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도 선호하는 항공주...아시아나는 누구한테 갈까/ 아시아나항공 본입찰 마감


버핏도 항공주 샀다는데… 누가 아시아나 품을까

[수익성 회복하는 항공업계… 내일 아시아나 본입찰 2파전]

제주항공 성공시킨 애경 - 작년 LCC 최초로 매출 1兆, 인수땐 국내 최대 항공사로 '실탄' 풍부한 HDC - 자산 10兆로 애경의 2배… 항공사 운영 경험 없는게 단점

    항공사 투자는 쉽지 않다. '투자의 고수' 워런 버핏도 항공사 투자에서 쓴맛을 본 적이 있다. 그는 1989년 US항공 주식을 4200억원어치 샀다가 6년 만에 4분의 1토막 난 뒤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기를 격추해 후손들의 돈 낭비를 막았어야 했다"는 독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는 항공사 투자를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4월 델타항공 지분을 4조원대까지 늘려 최대 주주가 됐다. 세계 금융 위기 이후 항공업계가 파산·인수를 거치며 정리됐고, 2015년부터 유가 하락세로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매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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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본입찰을 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현재 인수전은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KCGI(강성부 펀드)·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은 전략적 투자자(SI)를 구하지 못해 사실상 인수전에서 비켜난 상태다.

에어서울·에어부산 등 6개 자회사까지 합해 아시아나 인수 가격은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산업 측은 본입찰 후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주식 매매 계약 체결 등을 거쳐 되도록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애경 '항공사 경험' vs. HDC '자금력'
애경의 강점은 '경험'이다. 애경은 국내에서 저비용항공(LCC) 사업 모델을 최초로 도입해 2006년 제주항공을 설립했고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세계 금융 위기였던 2009년 주력 수익원인 면세점을 처분하고, 계열사들이 여러 차례 유상증자하면서까지 제주항공을 지켰다. '싸구려 항공사'라는 선입견을 딛고 작년 제주항공은 LCC 중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달성했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를 인수할 경우 국제선 점유율은 9%에서 45%로, 국내선 점유율은 15%에서 48%로 껑충 뛴다. 국내·국제선 점유율이 35~40%인 대한항공을 넘어 국내 최대 항공사가 되는 것이다. 재계 서열도 50위권 밖에서 25위권으로 도약한다.

애경은 아시아나 인수에 사활을 걸었다. 운용 자산이 1조원이 넘는 사모펀드(PEF)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함께 1조5000억원 정도는 충분히 조달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렇지만 자금력에선 HDC에 밀린다는 평가가 많다.

HDC는 덩치에서 애경을 앞선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 집단 순위에 따르면 HDC그룹은 33위(자산 10조6070억원)로 58위 애경그룹(자산 5조1600억원)보다 크다. HDC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1773억원으로 애경그룹 지주사 AK홀딩스(2013억원)의 5배를 넘는다. 



여기에 자기자본 기준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증권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다. HDC는 건설업 외 수익원 확보 차원에서 항공업에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항공업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아시아나 입찰 참여 소식이 전해진 지난 9월 3일 주가가 10% 가까이 급락한 것도 시장의 평가가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승자의 저주' 될까
아시아나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같은 매물은 두 번 다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승자의 저주'가 발동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6월 말 아시아나가 보유한 자산 11조원(이하 연결기준) 중 자기자본은 1조4000억원에 불과했고, 부채가 9조6000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이 660%에 달한다.



아시아나와 덩치를 비교했을 때 HDC는 비슷하고 애경은 절반 수준이다. 이에 따라 누가 아시아나를 인수해도 재무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부터 적용된 새 회계기준상 ‘비용’으로 처리해왔던 항공기 ‘리스(임차)’가 ‘부채’로 전환된 점도 부담이다. 아시아나의 리스 부채는 작년 말 1조4154억원에서 6월 말 4조2907억원으로 3배로 급증했다. 신용평가사들은 회계기준 변경을 감안해도 과도한 증가 폭이라고 지적한다. 항공 업황도 밝지만은 않다. 항공사 전체 영업비용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유가 단기 급변동은 상존하는 리스크(위험)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국제 화물량 감소와 일본 여행객 감소도 문제다. 지난 2분기(4~6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1000억원 안팎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암초를 의식해서였는지 SK· GS·CJ 등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최형석 기자 조선일보

아시아나항공 본입찰 마감

   제2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이 7일 마감됐다.

당초 예상대로 애경그룹, HDC현대산업개발, KCGI 등 3곳을 주축으로 하는 컨소시엄이 참여한 가운데 SK, GS 등 유력 대기업의 '깜짝 참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기자 zerogroun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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