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하는 거래량...서울은 ‘난리’ 경기도는 ‘더 난리’

집값 고공행진에도 폭발하는 거래량…서울은 ‘난리’ 경기도는 ‘더 난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택 거래량이 지난 9·13대책 이전 수준까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분양 시장에서는 청약 경쟁률이 수백대 1이 예사로 나오고, 미분양 주택은 빠르게 줄고 있다. 경매시장에서도 낙찰가율이 올라가는 등 집은 계속 잘 팔리고 있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고 정비사업장을 특별점검하는 등 규제 고삐를 죄지만, 커져버린 실수요자의 불안감을 시장이 감당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등록된 10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350건을 기록했다. 부동산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된 지난해 9·13대책 이후 지난 2월 1455건까지 급감했던 거래량이 서서히 늘더니 이제는 작년 최고치를 넘보는 상황이다. 거래량 증가세가 잠시 주춤해졌던 8월(6609건)보다는 56.6% 늘어난 수치다. 부동산거래 신고기한이 거래일로부터 60일 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10월 거래량은 이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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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서도 아파트 거래가 가파르게 급증했다. 10월 거래 신고된 아파트 매매 건수는 1만7320건으로 8월(1만753건)과 비교하면 61.1%가 늘었다. 서울보다 최근 증가 속도가 가파른 셈이다. 올해 초만 해도 월별 거래 건수가 100~200건대였던 성남시는 10월 들어 거래량이 1375건으로 늘어 10배쯤이 됐다.


경기도 거래량이 이렇게 느는 것은 서울 집값이 너무 올라 수도권으로 실수요자가 이동한 결과로 보인다. 여기에 투자수요가 가세했다는 의견도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부동산·건설 전문위원은 "규제지역을 벗어나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투자수요가 이동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에서도 청약 경쟁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신길뉴타운 ‘더샵 파크프레스티지’의 전용면적 114㎡형은 청약경쟁률이 711.7대 1까지 치솟았다. 경기도 역시 이달 초 당첨자를 발표한 수원 ‘하늘채 더퍼스트 1단지’의 전용면적 84㎡ 청약경쟁률이 93.6대 1에 달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미분양 아파트도 빠르게 줄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10월 말 기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8003가구로, 한 달 새 17.2%(1663가구) 감소했다. 전국 기준 미분양 주택 감소율(-6.6%)보다 감소 폭이 훨씬 크다.


경매시장에서도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법원경매 전문업체인 지지옥션의 집계를 보면, 11월 기준 서울의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평균 98.3%를 기록했다. 경매품의 가치 대비 낙찰가격의 비율인 낙찰가율이 높을수록 해당 경매 물건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중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올 들어 최고치인 107.7%까지 치솟았다. 연초만 해도 80%대 중반이던 인천의 아파트 낙찰가율도 11월 들어 90.1%까지 상승했다. 경기 지역의 아파트 낙찰가율도 88.6%로, 주택시장이 과열됐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매매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서울의 대규모 주택정비사업들이 정부 규제나 조합 내부 문제로 줄줄이 늦춰지는데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가 민간 재건축사업을 더 위축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탓이다.


 

그래픽=송윤혜


특히 젊은 층까지 주택 매수에 가세하면서 당분간은 이런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국토부와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연령대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10월 들어 서울 지역의 아파트를 구입한 연령대 1위는 30대(31.2%)다. 그 뒤를 40대(28.7%)와 50대(19.0%)가 이었다. 청약통장 가입기간이나 무주택 기간 등이 상대적으로 짧아 청약가점이 낮은 편인 30·40대가 구축 아파트를 사는 쪽을 택했다는 뜻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공급 부족이나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가을 이사철을 맞아 실수요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부터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기준이 강화되기 때문에, 실거주기간 2년을 채우기 어려워 올해 안으로 집을 팔아야 하는 물량이 나온 것도 매매가 늘어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는 2020년부터는 1가구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감면 기준이 달라진다. 집을 판 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고 실제로 해당 주택에 거주한 기간이 2년 미만이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가 아닌 일반장기보유공제가 적용된다. 올해 말까지는 연 8%씩 양도소득세의 최대 80%를 감면 받을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연 2%씩 최대 30% 한도만 감면된다는 얘기다.

유한빛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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