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이스] 결빙 취약 도로에 전부 열선을 깐다고?

 

文대통령 블랙아이스 대책 지시에… 4조
드는 '도로 熱線'까지 검토


국토부, 결빙취약 도로 193곳 깔아 살얼음 막는 방안 등 검토나서


     겨울철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블랙 아이스(살얼음)' 대책을 세우라는 대통령 지시로 정부가 도로 바닥에 열선을 설치하는 등의 대책을 긴급하게 마련하는 가운데, 결빙 취약 도로 바닥에 모두 열선을 깔려면 3조6000억원이 넘는 돈이 든다는 추산이 나왔다.

예산도 생각 안하고 지시부터 해
(에스앤에스편집자주)

인제군 상남면 인근 동서고속도로 양양 방면 109.2㎞ 지점 상남 4터널 입구에서 발생한 5중 추돌사고./강원일보DB

 


edited by kcontents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블랙 아이스 사고를 막기 위해 도로 바닥 열선을 설치하는 등의 종합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경북 상주~영천 고속도로에서 블랙 아이스에 미끄러진 차량들의 44대 연쇄 추돌 사고로 7명이 목숨을 잃자, 17일 "블랙 아이스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도로 구간부터 우선적으로 안전 대책을 강구해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국토부가 검토하는 바닥 열선은 도로 밑바닥에 전기 열선을 깔아 도로 온도를 1.5도 수준으로 유지하는 장치다. 국토부와 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2차로 기준 1㎞ 구간에 열선을 설치하는 데 25억원이 든다. 국토부가 결빙 취약 구간으로 지정한 193개 도로 구간은 전체 도로의 1.4%인 1458㎞인데, 이 구간 2차로에만 열선을 설치해도 3조6450억원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현재 실제로 서울~양양고속도로 인제 IC 1차로 150m 구간에 바닥 열선이 설치돼 있다. 과거 설치비는 2억원쯤 들었다. 그런데 전기료 등 운영비는 시간당 17만원쯤 든다. 만약 전체 취약 구간 2차로에 바닥 열선을 설치하면 시간당 33억원씩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겨우내 하루 3시간씩 10일 정도만 운영한다고 해도 연간 운영비가 1000억원씩 들어가게 된다. 국토부가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 도로 열선 사용 사례를 검토했더니, 결빙에 매우 취약한 50~100m 정도 구간에 설치해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도로컷팅 열선 시공 모습/misa eng.
eduted by kcontents

국토부는 도로 열선 설치와 운용에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대신 제설용 염화칼륨수를 뿌려주는 자동염수분사시스템을 설치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분사시스템은 1대당 도로 500m 구간을 처리하는데, 설치 비용은 1대당 2억원 정도다. 국토부는 내년에 예산 60억원을 투입해 분사시스템 추가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193개 결빙 취약 구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결빙 취약 구간은 급커브나 터널 주변 등 위주로 지정해, 거의 직선 구간인 상주~영천 도로는 제외됐었다"며 "주요 도로를 다시 조사해 결빙 취약 구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원우 기자 조선일보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