부의 철밥통 공무원들...지금 뭐하고 있을까


민원인 2시간새 0명, 그 면사무소에 공무원 18명


[공무원 공화국] 

광역 뺀 지자체 74%, 2년새 인구 32만 줄었는데 공무원 더 늘어

공공도서관도 이용객 2명에 안내직원 3명, 전국 곳곳 공무원 포화

서울·부산·대구도 2년간 인구 줄었는데 공무원은 3~5% 늘어


지난해 말 찾은 강원도 A군(郡)의 한 면사무소. 사방이 논밭으로 둘러싸인 2층짜리 건물 안은 절간처럼 조용했다. 이곳의 공무원 정원은 18명인데, 오후 2~3시 무렵 앉아서 일하는 직원은 4~5명뿐이었다. 다른 직원들은 모여 잡담을 하거나 밖에서 담배를 피웠다. 2시간을 지켜봤지만, 찾아온 민원인은 제로(0)였다. 이 면(面)의 지난해 말 기준 인구는 2390명으로 2016년 인구(2435명) 대비 45명(1.8%) 줄었다. 하지만 면사무소 직원 수는 같은 기간 13명에서 18명으로 5명(38.5%) 증가했다. '잉여 공무원'은 면사무소뿐 아니라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할일 없어 엉뚱한 생각하는 공무원들도 많아

전부터 그랬지만 이 정권 들어 심해져

(에스앤에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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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찾은 A군의 공공도서관엔 이용객보다 직원이 더 많았다. 일반인이 이용하는 열람실은 60석 중 2명만 앉아 있었는데 안내 데스크에는 그보다 많은 직원 3명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도서관 1층 행정실에는 직원이 6명 배정돼 있었는데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은 1명뿐이었다.


'공무원 17만명 증원'이라는 공약을 내건 문재인 정부 들어 전국적으로 공무원 수가 빠르게 늘면서 대한민국이 '공무원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다. 저성장에 따른 고용 감소 위기를 정부가 단순히 공무원 수를 늘리는 식으로 대응하면서 할 일은 없는데 인력은 넘치는 '공무원 포화'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A군과 같은 지방의 시군 지역은 청년들이 도시로 떠나고, 인구는 고령화되면서 규모가 축소되고 있지만 공무원만큼은 꼬박꼬박 늘고 있다.


12일 본지가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실에 의뢰해 특별·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시군 152곳의 주민 수와 공무원 수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문 정부 들어 지난 2년간(2017~2019년) 인구는 줄고, 공무원이 늘어난 지역이 113곳으로 4곳 중 3곳(74.3%)에 달한다. 직전 2년(2015~2017년)간 89개(58.6%)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 시군 113곳의 총인구는 2017년 말 1481만명에서 지난해 6월 말 기준 1449만명으로 32만명 감소(-2.2%)했는데, 같은 기간 공무원 수는 9만7545명에서 10만2321명으로 4776명(4.9%) 늘었다.


전국 시·군 152곳 가운데 지난 5년 사이 A군처럼 인구가 줄었는데 공무원이 늘어난 곳은 106곳(69.7%)에 달한다. 지방 소도시 10곳 중 7곳에서 '인구 감소, 공무원 증가'라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2015~2019년 사이 5년 연속으로 전년 대비 인구가 줄면서도 연속으로 공무원 수가 늘어난 곳도 59곳(38.8%)이나 된다. 특히 경기도 군포시, 전남 신안군, 경북 영주시 등은 줄어든 인구에 비해 늘어난 공무원 비율이 크게 높았다. 군포시의 경우, 지난 2년간 인구가 2% 줄어드는 동안(28만1205→27만5546명) 공무원은 11.9% 늘었다(808→904명). 같은 기간 신안군은 인구가 4% 줄어드는(4만2070→4만399명) 동안 공무원은 8.1% 늘었다(718→776명). 서울·부산·대구 등 국내 3대 도시도 '인구 감소, 공무원 증가'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2년간 서울·부산·대구의 인구는 1.3~1.6% 줄었는데 공무원은 3.2~5.4% 늘었다. 조선업 경기 침체로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울산은 같은 기간 인구가 1만6210명(1.4%) 줄었는데(116만5132→114만8922명), 공무원 수는 되레 6.3% 늘었다(6060→6443명).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공무원 신규 채용 규모는 3만3060명으로 지난 2015년(1만7561명)과 비교해 4년 만에 88%나 늘었다. 인건비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15년 지방정부 인건비 총액은 62조원 정도였는데 2018년에는 70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강원도 A군의 경우 읍·면사무소별 인건비는 수당과 연금부담금 등을 포함해 연평균 12억원 정도였다. 크게 하는 일이 없어도 직원 1명당 연 6000만~8000만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장기적으로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공무원 증원을 무턱대고 추진할 것이 아니라 격무지로의 인력 재배치 등을 적극 활용해 공공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13/2020011300100.html


11시 출근해 낮잠 2시간, 영화보고 4시 퇴근하는 공무원 있다

[공무원 공화국] 
공익요원들의 증언 "이런 공무원도 있더라"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했던 공익근무요원 5명이 최근 서울 중구 본지 사옥에 모여 공무원들의 근무 실태를 털어놓고 있다. 공익요원들은 “공무원 상당수가 근무 기록을 허위로 작성하거나 일과 중 개인 용무를 보는 등 업무 태만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공익요원들의 증언 일러스트



#10여명의 직원을 둔 지방의 한 기념관장은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다. 나오고 싶을 때 출근했다가 들어가고 싶을 때 퇴근한다. 보통 오전 10~11시쯤 출근해 점심 먹으러 나갔다 온 뒤 1~2시간 낮잠을 잔다. 일어나면 영화나 TV를 보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기도 한다. 종종 지인을 사무실로 부르는데 직원들에게 기관 공용카드로 과자와 음료수를 사오라고 시킨다. 관용차를 끌고 개인 용무를 보고 올 때도 부지기수다. 관용차 사용 내역은 직원들을 시켜 허위로 적는다. 오후 4~5시쯤 "출장 갔다고 기록하라"면서 나간 뒤 퇴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도권의 한 국립대 사무국 직원 20여명 중 상당수는 일과 시간에 수시로 테니스나 탁구를 친다. 한여름·한겨울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점심식사 후 옷을 갈아입고 운동을 한다.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체육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오후 2~3시쯤 나가서 퇴근 시간인 6시가 다 돼서야 들어오는 직원도 많다.

#강원도의 한 면사무소 직원 10여명은 지난해 7월 출근 후 단체로 술을 마시러 나갔다. 마을 주민들과의 친목을 다지기 위해서라는 것이 이유다. 사무실을 아예 비울 수 없으니 직원 2~3명만을 남겨놨다. 술 마시러 나간 직원은 대부분 다시 돌아오지 않고 현장에서 퇴근했다. 이날 이들의 근무 기록은 '정시 출퇴근' 또는 '출장'으로 적혔다.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했던 공익근무요원 5명이 최근 서울 중구 본지 사옥에 모여 공무원들의 근무 실태를 털어놓고 있다. 공익요원들은 “공무원 상당수가 근무 기록을 허위로 작성하거나 일과 중 개인 용무를 보는 등 업무 태만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진한 기자



지방 곳곳에는 이처럼 '감시의 눈'을 피해 업무 태만과 근무 기록 허위 작성, 공공비 전용을 일삼는 공무원이 수두룩하다. 아무리 일을 안 해도 정년이 보장되는 철밥통, 근속 연수에 따라 차곡차곡 올라가는 호봉, 갈수록 늘어나는 채용 규모로 기둥 뒤에 숨을 곳이 많아진 덕에 상당수 공무원은 국민 혈세로 월급을 받고 있음에도 아무 죄책감 없이 일을 피해 놀 궁리를 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들에게 이러한 '나사 빠진' 공무원들의 실태를 들어봤다. 공익요원들은 주민센터, 도서관, 복지관, 학교 등 각종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에서 공무원들과 함께 일하기 때문에 이들이 평소 어떻게 일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안다. 일반인은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공무원의 민낯이다.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도 있지만, 틈만 찾으려는 공무원들이 근무 분위기를 해친다고 입을 모은다.

감시 허점 파고드는 공무원들

연도별 신규 채용 지방공무원 수 그래프

공익요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공무원들은 세밀한 감시가 불가능한 구조적 허점을 철저히 파고든다. 가장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근무 관련 허위 기록이다. 출장을 핑계로 밖에 나가 한참 있다가 들어오거나 실제보다 퇴근 시각을 늦게 적어 야근 수당과 식비를 챙기는 것이 대표적이다. 인천의 한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공익요원 A씨는 "차상위 계층 등을 방문한다는 목적으로 출장 4시간으로 적어놓고 나가는데 실제 업무 시간은 1시간도 안 될 때가 대부분이어서 카페에서 놀다가 들어오기도 한다"며 "출장 4시간을 넘겨야 2만원의 수당이 나오기 때문에 그렇게 적는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의 한 시(市) 산하 센터에서 일하는 B씨는 "수당을 받으려고 주말에 사무실에 나오면서 '조용하게 영화 보기 좋다'고 하더라"며 "팀장이 직원들에게 '근무시간 충분히 여유 있게 적고 돈 더 타가라'고 독려하기도 한다"고 했다. 서울의 한 구청에서 일했던 C씨는 "어떤 직원은 매일 정시에 출근해 지문 인식을 하고서 밖에 있는 헬스장에 운동하러 갔다"고 했다.


"무분별한 공무원 증원, 결국 국민 부담"
근무시간에 수시로 업무용 PC로 영화·드라마를 보고, 인터넷 쇼핑을 하는 등의 딴짓은 흔한 일이라고 한다. D씨는 "민원인이 찾아오는 곳이어도 어차피 밖에서는 PC의 뒷면만 보이기 때문에 영상을 보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근무 태만도 모자라 업무 담당자만 처리할 수 있는 업무를 공익요원들에게 무리하게 떠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공인인증서로 아이디·비밀번호를 입력해 로그인할 수 있는 전용 '업무 처리 시스템'에서 해야 하는 일도 공익요원이 대신해줄 때가 잦다. E씨는 "보통 공익요원들 모니터를 보면 밑에 포스트잇으로 특정 직원들의 공인인증서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몇 개씩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며 "본인 고유의 업무까지 공익요원들에게 시키려고 하는 것인데 시스템에 접속하면 일반인이 알면 안 되는 국민의 세세한 개인 정보가 모두 노출돼 있어서 유출 위험이 크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무분별한 공무원 늘리기로 업무량 대비 인력이 과도한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전국에 넘쳐난다"며 "국민은 이들의 인건비를 대느라 '국가부채 폭탄'까지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13/20200113001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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