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코리아] '하노이판 강남'세우는 대우건설
[다시 뛰자, 건설코리아]꺾이지 않는 세계경영 의지로…'하노이판 강남' 세우다
서호 인근 공직자·자산가 사는 부촌
여의도 면적 3분의 2 186만3000㎡
주거·상업·업무·복합용지 들어서
사업비 2조5700억원 2025년 완공
금융위기·사업축소 등 역경 뚫고
故 김우중회장 제안 사업 이어가
단순 시공 넘어 기획·설계·마케팅 등
공모리츠시장 진출 사업 다각화도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핵심상권인 호안끼엠 호수에서 북서쪽으로 약 5㎞ 이동하자 바다처럼 넓은 '서호(西湖)'의 잔잔한 수면이 펼쳐졌다. 둘레 15㎞로 하노이에서 가장 큰 호수인 서호는 이곳 주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쉼터 중 하나다. 호수 둘레길에서 벗어나 차를 타고 서호 서쪽 방면으로 5분 남짓 이동하자 레고블록을 쌓아 조립한 듯 오밀조밀하고 아기자기한 빌라들이 종횡비를 맞춰 들어선 대형 부지가 한 눈에 들어왔다. 대우건설이 개발중인 행정복합도시 '스타레이크 시티'다.
대우건설이 베트남 하노이에 개발중인 신도시 '스타레이크 시티' 전경. 스타레이크 시티는 여의도 크기의 3분의2에 달하는 면적에 총 사업비만 2조5000억원을 넘는 초대형 해외 개발 사업이다.
하노이판 강남 '스타레이크 시티'
스타레이크 시티는 대우건설이 '하노이의 강남'을 건설하겠다는 목적으로 추진중인 신도시 개발사업이다. 부지는 여의도 면적 3분의 2 크기인 186만3000㎡ 규모로, 총 사업비가 22억달러(약 2조57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다. 대우건설이 100%의 지분을 소유한 베트남 THT(떠이호떠이) 법인이 개발사업을 주도하며 부지 내 상업ㆍ업무용지, 학교ㆍ정부기관 용지, 주거용 빌라, 아파트, 주상복합 등을 순차적으로 개발, 분양할 예정이다. 사업은 1단계(114만8000㎡)와 2단계(71만5000㎡)로 나눠 추진중이며 현재 2단계 사업 초기단계다. 전체 사업은 2025년 완공이 목표다.
주거용지의 경우 1단계 부지에 아파트 603가구와 빌라 364가구가 들어선다. 현재 빌라분양은 3차까지 진행해 완판에 성공했다. 시세는 호수뷰 등 입지와 면적에 따라 15억~30억원 수준으로 하노이의 메인상권인 호안끼엠 호수 주변보다 20~30% 저렴하다. 아파트는 지난해 9월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을 진행중이다. 외국인 할당 물량 30%는 모두 채웠고 잔여물량은 현지인을 대상으로 분양중이다. 아파트 시세는 3.3㎡당 약 1000만원 수준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베트남 사람들은 아파트보다는 빌라를 선호하는 편"이라며 "빌라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입주해 살고있으며 아파트는 내년 10월 준공 예정"이라고 말했다. 2단계 사업장엔 빌라 287가구와 아파트 1432가구가 들어 설 계획이다. 올해부터 토지보상에 들어가 2020년 빌라, 2022년에는 아파트를 분양 할 예정이다.
1~2단계에서 주거용지를 제외한 총 38만6000㎡ 땅엔 상업ㆍ업무ㆍ복합용지가 조성된다. 대우건설이 직접 부지를 개발하거나 투자자를 모집해 용지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개발 할 계획이다. 상업용지의 경우 현재 삼성전자 베트남 모바일 연구개발(R&D) 센터가 이곳으로 확장ㆍ이전을 준비중이고 CJ그룹과 이마트, 일본 백화점 그룹 등도 용지매입 및 직접투자를 결정했다. 기부채납 한 땅엔 향후 베트남 정부청사도 이전해올 예정이다.
스타레이크 시티가 들어설 서호 인근은 과거부터 고위 공직자와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부촌이었다. 대우호텔과 롯데호텔 주변으로 상업지구가 만들어졌고 최근 교통인프라도 확장되고 있다. 스타레이크시티엔 두개의 광역도로와 두개의 도시철도가 지나며 노이바이 국제공항까지는 약 16㎞에 불과하다. 향후 신도시가 조성되면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한 각종 문화시설과 베트남 정부 기관, 초고층 오피스 빌딩 등이 들어서 정치, 산업, 외교, 주거의 신중심지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이 베트남 하노이에 개발중인 신도시 '스타레이크 시티' 내 빌라 전경.
계속된 위기 극복하고 이룬 성과
대우건설이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알짜 부지에 대규모 신도시 개발사업권을 따낼 수 있었던 것은 얼마전 타계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노력 덕분이었다. 김 전 회장이 1996년 베트남 정부에 제안한 송홍(하노이를 관통하는 하천) 개발계획이 스타레이크 시티 사업의 시초다.
하지만 이 같은 초기 계획은 1998년 동아시아 지역을 강타한 외환위기와 대우그룹의 해체 등으로 무산됐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대우건설, 코오롱건설, 동일하이빌, 경남기업, 대원으로 구성됐던 컨소시엄도 해체돼 대우건설 단독 사업으로 변경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대우건설은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스타레이크 시티는 당시 대우 측이 제안한 하노이 신도시 개발 사업 중 가장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와 개발계획 축소 속에서도 대우건설은 의지를 꺾지 않았고 마침내 베트남 정부가 사업을 허가, 2012년 기공식을 시작으로 1단계 사업이 개시됐다.
리츠 설립해 새 사업모델 발굴
대우건설은 현재 스타레이크 시티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공모 리츠(REITs)를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 기업은행, 교보증권, 해피투게더하우스 등과 '투게더 투자운용'을 설립하고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로 국토교통부 예비인가를 받았다. 2020년 초 본인가 후 공모리츠시장에 본격 진출 할 계획이다. 초기자본금 70억원으로 시작해 2025년까지 운용리츠 20개, 운용규모 4조원을 목표로 상업시설과 오피스 등 다양한 실물자산을 매입 할 계획이다.
AMC의 첫 투자대상 사업은 스타레이크 시티다. 대우건설은 공사를 수주해 시공하는 단순 건설사에서 부지매입ㆍ기획ㆍ설계ㆍ마케팅ㆍ시공ㆍ사후관리까지 하는 종합디벨로퍼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정호명 대우건설 베트남THT 법인 사업관리팀장은 "AMC를 통한 개발은 부동산금융을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이정표가 되는 사업이라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며 "기존 시공이익 외에 개발이익, 임대이익, 처분이익을 얻어 사업 수익원을 다각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베트남 하노이에 개발중인 신도시 '스타레이크 시티' 전경.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하노이(베트남)]
[다시 뛰자, 건설코리아]"보도 경계석도 비싼 화강암으로 차별화…하노이 생활양식 바꿀 것"
정호명 베트남THT 법인 상무
교통 등 인프라 탁월 가장 주목받는 입지
한국 호감도 상승
2단계도 순조로울 듯
"스타레이크 시티가 완성되면 하노이 시민들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해줄 것입니다."
정호명 대우건설 베트남THT 법인 사업관리팀장(상무)은 스타레이크 시티가 하노이 경제ㆍ사회ㆍ문화 등 전반에 걸쳐 상당한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단순 주거와 상업공간이 마련된 신도시 하나가 들어서는 것을 넘어, 벽돌 하나하나에 담긴 한국만의 도시건설 노하우로 하노이 시민들의 생활양식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정 상무는 "스타레이크 시티에 입주하는 베트남 현지인들은 외국인 투자자가 제공해주는 고품질 서비스에 상당한 기대감을 갖고있다"라며 "보도 경계석을 가격이 비싼 화강암으로 만들어 차별성을 두는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디테일한 것들이 모여 건물이 완성되고 도시가 형성되면 하나의 독특한 커뮤니티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이는 하노이 시민들에 새로운 삶을 제공해 주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스타레이크 시티 내 아파트와 빌라 등 주거사업의 경우 대우건설이 시공까지 모두 책임지고 있다. 그 외 상업ㆍ업무ㆍ복합용지는 대우건설이 직접하거나 용지를 매각하는 방향으로 추진중이다. 정 상무는 "모든 사업을 다 하면 최상이겠지만 자금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이 같은 맥락에서 자산관리회사(AMC) 설립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상무는 스타레이크 시티가 하노이 2차 개발축에서도 공항과 기존 상업지역에 대한 접근성 측면에서 유리한 입지에 있다며 성공 가능성을 높게봤다. 하노이 구도심의 경우 현재 호안끼엠 호수 주변으로 형성돼 있는데, 이 지역은 전쟁 직후 난개발로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구시가지를 축으로 하는 1차 개발축은 제한적 정비 형태로만 이뤄지고 있다. 정 상무는 "현재 하노이 2차 개발축은 국제공항 도로를 중심으로 도심 외곽의 신도시 형성을 통해 인구분산과 산업개발을 동시에 이끌어낼 수 있는 복합 개발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라며 "스타레이크 시티는 그 중에서도 교통환경이 탁월하고 주변에 이미 각종 공원과 외교단지가 구축돼 있어 하노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입지"라고 강조했다.
사업 진행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정 상무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된 것은 차치하고라도 여러 단계에 걸친 인허가 절차와 토지보상 업무 등에서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라며 "베트남 행정당국의 의사 결정 과정이 상당히 민주적이고 꼼꼼해 외국 사업자로서 승인 진행 등에 곤란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무진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현지 법 규정과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려 노력했다"라며 "토지보상의 경우 현지 토지보상 유경험자와 공무원 재직자들을 적극 채용하기도 했다"고 위기 극복 과정을 설명했다.
현재는 사업 1단계를 마무리하고 막 2단계로 접어든 상태다. 정 상무는 "개발부지는 처음 늪지에 나무만 무성한 곳이었으나 점차 반듯한 땅으로 변화하고 건물이 하나하나 들어서기 시작했다"라며 "대우건설은 현지에서도 우수한 외국인 사업자로 인정받고 있어 일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 국민들은 대체적으로 중국과 일본보다 한국인들에 더 깊은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라며 "최근 K팝과 박항서 감독 등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올라가며 사업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 2단계 사업에도 도움이 될것 같다"고 자신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하노이(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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