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한국의 성장 이뤄낸 '경제 아이콘들'


현대차 포니·동서식품 믹스커피…한국의 성장 이뤄낸 '아이콘들'


한림원, 산업기술 100장면 선정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한 과학기술인 박찬익 선생과 1922년 한반도가 그려진 비행기 ‘금강호’를 타고 여의도 상공을 비행한 안창남 선생, ‘조선 제일의 다리’로 불리던 한강신인도교를 설계한 조선인 토목기술자 최경렬 선생 등이 한국 산업기술의 주춧돌을 놓은 초기 인물로 꼽혔다.


6.25 전쟁 이후 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화학비료공장 ‘충주비료’와 정부 주도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은 화학공학 강국 한국을 이끈 시발점으로, 포항제철의 제1고로 첫 출선은 철강 산업을 태동시킨 장면으로, ‘국산차 1호’ 현대자동차 포니의 탄생은 세계 7대 자동차 생산국 한국의 탄생을 알린 장면으로, 금성사의 라디오 A-501은 한국 전자산업의 태동을 알린 ‘산업기술 100장면’으로 각각 꼽혔다. 최근 젊은 세대에게는 낯설지만 1970년대 이후에 생활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친숙해 할 '믹스커피(위 사진)'의 등장도 일상을 지배한 대표적 산업기술 장면에 꼽혔다.


동서식품이 1976년 개발한 '1회용 커피믹스'도 한국산업기술 100장면에 선정됐다. 커피믹스는 믹스공정의 정확도가 높고 고생산성 포장방법이 필요한, 안정화에 많은 노력이 필요한 공정이다.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한국공학한림원은 지난 100년 동안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뤄 낸 수많은 산업기술 가운데 100 개 핵심 기술을 선정하고, 이를 엮은 대중서 ‘꿈이 만든 나라’를 발간했다고 2일 밝혔다.


꿈이 만든 나라는 한국공학한림원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2016년부터 4년간 400여 명의 전문가와 진행해 온 ‘한국산업발전사(10권)’ 발간사업의 일환으로 펴낸 책이다. 한국산업기술발전사는 해방이후부터 2015년까지 한국 10대 산업의 기술 발전 과정을 집대성한 국내 최초의 산업기술발전사 분야 전문자료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이 책의 내용 가운데 핵심을 대중에게도 알리기 위해 이야기 형식을 차용한 대중서인 꿈이 만든 나라를 추가로 펴냈다.


꿈이 만든 나라에는 한국 산업을 이끈 100개 장면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기획 TF와 산업별 발굴위원회가 1년 이상 발굴한 결과로, 산업별 장면 82개와 일제강점기  장면 8개, 정책제도 부문 장면 10개로 구성됐다.




일제강점기부터 전쟁 직후인 1950년대에는 한국 산업기술의 주춧돌을 놓은 인물이 탄생하고, 한국 주력산업의 ‘맹아’가 탄생한 시기다. 독립운동가이자 과학기술인인 박찬익 선생, 안창남 선생, 최경렬 선생 등이 활약하고, 전쟁으로 황폐화된 나라의 에너지를 책임징 연탄 화덕이 등장했다. 최초로 나일론 스트레치사가 생산됐고, 전자산업의 기원이 된 금성사 라디오가 개발됐다.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등장한 현대자동차의 '포니'. 이 때의 포니가 2019년 '제네시스' 탄생으로 이어질지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1960~1970년대에는 중화학공업이 집중 육성되며 경제도약이 시작됐다. 최초의 화학비료 공장 충주비료, 대공공업의 동력경운기 등이 처음 개발되고 경부고속도로가 뚫리며 산업 발전과 물류에 기여했다. 산업기지 개발 촉진법, 중화학공합 육성 정책 등 정부 주도의 경제 성장 정책이 주효하기도 했다. 국산 1호차인 포니(위 사진)가 등장하며 한국을 세계 7대 자동차 생산국(2018년 생산량 기준)의 반열에 올리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한국은 2015년까지는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이었다. 1974년에는 서울 지하철 1호선이 뚫리기도 했다. 




1980~1990년대에는 현재의 주력산업이 기틀을 갖춰나갔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산업용 로봇 ‘카이젬’의 개발, 해외 자원 개발의 시초가 된 삼탄의 파시르 탄광 개발, 현재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1등 공신인 반도체 분야의 시작을 알린 삼성전자의 64kb D램 개발, 전화 보급의 효시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전전자교환기 개발 등이 이 시기에 이뤄졌다. 세계최초로 개발한 넥슨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 등 신산업의 씨앗도 이때 싹텄다.





2000년 이후에는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첨단산업이 여럿 성숙단계에 들어섰다. 삼성전자의 40인치 HD TFT-LCD 텔레비전패널, 세계 10번째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허가를 받은 LG화학의 ‘팩티브’, LG전자의 올레드TV 세계 최초 상용화,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의 ‘램시마’ 등이 100대 장면에 뽑혔다.


기획TF 선정위원장인 차국헌 서울대 공대학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갈 미래세대들이 자랑스러운 과거의 성과를 가슴에 품고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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