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70원대로…왜 떨어지지?


원·달러 환율 1170원대로…21~22일 이틀간 12원↓

달러화 약세에다 손절매 성격 달러화 매도 등 영향
"추가 하락 예상…연말 1150원대 진입 가능성도"
 
    원화강세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8월 초부터 한 달 가량 1200원을 웃돌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1190원선으로 떨어진 이후 박스권 장세에 갇힌 모습이었지만, 지난주부터 가파른 하락곡선을 그리며 석 달 만에 1170원선 밑으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 약세 등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장기적으로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환율 하락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23일 원·달러 환율 1172.40원 마감…2.70원↑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 추이. 자료=마켓포인트
edited by kcontents



달러화 강세 등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170원대로 떨어진 가운데 환율 하락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사진=연합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5.1원 상승한 1174.8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2.3원 오른 1172.0원에 시작해 소폭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달러당 1160원대로 떨어진 지 하루 만에 다시 1170원 위로 올라선 것이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일 미중 무역협상의 결렬 가능성이 커지면서 장중 한때 12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9.5원 급락하는 등 하락세가 가팔라졌고, 전날에는 2.3원 내린 1169.7원에 장을 마감하며 3개월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중 무역 긴장이 완화하고 내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약세 흐름을 이어간 데다 손절매 성격의 달러화 매도 등이 환율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날 환율이 반등한 것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영국 하원은 22일(현지시간) EU 탈퇴협정 법안을 사흘 내로 신속 처리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계획안을 부결했다. 이달 말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한까지 법안 통과가 어려워지면서 '노딜' 브렉시트를 방지하기 위해 시한 추가 연장이 불가피해졌다.

시장은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경계감이 지속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외환당국이 환율 급등락을 막기 위해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들어 원·달러 환율은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왔다. 올 1∼2월 1120원대에서 움직였던 환율은 3월 말 1135.1원으로 올랐고, 4월에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악화 충격과 외국인 역송금 수요 여파에 1160원선까지 상승했다. 

이후 경기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6월 말 1155원에서 7월 말 1183원으로 오른데 이어 미중 무역분쟁 고조와 일본의 2차 경제도발 등 악재가 밀려온 8월 말에는 1211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이후 9월 말 1196원으로 소폭 하락하면서 '숨고르기' 행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내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다음달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손절성 달러화 매도 물량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 달러당 1160원대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1200원을 상회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제 1200원 아래로 하락 안정되는 흐름"이라며 "현재 여건으로 보면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150원대로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하 기자 중소기업신문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