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급 공채 토목 수석은 어떻게 공부했나

2019년 5급 공채 토목 수석 이민기씨 “주말에도 쉬지 않고 공부”


초시보다 큰 점수차로 탈락한 아픔 딛고 수석 차지

“국토교통부에서 국민들의 효율적 이동 돕고 싶어”


2019년 5급 공채 기술직 토목 수석 이민기씨

현대고등학교 졸업

연세대 토목환경공학부 4학년



    “수석은커녕 합격마저도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에 합격 소식만으로도 정말 기뻐하며 부모님과 통화하고 있는 중에 최고득점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많이 놀랐고 아직 얼떨떨한 기분이다. 나보다 실력이 뛰어난 분들과 함께 공부해왔기 때문에 정말 과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시험이 많이 따라줬기에 이처럼 좋은 결과가 있었다. 그래도 좋은 결과로 합격해 도와주신 분들에게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이다.”


2019년 5급 공채 기술직 토목 수석 합격을 거머쥔 이민기 씨의 합격소감이다. 평균 82.2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획득할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갖추고도 합격 여부를 확신하지 못할 정도로 마음고생을 했던 이유는 뭘까.




지난해 그는 초시 때보다 더 큰 점수차로 2차시험에 불합격하는 아픔을 겪었다.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도 오히려 점수가 하락하는 결과를 받아들이기가 어찌 쉬웠을까. 실제로 당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한 번 도전한 결과는 수석 합격이라는 영광이었다.


고시에 대한 꿈은 대학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가졌지만 실패를 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앞서 쉽게 진입할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망설이는 동안 군복무를 마쳤고 전역 후 교수님과 합격한 선배들의 조언을 들은 후에야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부모님도 ‘안 되더라도 후회 없이 도전하라’며 이씨의 선택을 지지해주셨다.


“토목환경공학이라는 전공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분야는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고 국가에 이바지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면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5급 공채 도전에 영향을 미쳤다. 




이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이씨가 선택한 무기는 바로 ‘꾸준함’이었다. 그는 “초시 때부터 공부를 해오면서 2차 기간에는 시험 전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자리에 나와 공부했다. 주말 중에 하루는 쉬면서 스트레스 관리나 체력 보충을 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주중에 했던 공부를 복습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터디 역시 마지막까지 빠짐없이 참여하며 실전 감각을 유지했다.


꾸준함과 함께 이씨가 수석 합격의 비결로 꼽은 것은 ‘꼼꼼함’이다. 그는 “지나치게 꼼꼼하게 파고들면서 하루 종일 시간을 쏟는 등 매몰되는 적도 있었지만 실력이 쌓이면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점차 강약 조절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첫 관문인 PSAT은 초시 때는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해 시간을 넉넉히 투자했다. 기본강의 인강을 수강하면서 감을 익히고 스킬들을 습득했다. 이후에는 기출문제를 실전처럼 풀어보고 각 문제들을 꼼꼼히 분석하며 기본기를 다졌다. 두 번째, 세 번째 PSAT의 경우 초시 때보다 공부시간을 줄이긴 했지만 기출문제 분석은 철저하게 했다. 기출 분석을 마친 후에는 2주간 모강을 하루 4세트씩 오후 6시까지 풀면서 실전의 체력 상태를 미리 연습하려 했다.




실전 훈련을 위한 PSAT 전국모의고사에도 매년 1~2회 정도 응시했다. 이씨는 “전국모의고사 석차는 사실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실전과 같은 시간으로 시험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유용했다. 아무래도 법률저널에서 시행하는 전국모의고사가 인원이 가장 많기 때문에 실제 시험과 가장 유사한 환경으로 연습을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2차시험에 도전할 자격을 얻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헌법 준비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이씨는 “이공계이다 보니 굉장히 낯설었고 첫해에는 많이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60점만 넘으면 돼서 부담이 없을 수 있지만 난이도가 어려운 해도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 투자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씨의 경우 인강과 기본서로 1회독을 한 후 OX문제와 진도별 모강 등을 반복해서 풀면서 저절로 암기가 되도록 했다.


2차시험을 준비할 때는 스터디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는 “아무래도 기술직의 경우 학원 강의가 활성화돼 있지 않다보니 혼자서만 공부하다 보면 방향이 틀어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된다. 개인적으로 혼자 공부할 때보다 여럿이 같이 할 때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항상 스터디를 했다”고 말했다.




특히 모든 토목직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측량학은 범위가 방대해 혼자 하기보다 여럿이 함께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측량학에 대해 “서로가 부족한 부분은 알려주면서 보완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과목”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2차 과목중에서는 측량학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면서도 합격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과목은 응용역학과 구조역학이라고 생각했다. 역학의 경우 실수를 하게 되면 치명적이지만 반대로 실수가 없는 경우에는 합격 가능성이 크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씨는 “실수를 줄이려면 검산을 할 수 있도록 빠르게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동시에 정확성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스터디에서는 실전보다 한 두 문제 더 많이 준비해 두 시간 동안 풀고 검산까지 하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했다”고 수험 노하우를 전해줬다.


답안작성에서는 계산과목과 서술형 과목으로 나눠 중요도를 달리 뒀다. 계산문제의 경우 최종 정답을 맞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해 깔끔한 답안 작성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기보다 그 시간에 최대한 실수를 줄이도록 문제를 여러 번 풀려고 했다. 그는 “답안은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알아볼 수 있게 작성한다면 큰 감점은 없었다”며 정확성에 보다 집중하는 방식에 설득력을 더했다.




서술형 과목에 대해서는 “시간이 부족할 때 한 문장이라도 핵심을 담아 작성한다면 어느 정도 점수를 획득할 수 있었다. 또 문제의 의도와 관련 없는 문장으로 양을 채우는 식의 답안은 점수도 못 받고 그만큼 시간 낭비가 발생한다”며 핵심적인 내용에 집중하는 답안 작성이 합격에 유리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면접은 스터디와 학원을 통해 준비했다. 2차 합격자 발표 후 직렬 합격자들과 집단토론 스터디를 진행했고 개인PT 등은 학원 강의를 통해 준비했다. 여러 가지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살펴보며 면접에 대비했다. 이씨는 “아무래도 같은 직렬분들 간에는 면접실력이나 배경지식 측면에서 크게 차이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침착함을 잃지 않고 자신감 있게 면접에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경험을 담은 면접준비 팁을 전했다.


5급 공채는 각종 시험 중에서도 특히 긴 시간이 걸리는 장기레이스다. 때문에 효율적인 공부방법 못지않게 기복 없이 꾸준히 공부에 몰두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와 체력 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씨의 경우 지난해 2차시험이 끝나고 12월까지 학교 헬스장에서 매일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했다. 평소에는 학교 기숙사 생활을 했기에 토요일 반에 공부가 끝나면 집에 돌아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학교에서 집까지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한 시간 남짓이었기 때문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일요일 아침 식사 후 학교에 다시 돌아오면 크게 시간을 소모하지는 않으면서도 편한 마음으로 쉬다가 올 수 있었다.




그의 수험기간의 무게 중심은 내내 공부에 쏠려 있었다. 휴식 시간도 아까워하면서 공부를 했지만 생각만큼 나와 주지 않는 결과에 시험을 포기할까 고민할 정도로 힘든 좌절의 시기를 겪기도 했다. 그는 당시의 기억을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에 담았다. 이씨는 “작년에 두 번째 2차시험을 치르고 첫해의 성적보다 더 큰 점수 차이로 탈락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아쉬움이 남아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한번 더 도전했다”고 힘들었던 순간의 기억을 되살렸다.



이어 “올해 2차시험이 끝난 후에는 열심히 공부해왔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없었고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으로 합격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후회가 남지 않도록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치고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내년 시험은 절대 안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끈질기게 공부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지금 그는 “주어진 일에 강한 책임감을 갖고 신중하게 판단해 국가와 국민에게 더 좋은 방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부끄럽지 않은 떳떳한 공무원이 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잡고 다시 힘차게 달려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 목표에 닿기 위한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이씨는 국토교통부를 희망하고 있다. 전공을 가장 잘 살려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부처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지하철이나 고속도로와 같은 교통체계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국민들의 이동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교통 관련 부서에서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끝으로 후회 없는 수험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힘이 돼 준 이들에게 진심을 담은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기에 이렇게 좋은 결과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힘써주시고 응원해주신 사랑하는 부모님과 형 그리고 매일 빠짐없이 기도해주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한 친척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신경 써주신 학과 교수님들, 합격 후에도 찾아와서 많은 도움 주셨던 준원이형, 형우형, 온후, 준현, 진입할 때부터 많이 챙겨주셨던 재영이형, 두현이형, 함께 의지했던 고시반 동기 상엽, 태림, 윤원, 진선, 종희를 비롯한 고시반 토목직렬 실원분들, 항상 자신감을 북돋아 주신 재관이형, 영제, 3차 면접 준비하면서 함께 고생했던 토목직렬 면접자분들, 힘들 때마다 너무나 큰 위로가 되어줬던 친구들과 선후배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일일이 이름을 다 적을 수는 없지만, 이 자리를 빌려 응원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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