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중국·북한이 바라던 시나리오"


'동맹이론의 최고 권위자' 월트 하버드대 교수 인터뷰

"한국이 中과 동맹한다면 中에게 속국 대우 받을 것
文정부, 한미동맹 경시할만큼 어리석지는 않으리라 믿어
국내 문제가 있더라도 외교 문제는 동맹의 요청을 귀담아들어야 할 것"

     스티븐 월트(64)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27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으로 인해 한·일 관계가 더 악화하고 한·미 동맹까지 부정적 영향을 받아 우려스럽다"며 "이런 상황은 한·미·일의 위협 세력인 중국과 북한이 바라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동맹 이론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월트 교수는 이날 서울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중국은 최근 지역 패권국이 되기 위해 아시아에서 한국·일본 등 미국의 핵심 동맹국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며 "중국은 동북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축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맹 문제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스티븐 월트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가 27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결정으로 한·일 관계가 더 악화하고 한·미 동맹까지 부정적 영향을 받아 우려스럽다"며 "한국도 국내 문제가 있더라도 외교 문제에선 동맹의 요청을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진한 기자
국제정치계와 외교가의 필독서로 불리는 '동맹의 기원' '이스라엘 로비'를 저술한 월트 교수는 국방대·한국고등교육재단 초청으로 지난 25일 방한했다. 월트 교수는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언급하며 유난히 중국에 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미국에선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를 중국으로의 '급속한 쏠림'으로 받아들이는 기류가 뚜렷하다"고 했다. 월트 교수는 "동맹을 상호 협력 관계로 보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동맹을 주종 또는 갑을 관계로 여긴다"며 "한국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간다면 중국의 무리한 지시에 시달리며 속국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월트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의 부상'을 최대 위협으로 보고 동맹 전선(戰線)을 공고히 구축하려는 외교 정책을 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이 안보 문제에서만큼은 미·중 사이에서 미국 편에 서길 바란다"며 "한국이 중국에 붙으면 동북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대폭 확대해 힘의 균형이 깨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미 정부의 화웨이 보이콧 정책, 인도·태평양 구상 등 대중(對中) 정책에 한국이 적극 협력해주길 원한다는 것이다.
노석조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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