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강행 시 결국 국가 경쟁력 저하로 직결" - 영국원자력산업협회(NIA) 회장


영국원자력산업협회 회장 “한국 원전 기업들 손해 보면 결국 한국인들이 고생"


    "수명이 다하지 않은 멀쩡한 원전(原電)을 가동 중단시키면 국가 경제가 불필요한 짐을 짊어지게 됩니다. 독일을 보세요. 탈원전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전환 정책(energiewende)에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팀 스톤(68) 영국원자력산업협회(NIA) 회장은 최근 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정부가 지나치게 빠른 탈원전을 밀어부칠 경우 결과적으로 경제 분야 국가 경쟁력이 저하돼 정부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스톤 회장은 "독일처럼 탈원전 중인 한국에서 원전 기업들에 손해가 생기면 결국 그에 따른 여파로 한국 국민들이 고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원자력산업협회는 영국 내 250여개 원전 관련 기업들의 모임이다. 스톤 회장은 옥스퍼드대 화학 박사로서 에너지 업계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으며, 지난해 원자력산업협회 회장으로 취임했다.


팀 스톤(Tim Stone) 영국원자력산업협회 회장./ 영국원자력산업협회


스톤 회장은 빠른 탈원전을 추진하면 이중고가 생긴다고 했다. 전력 생산 비용이 갑자기 늘어나고 동시에 탄소 배출이 증가해 환경 오염 부담이 생긴다는 것이다. 모자라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등 다른 전력원에 많은 돈을 투입해야 하고, 아직 기술이 완성 단계에 이르지 못한 신재생 에너지로만 부족한 전력 공급을 채울 수 없기 때문에 탄소 배출이 많은 화력발전소 등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스톤 회장은 "영국에서 여론조사를 해보면 4분의3이 원전과 신재생 에너지의 효율적인 조합을 원한다는 결과가 나온다"며 "영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려면 원전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스톤 회장은 풍력, 태양광 등 날씨와 자연 환경에 따라 간헐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신재생 에너지로만 전력을 공급하면 전력 비축 시설을 대폭 늘리느라 엄청난 재정 부담에 시달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영국이 신재생 에너지로100%를 공급한다고 가정하면 전력의 상시 공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력 저장 시설을 17TWh(테라와트시)로 늘려야 합니다. 지금보다 저장 시설을 600배 확대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원전과 신재생 에너지를 적절히 공존시키는 비용보다 8배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스톤 회장은 이어 영국의 원전 산업에 6만명이 종사하고 있다며 고용 효과가 높은 산업이라고 했다.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스톤 회장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런던에서 도쿄까지 11시간 30분을 비행기를 타고 가면 쪼이는 방사능의 양이 0.0345mSv(밀리시버트)인데, 이것은 원전 옆에 살면서 1년간 몸이 흡수하게 되는 방사능 양의 3배"라고 했다. 그는 "원전 선진국들은 지진을 비롯해 어떤 자연 재해도 이겨낼 수 있는 안전 설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전, 어떤 자연 재해도 이겨낼 수 있는 안전 설계


사상 초유의 탈원전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정부/M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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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원전 감축은 시작도 안 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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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비율을 낮추던 영국은 2017년 남서부 서머셋주에 힝클리 포인트 원전 건설을 착공했다. 영국이 30년만에 새로 짓는 원전으로서 200억파운드(약 30조원)가 들어가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두산중공업이 지난 9월 힝클리 포인트 프로젝트에서 2000억원 규모의 설비 공급 계약을 따냈다. 스톤 회장은 "힝클리 포인트에서 영국 전력 공급의 7%를 담당하게 될 전망이며, 이번 프로젝트가 가동되면서 이후 추가적인 원전 건설이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스톤 회장은 마지막으로 "각국 정부가 기후 변화와 관련한 목표를 달성하려는 과정에서 경제적 효율성과 환경 보호라는 두가지 측면의 뚜렷한 장점을 가진 원전을 갈수록 선호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파리=손진석 특파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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