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건설 준비도 안됐는데 자꾸 건설 공약 터트리는 정부


강남구 "땅 파지마" GTX 곳곳 암초


착공 1년 GTX-A 굴착허가 못받아

B노선 수요 가장 적어 사업성 낮아

C노선, SRT와 바로 연결 안돼 논란

D노선 김포~서울~하남 구간 유력


    정부가 최근 발표한 ‘광역교통 비전 2030’에는 수도권 서부지역에 가칭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D의 신설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김포, 검단에서 서울을 거쳐 하남까지 이어지는 구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토부는 내년 하반기까지 신규 노선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시속 100㎞로 달리며 수도권 주요 거점을 빠르게 연결하는 GTX 노선이 기존 GTX-A, B, C와 함께 4개로 늘어난다. 통근난이 상당 부분 해소되고, 부동산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칠 거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우선 지난해 말 착공한 GTX-A는 파주 운정~서울역~삼성역~동탄을 연결하는 83.1㎞ 길이의 노선으로 총 사업비는 3조 4000억원이다. 국토부는 2023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걸림돌이 적지 않다. 우선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민의 반대가 거세다. 지하 40~50m가 넘는 대심도 터널을 뚫을 경우 지상에 피해가 클 거란 우려가 상당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강남구는 공사를 위한 굴착허가를 여태 내주지 않고 있다. 나진항 국토부 철도투자개발과장은 “구청과 주민을 상대로 대심도 터널의 안전성을 설득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삼성역 일대에서 추진되는 영동대로 복합개발도 변수다. 이곳에는 GTX-A와 C, 도시철도와 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규모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2023년 완공이 목표지만 설계 변경 등 여러 요인 탓에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럴 경우 GTX-A의 개통도 지연된다.


이 같은 이유로 철도업계에선 2023년 완공은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빨라야 2024년 말 또는 2025년 초 개통 가능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GTX-C는 민자적격성 검토를 거쳐 현재 기본계획수립 작업이 진행 중이다. 




GTX-C는 수원~삼성역~양주 덕정을 잇는 74.2㎞ 길이로 총 사업비는 4조 3000억원이다. 국토부는 2021년 말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역시 논란거리가 있다. 당초 GTX-C는 삼성역에서 덕정까지 SRT(수서고속철도)와 선로를 공유하는 내용으로 예타를 통과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SRT를 수서역까지만 운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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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면 의정부에서 SRT를 타려는 승객은 GTX-C를 이용해 삼성역까지 온 뒤 다시 GTX-A 등으로 환승해 수서역까지 가야만 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번거로워진다. 이 때문에 예상보다 수요가 감소할 수도 있어 사업자 선정에 진통이 우려된다.




지난 8월 예타를 통과한 GTX-B는 송도~청량리~마석을 잇는 80.1㎞ 길이로 총 사업비는 5조 7000억원에 달한다. GTX 중 가장 큰 규모다. 국토부는 2022년 공사를 시작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철도업계에선 GTX-B의 사업성이 다른 GTX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GTX-B는 사업비 규모는 가장 크지만, 서울 강남을 연결하는 노선이 아닌 탓에 수요가 적어 사업성이 가장 낮다”고 말했다. 민자사업으로 하기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재정사업으로 전환하면 예산 조달 등의 문제로 완공이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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