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원전 정책 추진하며 해외선 원전 세일즈 ‘모순'

    한국수력원자력은 5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의 한 호텔에서 폴란드 에너지부, 외교부, 폴란드전력공사(PGE), 폴란드 원자력연구소(NCBJ)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전(原電) 수출' 세일즈에 나섰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탈(脫)원전을 정책 기조로 삼고 있어 해외에서는 한국형원전을 세일즈하는 경쟁력과 동력은 갈수록 떨어지는 모습이다.

아직 원전 유지 국민들 눈속임​
(에스앤에스편집자주)

윤용우 한수원 해외사업본부 유럽지사장이 폴란드 인터컨티넨털 바르샤바 호텔에서 열린 한국형원전 홍보행사 ‘APR Conference 2019'에서 발표하고 있다./한수원 제공



한수원은 이날 한국 원전 산업 역량과 한국형원전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폴란드 신규 원전 사업에 참여 의지를 전달했다. 폴란드 정부는 탄소배출 감축과 에너지안보를 위해 신규 원전 6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틀 전에는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바르샤바를 방문해 신규 원전 수주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유럽 매체 등에 따르면 폴란드 원전 수주는 미국이 유력한 상황이다. 우리 정부와 한수원, 한국원전산업계가 폴란드 신규 원전 건설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지만, 국내에선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가동률이 뚝 떨어졌고, 원전 기술을 가진 기업 내 인력이 이탈하는 등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어 수주 경쟁에서 이미 뒤처져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부 차관과 한수원이 나서 세일즈를 하고 있지만, 대통령과 장관이 나선 미국과는 전력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글로벌 원전 건설 시장에서 우리나라와 경쟁하는 미국은 이번 폴란드 원전 건설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확인했고, 지난달에는 릭 페리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직접 바르샤바를 방문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탈원전 정책으로 오랫동안 쌓아오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원전 건설 경험과 노하우를 스스로 깎아 먹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폴란드 원전 수주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세계 원전 건설 시장에서 잇따라 사업권을 따내며 승승장구했지만, 지금 세계 원전 시장은 러시아가 독식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기업 로사톰은 최근 신흥국에서 원전 붐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중국·터키·인도·방글라데시 등 세계 12국에서 원전 36기를 건설 중이다. 우리나라가 수주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체코와 카자흐스탄 원전 수주전에서도 러시아는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우리나라는 원전 부품 판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원전 건설 수주전에서 해외 기업에 밀리는 상황을 부품 판매 시장을 뚫어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국내 원전 부품 기업 8개사와 함께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로사톰 경영진을 만나기로 했다. 그동안에는 중소 원전 부품기업들이 한수원, 두산중공업 등 국내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것만으로도 이익을 냈지만, 이들의 일감이 줄어들자 글로벌 기업에 납품 활로를 찾아주겠다는 것이다.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들이 고사(枯死)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자구책인 셈이다.
연선옥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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