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폭탄 발언...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 차질 빚나


김정은 '금강산 남쪽시설 철거' 발언,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 차질 빚나


코레일·시설공단 남북 철도 연결 관련 연구 용역 마무리 시점 연기

'예타 면제 기대' 동해안 '강릉~제진' 사업 마저 불투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 남쪽 시설 철거 발언으로 남북 경제협력 기조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서 철도와 도로를 연결해 교통 인프라 구축을 추진해온 사업에 대한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연구 용역 마무리 시점이 이미 연기됐고 특히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가능성이 높던 동해선 '강릉~제진' 연결 사업의 속도도 더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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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현재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도로공사 등은 별도의 대북 사업 관련 조직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코레일의 경우 사장 직속으로 남북해외철도사업단, 시설공단은 남북철도물류부, 도로공사는 남북도로연결 태스크포스(TF)를 지난해 갖췄다. 남북은 지난해 11월30일부터 12월17일까지 18일 동안 남북 철도와 도로 연결 및 현대화 등을 위한 공동 조사를 진행했고 같은 해 12월26일 착공식까지 마쳤다.




이들 기관은 북한의 철도, 도로에 대한 실사를 끝낸 만큼 로드맵에 따라 예정된 일정을 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갈수록 사업 추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가장 큰 우려는 착공식까지 마친 남북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다시 좌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2008년 12월 육로를 통한 개성관광과 남북 철도 운행 등을 전면 중지했다. 2018년 4월 남북 정상회담으로 약 10년 만에 재개된 사업이 1년6개월 만에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코레일과 시설공단은 공동으로 물류 인프라 구축과 북한 기후 환경 관련 건설 기준 제ㆍ개정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물류 인프라 구축 연구 용역은 당초 올해 말까지 마무리하는 것으로 계획했으나 마무리 시점이 뒤로 미뤄졌다. 또 내년 말까지 계획한 북한 기후 환경 관련 건설 기준 제ㆍ개정 연구 용역도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두 기관은 연구 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필요한 예산을 편성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해선의 유일한 단절 구간인 강릉~제진 구간 연결 사업을 조기에 진행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커졌다. 시설공단은 늦어도 연말까지 강릉~제진 구간에 대한 예타 면제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북 철도 연결 공사가 진행된다면 가장 먼저 본공사 가능성이 높은 구간이지만 남북 관계 경색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시설공단은 아울러 선로 용량이 포화 상태인 수색~광명, 수색~도라산 사이의 고속철도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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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공단 관계자는 "연구 용역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으나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강릉~제진 구간과 관련해 예타 면제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며 예타 결과는 연말까지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도 도래할 수 있다.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 및 도로 사업비만 약 50조2600억원으로 경의선은 14조6200억원, 동해선 철도의 경우 27조72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정양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를 통해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추산한 수치다.


특히 남북협력기금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추진해온 철도ㆍ도로 연결 등 내년 남북 경협 인프라 구축 예산은 4890억원으로 올해 4289억원보다 14.0% 늘었으나 집행률이 크게 낮은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남북협력기금 중 약 20%를 집행했고, 올해는 남북 교류ㆍ협력 사업 지연으로 지난해보다 낮은 5%(7월 기준)에 불과하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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