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책은 말 뿐?...탈원전 한국, 석탄소비 사상최대


탈원전 한국, 지난해 석탄소비 사상최대

OECD 회원국은 평균 3.5% 감소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석탄 소비량은 전년보다 3.5% 감소한 반면, 우리나라는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탈(脫)원전과 함께 탈석탄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지구온난화와 미세 먼지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석탄 소비는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OECD 회원국의 원자력 에너지 소비가 0.6% 증가하는 동안 우리나라의 원자력 에너지 소비량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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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BP가 발표한 '세계 에너지 통계 리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석탄 소비량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8820만TOE(석유환산톤·석유 1t이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6년과 비교하면 석탄 소비는 8.2% 늘었다.



한국의 석탄 소비량이 증가한 것은 전력 수요는 매년 느는데 원전 비중을 줄이려다 보니 석탄 발전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원전 비중은 2016년 30%에서 지난해 23.4%로 감소했고, 이 기간 석탄 발전 비중은 40.2%에서 42.3%로 늘었다.

BP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OECD 36개 회원국의 석탄 소비량은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주요 회원국인 독일(-7.2%), 영국(-16.6%), 프랑스(-9.6%), 미국(-4.3%), 일본(-2.1%) 등도 석탄 소비량이 감소했다. 반면 비(非)OECD 회원국의 석탄 소비량은 3.0% 증가했고,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인 중국은 0.9% 늘었다.

우리나라는 중국(19억670만TOE), 인도(4억5220만TOE), 미국(3억1700만TOE), 일본(1억1750만TOE)에 이어 세계 5위 석탄 소비국이다. 1인당 석탄 소비량으로 따지면 1.73TOE로 세계 1위인 호주(1.77TOE)에 이어 둘째다. 최대 석탄 소비국인 중국(1.35TOE)보다 높다.



한국의 석탄 소비량이 증가한 것은 발전용 유연탄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국내에 수입된 석탄은 주로 발전소와 제철·시멘트 공장에서 사용되는데 발전용이 전체 석탄 사용량의 67%가량 차지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석탄 소비가 증가한 반면 원자력 에너지 소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원자력 에너지 소비량은 3020만TOE로 전년 대비 340만TOE(10.1%) 감소했다. 탈원전 정책 시행 전인 2016년과 비교하면 650만TOE(17.7%)나 줄었다. 탈원전을 선도하는 독일의 지난해 원자력 에너지 소비량은 전년 대비 10만TOE(-0.3%) 감소하는 데 그쳤다. 보고서는 "지난해 전 세계 원자력 발전은 2.4% 증가했는데,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라고 했다.



지난해 중국의 원자력 에너지 소비량은 6660만TOE로 18.6%, 일본은 68.9% 증가했다. 2016년과 비교하면 중국은 37.9%(1830만TOE), 일본은 710만TOE(177.5%) 증가했다. 원전 대국인 프랑스(3.7%)와 미국(0.3%)의 원자력 에너지 소비도 늘었다.
안준호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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