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투자 반등?…공공·토목이 끌어올린 불안한 이면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가 5개월 만에 모두 전월보다 개선된 가운데,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건설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업계 주목을 끌고 있다.


부동산 대책 등의 여파로 주택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공공부문의 투자 증가세가 버팀목 역할을 한 덕분인데, 문제는 정부도 공공 투자에 쏟을 남은 여력이 많지 않아 보여 건설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건설투자액은 8조7830억원(불변, 계절조정)으로, 전월 보다 0.3% 증가했다. 올해 들어 건설투자액은 매월 8조~9조원대를 들쭉날쭉 넘나들고 있다. 작년 초 10조5640억원을 기록한 이후 내림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도시재생 사업으로 진행하는 충남 천안 동남구청 복합개발 공사현장. /LH 제공


내용을 보면 건축이 전월 대비 1.9% 줄어든 6조314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토목에서 6.6% 증가한 2조4690억원의 투자가 이뤄지며 전체 수치를 끌어올렸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의 하나로 정비사업 규제를 강화하며 주택 건설이 위축된 상황에서 철도와 도로 등 토목 공사가 그나마 건설경기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발주자별로 보면 민간 부문에서 0.4% 감소한 것을 공공부문에서 5.5% 늘며 메웠다. 전체 건설기성액 중 민간과 공공의 비율은 2대 8 정도다.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토목 공사에 예산을 많이 집행하면서 건설경기를 간신히 떠받치는 셈이다.


문제는 공공부문의 건설투자도 한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의 재정동향을 보면 국토교통부는 8월까지 올해 예산 40조5016억원 중 74.6%인 30조1993억원을 집행한 상태다. 예산을 조기 집행한 결과 올해 남은 기간에 비해 쓸 수 있는 예산은 적다는 의미다.


공공기관을 봐도 마찬가지다. 예산이 가장 많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8월까지 올해 예산 10조6703억원의 85.2%인 9조909억원을 집행했다. 예산이 15%정도 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예산이 5조4248억원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예산의 68.6%를 썼고, 3조2022억원인 한국도로공사도 70.7%를 소진해 여력이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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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민간부문의 투자가 늘지 않으면 건설투자는 당분간 경기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도 건설경기를 좋지 않게 보고 있다. 정부 예산 집행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민간의 주택건설이 줄어들 경우 경기 하강에 기름을 부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부작용이 있다는 단서를 붙이면서 신중론을 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한 관계자는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늘렸지만, 전체 건설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경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돼야 민간이 규제를 덜 받으면서 적정 수준의 주택 건설을 진행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원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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