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의 괴물이 된 선거법...국민 누가 이해하나


[사설] 누가 이 막장 선거 제도 국민에게 설명 한번 해달라


   민주당 등 범여권이 23일 비례대표 30석에만 5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는 선거법 개정안에 합의해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범여권은 조만간 한국당을 배제한 채 선거법을 강행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경기 규칙인 선거법을 주요 참여자를 따돌리고 일방 변경한 전례가 없다. 민주국가에 있을 수 없는 폭거가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정권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폭거가 조금이라도 일리가 있으려면 변경하려는 제도가 현행 제도보다 명백하게 나은 점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그 반대다. 사표(死票)를 줄인다고 주장했지만 결과는 사실상 아무것도 아닌 셈이 됐다. 군소 정당들은 오로지 한 석이라도 더 갖겠다고 이리 찢고 저리 붙였다. 제도가 누더기를 넘어 걸레가 됐다. 나중에는 낡은 정치인들이 정치 생명을 이어가겠다고 노욕을 부려 걸레가 다시 괴물이 됐다. 그러자 민주당이 지역구 선거에 불리하다고 반발해 괴물은 도로 걸레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구를 줄인다고 하다가 그대로 두기로 한 것도 순전히 호남 지역구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호남 지역구를 지키려고 인구 기준을 멋대로 바꾸려는 궁리까지 했다. 범여권이 합의한 선거법대로라면 정당 투표에서 아무리 많이 득표해도 사표가 될 수 있다. 지역구 의석을 어느 정도 획득하면 비례 의석을 더 이상 가져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표를 줄이겠다고 시작했다가 사표를 대량으로 만들어내게 됐다.


현행 선거 제도는 과거 민주당이 주장해 쟁취한 것으로 세계 민주국가들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민주당은 공수처 신설에 군소 정당 표를 긁어모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미끼로 던진 것이 선거 제도 변경이다. 이런 야합을 하면서 '개혁'이라고 한다. '개혁'이란 말이 한국에서 오·남용된 경우가 많지만 이렇게 정반대로 쓰인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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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독일식 선거 제도를 50%만 연동한다면서 한 번 비틀고,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에만 연동제를 적용하는 상한제로 또 한 번 비트는 바람에 새 선거법은 일반 국민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난수표가 돼버렸다. 범여권은 "국민은 그 산식을 알 필요가 없다"고 한다. 선거가 자기들만의 놀음인가.




범여권이 이 선거법을 강제 통과시키면 민주주의 사망 선고다. 그러나 그 전에 누구라도 나와 국민 앞에서 이 선거 제도가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지 설명이라도 해야 한다. 국민 대다수가 상식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선거 제도는 선거가 아니라 공작이다.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23/20191223029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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