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코리아] 베트남을 오토바이 지옥서 지하철 천국으로 만든 GS건설
[건설코리아]오토바이 지옥서 지하철 천국으로 '호찌민 1호선'
베트남 첫 도시철도 프로젝트
해외 성공 사례로 신뢰 구축
11개역·차량기지 등 5300억 규모
진척률 81%, 2022년 완공 목표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 호찌민 북쪽에 위치한 탄손누트 국제공항에 도착해 택시정류장으로 이동하자 오토바이와 승용차, 승합차 등 차량 수백여대가 뒤엉켜 있었다. 일반택시와 차량 공유 플랫폼 '그랩' 로고가 박힌 차량, 소속을 알 수 없는 차들까지 승객 한명을 데려가기 위한 치열한 영입전을 벌이고 있었다. 가까스로 택시에 타 호찌민 도심으로 들어서니 체증은 더욱 심각했다. 숫자를 가늠하기도 힘들만큼 길게 늘어선 오토바이 행렬이 차도를 점령하고 있고, 이따금 인도까지 침범해 보행자들을 위협했다.
GS건설이 베트남 경제수도 호찌민에 짓고있는 지하철 1호선 2공구 공사현장. 총 연장 19.8km로 1공구(지하구간)는 2.6km, 2공구(지상구간)는 17.2km다. 전체 공사규모는 약 5300억원이다.
교통지옥 해소할 호찌민 지하철
베트남의 경제중심지이면서도 최악의 교통난을 겪고 있는 호찌민이다. 현재 건설중인 '지하철 1호선'에 거는 시민들의 관심은 남다르다. 매일 전쟁처럼 반복되는 오토바이 출근길을 피하는 것은 물론 출퇴근 시간도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에도 당당히 한국 건설사가 참여하고 있다. 바로 GS건설이다.
지하철1호선은 베트남 정부가 건국이래 처음으로 추진하는 도시철도 프로젝트다. GS건설은 2010년 11월 호찌민 지하철 사업 입찰에 참여해 2공구 사업을 일본 스미토모와 공동으로 수주, 2012년부터 공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수주의 밑바탕이 된 것은 그동안 동남아시아 건설 시장에서 쌓아온 신뢰와 기술력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오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베트남 첫 지하철 사업을 따낼 수 있었다"라며 "특히 사업 이전부터 오랜 기간 베트남 정부와 쌓아온 신뢰가 수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Ho Chi Minh City Metro Rapid transit Hanoi Metro Train, metro free 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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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 지하철 1호선은 중심부인 벤탄지역에서 동부의 수오이티엔간 19.8㎞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이중 GS건설은 17.2㎞의 지상 구간 공사를 맡고 있다. 2공구 대부분인 14.44㎞는 교량 구간이며, 여기에는 고난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특수교량 6곳도 포함돼 있다. 역사는 모두 11개가 들어서며, 21만㎡ 규모의 차량기지도 공사 내용에 포함돼 있다. 전체 공사규모는 약 5300억원이다.
공사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당초 준공일은 지난해 1월이었지만 베트남 정부 예산 차질, 설계 승인 문제가 겹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고비에도 현재 공사 진척률은 81%를 넘어서며 오는 2022년 개통 목표로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도시철도ㆍ교량 시공 노하우 모두 쏟아내
GS건설이 이 프로젝트에 적용한 특수공법은 크게 4가지다. 국내 의정부 경전철 공사 경험을 통해 이미 검증된 기술들로, 베트남 현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공법은 12.2㎞ 구간에 걸쳐 적용된 PSM(Precast Span Method)이다. 미리 제작된 교량 상부구조물을 '론칭거더(Launching Girder)'라는 특수가설장비로 들어올려 하부 구조물에 얹는 방식이다. 상부 구조물을 먼저 제작해서 균일하고 우수한 품질을 확보 할 수 있고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효과도 크다. 제작장과 장비 등에 초기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5㎞이상 교량 시공에 주로 사용된다.
고층건물에서 바라 본 호찌민시 전경. 강을 가로지르는 교량 옆으로 GS건설이 시공중인 지하철 1호선 레일이 보인다.
FSM(Full Staging Method) 기술 역시 호찌민 1호선에 적용된 신기술이다. 이미 설치된 하부구조물 위에서 동시에 양방향으로 무게 균형을 맞춰가며 상부구조를 만드는 공법이다. 하부구조 위에서 대부분의 공사가 이뤄지므로 하천구간이나 복잡한 도심내 도로 횡단 구간등에서 사용된다. 교통 통제를 최소화 할 수 있고 하부구조 위에 밀폐된 작업장을 설치하기 때문에 비가 와도 공사가 가능하다. 반복된 공정을 통해 균일한 콘크리트 품질을 유지 할 수 있다.
일부 구간에는 FCM(Free Canilever Method)도 적용됐다. 교량 전체를 감싸는 거푸집을 만들고 콘크리트를 타설해 상부구조를 완성하는 기술이다. 튼튼한 지반 위에서 낮은 높이의 교량 건설에 사용되는 만큼 작업 과정이 간단하고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
230m 구간에는 사장교의 장점을 활용한 ED(Extradosed) 공법도 적용했다. 주탑을 세우고 케이블로 상부구조를 지탱하는 방식이다. 교각간 거리가 넓어지는 장점이 있는데다 주변 경관을 고려한 주탑을 세울수 있어 환경친화적 공법으로 꼽힌다. 또 교각 높이를 낮출 수 있고 사장교보다 시공이 용이해 비용절감과 교량 유지관리가 쉽다.
커지는 베트남 인프라시장…새로운 먹거리 찾는다
베트남 정부는 현재 해외 자본을 적극적으로 끌여들여 인프라 사업을 추진중이다. 도시철도사업의 경우 호찌민에 6개노선, 하노이에 8개노선이 계획돼 있다.
호찌민 1호선 건설에는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의 해외경제협력기금이 투입됐다. 2호선에는 독일재건은행(KFW)ㆍ아시아개발은행(ADB)ㆍ유럽투자은행(EIB)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참여한다. 이 노선은 총 연장 48㎞로 1호선보다 2배 이상 길다. 연말 또는 내년 초 입찰이 진행 될 예정이다. 3호선에도 JICA 자금이 투입됐으며 현재 타당성조사를 완료한 상태다. 4호선도 대외경제협력기구(EDCF)가 민관합작사업(PPP) 방식으로 추진중이며 그 외 노선을 비롯해 하노이 지하철 사업도 대체로 유럽, 중국, 일본 등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GS건설도 베트남 정부의 이 같은 인프라 사업 확대 기조에 발맞춰 그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수주해왔다. 6년간의 공사를 끝내고 지난 5월 개통한 밤콩브리지와 2016년 완공한 탄손나트-빈로이 외곽순환도로(TBOㆍTan Son Nhat-Binh Loi-Outer Ring Road), 응이손 정유ㆍ석유화학(NSRP) 정제시설 등 이 회사가 1990년대 후반 이후 현재까지 수행한 프로젝트는 14건에 이른다. 전성현 GS건설 현장부소장은 "지하철만 하더라도 수주 기회가 많고 건물과 도로 등 그에 파생되는 추가 사업 기회도 무궁무진하다"라며 "베트남 인프라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이 시공중인 지하철 1호선 차량기지 공사현장. 차량기지는 14개동에 면적은 21만㎡ 규모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호찌민(베트남)=아시아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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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코리아] "베트남은 오랜 친구…SNS로 현지 근로자 안전 철저히 점검"
전성현 호찌민 1호선 현장부소장
출근 후 첫일은 안전점검 체크
안전관리 시스템 '니어미스'
잠재적 위험요소까지 꼼꼼 관리
호찌민 지하철 1호선 2공구 사업을 맡고있는 전성현 GS건설 현장부소장이 출근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안전점검이다. 전 부소장은 사업장 곳곳에 흩어진 15명의 직원들이 텔레그램에 올리는 안전점검 사항들을 꼼꼼히 체크한 후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전 부소장은 "사람이 다치는 큰 사고가 나면 현장이 올스톱 될 정도로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안전을 거듭 강조했다.
호찌민 지하철1호선 사업 초기에는 GS건설 소속 한국인 직원 45명을 비롯해 현지인 등 총 210여명이 근무했다. 지금은 어느 정도 공사가 마무리 상태라 한국인 15명과 현지인 130여명 등 약 150명이 일하고 있다. GS건설은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중대한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관리 시스템인 '니어미스(Near Miss)' 제도를 통해 안전을 관리에 힘쓰고 있다. 전 부소장은 "직원이 많이 줄었지만 일당백의 마음으로 안전 관리에 힘쓰고 있다"면서 "적은 인원으로 최대 효과를 내기 위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SNS를 자주 활용한다"고 말했다.
GS건설의 호찌민 지하철 1호선 2공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전성현 현장부소장.
전 부소장은 GS건설이 도시 대중교통의 핵심인 지하철 1호선 사업을 따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 기술력과 더불어 호찌민시와 오래 전부터 맺어온 깊은 신뢰관계를 꼽았다. 전 부소장은 "앞서 준공한 TBO도로나 호찌민 7군 지역에 개발중인 '나베신도시 프로젝트' 등의 사업을 통해 호찌민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라며 "원청사에 GS건설을 직접 추천한 것도 호찌민 행정당국이었다"고 말했다.
사업을 수행해오면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전 부소장은 "베트남 특성상 승인과 허가 절차가 길고 단계별로 이해관계자가 많이 얽혀있어 의사결정이 지연된 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라며 "하지만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많은 것들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은 하노이와 호찌민을 잇는 간선철도를 제외하고 건국 후 50년이 넘게 철도가 없었기 때문에 관련 기준이나 지식도 전무한 상태였다"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도 국제설계 기준과 GS건설만의 노하우 등을 적용해 사업을 잘 이끌어 왔다"고 덧붙였다.
전 부소장은 호찌민에 지하철이 개통하면 시민들의 삶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베트남 사람들은 내 집 문 앞에서 차를 타고 목적지 문 앞까지 가는 '도어 투 도어'를 선호해 오토바이 이용자가 많은 것"이라며 "지하철이 생기기면 20분 내로 시내 중심지까지 이동이 가능한데 이 같은 편의성의 영향으로 베트남 사람들의 교통문화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전 부소장은 "베트남은 도로와 강의 접근성이 상당히 좋아 배를 이용한 물류가 핵심"이라며 "이를 지하철과 연계하면 물류 사업이 크게 확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도시화되 가속 될 것이고 그 주변 부동산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GS건설이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 호찌민에 지하철 1호선 공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전 부소장은 "도시화 과정에서 문화와 물류의 주축인 지하철 1호선 공사를 하고있다는 것에 자체가 보람"이라며 "호찌민 시민들이 편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는 점도 기쁜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호찌민(베트남)=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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