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일이 현실로...해외건설 수주 작년 절반..."최악 실적"
산업과학 Construction,Science/해외동향 Global Project2019. 12. 3. 20:21
해외 건설수주 최악 … 年 200억 달러도 위태
올 누적액 181억 달러
작년 절반 그쳐
올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규모가 13년 만에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 300억달러는 고사하고 200억달러 달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전히 중동 발주량이 늘지 않고 미중 무역갈등 등이 악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정부의 투자개발형 사업 지원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 현재까지 해외 건설수주 총액은 180억9,802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62억5,380억달러)보다 31% 떨어졌다. 2019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총액 321억1,566만달러의 56% 수준에 머문 것이다. 300억달러는 고사하고 200억달러 달성도 위태롭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여전히 국제유가 때문에 중동 발주시장이 줄어든 가운데 중국 등과의 경쟁은 물론 현지 업체와의 경쟁도 치열해졌다”며 “진출 시장의 저변을 넓이고 중장기적인 투자개발형 사업을 지속해야 하는데 정부와 건설사 모두 소극적인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텃밭’ 중동수주 반토막...亞도 34%↓
국내 건설 수주가 줄어드는 가운데 올해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노렸던 건설사들이 초라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현재까지 해외 건설 수주 규모는 181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322억 달러)의 56%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기준으로 200억 달러 달성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그간 해외 수주액이 가장 많았던 중동 지역이 더 이상 ‘텃밭’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라는 점이다. 지난해보다 절반이 줄었고 2017년 146억 달러에 비하면 30%밖에 되지 않는다. 또 지난해 가장 많은 수주액을 기록한 아시아지역도 전년 대비 34%가량 줄어든 상태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올해 유가 회복이 더디고 이라크 소요사태까지 더해져 중동 발주 불량이 급감했다”며 “아시아지역도 미·중 무역분쟁으로 교역량이 줄다 보니 운송 인프라 투자도 연기됐다”고 말했다.
중동 수주 ‘반토막’, 신규 진출도 ‘글쎄’
올해 1월부터 12월 3일까지 중동지역 수주액은 43억 9,933만 달러다. 지난해 92억 448만 달러에서 52%가량 줄어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주는 29억 9,099만 달러로 작년보다 늘었지만 아랍에미리트가 전년 동기 52억 8,440만 달러에서 6억 6,681만 달러로 급감했다. 지난해 최대 수주 지역인 아시아는 107억 1,474만 달러로 전년 162억 774만 달러에 못 미쳤다. 전년 동기 40억 9,008억 달러에 달했던 베트남에서 올해는 8억 9,691만 달러밖에 수주하지 못했다.
이밖에도 아프리카 지난해 12억 2,161만 달러에서 올해 3억 8,368만 달러, 유럽도 37억 867만 달러에서 19억 1,855만 달러로 크게 수주액에 줄어들었다. 북태평양·북미는 10억 4,062만 달러에서 5억4,808만 달러, 중남미도 7억 3,253만 달러에서 1억 3,363만 달러로 감소했다.
이 같은 수주 실적은 신규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A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중동과 동남아 시장은 포화상태라 유럽과 남미지역 진출을 노리고 있다”면서 “정부 측에서 금융 지원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아직은 건설사가 발주 대상을 따와서 수출입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로부터 펀딩받는 형태로 신규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팎으로 줄어든 일감, 해법은 없나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수주 감소의 원인으로 정부의 소극적인 금융 지원 함께 건설사의 보수적인 사업성 검토를 꼽는다. B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2015년 이후 플랜트 사업에만 치중했던 해외 수주가 무너지고 대신 국내 주택 수주가 늘어나자 해외시장 개척은 뒤로 미뤘던 게 사실”이라며 “그사이 중국 업체는 더 확장하고 현지 업체도 건설 기술이 발전해 할 만한 발주 물량이 더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수주도 줄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 수주액은 148조 9,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7년 160조 5,000억원, 2018년 154조 5,000억원에서 꾸준히 감소세다. 내년에는 140조 원으로 전망되지만 주택을 중심으로 한 민간 수주는 12.3%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그동안 주력했던 도급형 사업과 달리 투자개발형 사업은 큰돈을 쓰고, 긴 기간에 조금씩 받는 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다”면서 “리스크를 감내하지 않으면 사업수주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와 민간 모두 단기 저수익을 감내하고 지속해서 해외 투자를 밀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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