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올 연말에 내집을?


"지방 아파트가 깨어나고 있다" 매매가 최근 4년 만에 최고 상승률

서울도 분양가 상한제 이후 청약 과열


     공급과잉과 주력산업 부진으로 오랜 기간 침체했던 지방 부동산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11월 12일부터 18일까지 한 주간 지방 아파트 매매가는 0.06% 올라 약 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수요자들의 새 아파트 선호가 커지고 있는데다 지방도 이제 슬슬 ‘긴 잠’에서 깰 때가 됐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수요가 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여파로 공급 위축 우려가 나오는 서울은 말할 것도 없다.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며 좀처럼 과열된 분위기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보통 부동산업계에선 비수기라고 불리는 겨울철이지만, 건설사들도 달아오른 분위기에 맞춰 잇따라 분양 물량을 선보이고 있다.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실수요자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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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줄고 청약시장 살아나는 지방

6만2000가구를 훌쩍 웃돌던 전국 미분양 아파트 수도 최근 줄어들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물량은 6만62가구로, 전달보다 3.7% 감소했다. 지난해 말 5만9000여가구였던 전국 미분양 물량은 올해 7월 6만2500여가구까지 늘었다. 하지만 최근 지방 부동산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물량이 소화되는 분위기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9666가구로 6.4% 줄었고, 지방은 5만396가구로 3.2% 감소했다. 여전히 서울과 비교하면 더디지만, 미분양 물량이 소화되면서 지방 부동산시장이 서서히 회복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분양이 주는 것과 동시에 청약 시장에서도 훈풍이 불고 있다. 전북 전주에서 한화건설이 10월 분양한 '포레나 전주에코시티'는 1순위 청약에 2만9000여명이 몰려 평균 61.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이 부산 수영구에 분양한 '남천 더샵 프레스티지'는 38.16대 1의 1순위 청약경쟁률을 거뒀다. 아직 지방 구석구석까지 온기가 퍼지진 않았지만, 지역 거점도시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얘기다. "내릴 만큼 내렸다"라는 인식이 수요자들 사이에서 생겨서다.


서울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청약시장이 더 과열됐다. 세자릿수 경쟁률이 나오는건 예사다. 당첨권 점수도 치솟고 있다. 롯데건설이 서초구 잠원동에 공급한 '르엘 신반포 센트럴'의 당첨 커트라인은 69점으로 나타났다.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점수다. 그동안 집을 안 사고 청약 가점을 모은 실수요자들이 몰린 것이다. 정비사업이 막히면서 새집 공급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에 청약의 인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실수요라면 청약이 상책… 어떤 단지 있을까

부동산시장이 뜨겁지만, 정부 규제가 많고 앞으로 어떤 정책을 또 내놓을지 몰라 수요자 입장에선 집을 살까 말까 고민이 되는 시기다. 하지만 실제 거주할 집을 찾는다면 청약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하느냐의 문제이지, 사실 가점 높은 무주택자라면 분양 아파트를 외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연내에 서울과 수도권, 지방 분양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단지는 어떤 것이 있을까. 포스코건설이 분양하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 더샵 프레스티지'의 경우 신길뉴타운 거주환경이 좋아지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모이는 단지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고양 덕은지구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에코 덕은'은 서울 대표 업무지구인 마포구 상암동과 가까워 수익형 부동산을 찾는 수요자에게 알맞다. 한라가 종로구 숭인동에 선보인 '종로 한라비발디 운종가' 역시 업무지구와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자료=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현대건설이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대구역은 교통환경이 좋다. 쌍용건설이 부산 해운대구에 공급하는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는 학군과 교통·생활인프라를 두루 갖춘 게 장점이다. 특히 부산은 최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돼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경남 거제 역시 조선경기 침체를 벗어나 슬슬 기지개를 켜며 아파트 매매가 하락폭이 줄고 있다. 대림산업이 'e편한세상 거제 유로아일랜드'를 분양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충북 청주에 '청주 가경 아이파크' 4단지를 선보인다.




아파트의 상품성이 갈수록 좋아지는 것도 새집을 찾는 수요자라면 주목할만하다. 과거와 비교하면 요즘 아파트는 아예 다른 주거시설이 됐다.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주거 시스템을 결합한 삼성물산의 '래미안 IoT 플랫폼'이 그런 사례다. 입주자의 생활방식을 읽어 집 온도, 조명 등을 제어하고 부재중 방문자와 공지사항 등도 알려준다. 이쯤 되면 아파트가 개인 비서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진혁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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