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 템부롱대교(Temburong Bridge) 프로젝트에는 어떤 공법들이 사용됐나

‘론칭 갠트리’공법 직접 설계… 획기적 ‘工期 단축·공사비 절감’


대림산업, 브루나이 템부롱대교 프로젝트


해상 교량·사장교 구간 수주

상판 2개씩 연결 방식 첫 시도

기존 장비보다 工期 4배 줄여


2017년엔 ‘리파스대교’ 완공

157m주탑 돔 모양으로 설계

1층은 기도실로 만들어 호평


 

대림산업이 2017년 수주해 공사가 한창인 브루나이 템부롱대교 건설 현장 모습. 브루나이만을 사이에 두고 있는 무아라 지역과 템부롱 지역을 연결하는 이 다리는 해상교 구간만 14.5㎞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대림산업 제공


     세계 특수 교량 시장에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바다와 육지, 바다와 바다를 잇는 특수교량 시장은 지난 50여 년간 유럽과 일본이 주도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기술 자립화와 특수공법으로 무장한 우리나라와 자국 내 수많은 실적과 저렴한 공사비를 무기로 한 중국이 세계의 특수교량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대림산업은 교량 건설 실적과 기술력에서 국내 최고는 물론 글로벌 건설사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세계 최장 현수교인 터키 차나칼레대교를 수주, 시공 중인 것도 이런 기술력과 공사 수행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또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특수교량 프로젝트 등 디벨로퍼(기획개발형) 사업을 집중 수주하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고집스럽게 교량 기술 국산화에 전력을 쏟았고, 브루나이에서 리파스대교를 수주해 해외 특수교량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이후 브루나이 템부롱대교, 터키 차나칼레대교 등을 잇달아 수주했다.


론칭 갠트리 가설공법 개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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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인도차이나 지역의 작지만 강한 나라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시 템부롱대교 프로젝트 현장.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과 브루나이의 VIP들이 대거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을 이뤄낸 한국 건설 기술이 세계 최고임을 다시 보게 돼 자랑스럽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대림산업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시공 중인 템부롱대교는 반다르스리브가완시 브루나이만을 사이에 두고 있는 무아라 지역과 템부롱 지역을 연결하는 초대형 교량 프로젝트다. 해상 교량과 접속도로 등을 포함하면 총 길이가 30㎞에 달한다. 브루나이 역사상 가장 큰 교량사업으로 총 사업비가 2조 원에 달한다. 


대림산업은 해상 교량과 사장교(斜張橋·교각 양쪽의 케이블이 상판을 지탱하는 다리) 구간을 지난 2015년 수주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총 수주 금액은 약 7500억 원이다. 템부롱대교 프로젝트는 당시 대림산업이 가장 높은 공사비를 써내고도 중국 업체 세 곳을 제치고 수주했다. 비결은 공기 단축을 가능케 한 특수 공법과 차별화한 설계였고, 그 밑바탕에는 한국 업체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입찰 가격보다는 기술력, 대한민국 건설회사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된 것이다. 


템부롱대교 건설에 적용하고 있는 특징적인 기술은 대림산업이 직접 설계하고 유럽 건설기계 제작사에 의뢰해 만든 특수 기중기를 활용하는 ‘론칭 갠트리(launching gantry) 공법’이다. 기존 장비가 800t 수준의 상판을 하나씩 들어 올리는 데 비해 템부롱대교 공사에 사용된 특수 기중기는 최대 1700t까지, 한 번에 2개씩 올릴 수 있다. 상판 2개를 한 번에 들어서 교각 위에 올리는 방식은 대림산업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공법으로, 발주처가 요구한 공사 기한에 맞추기 위한 고민이 만들어낸 새로운 공법이었다. 


론칭 갠트리 공법은 현대건설이 시공한 쿠웨이트 쉐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공사에도 적요됐다./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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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토목사업본부 관계자는 “론칭 갠트리 공법은 능률이 기존 장비보다 4배 이상 높아 공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며 “템부롱대교 공사는 대부분 날씨 변화가 심한 해상에서 진행돼 무척 까다로운 프로젝트지만, 론칭 갠트리 공법으로 공기 단축과 공사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라고 말했다. 




템부롱대교는 웅장한 규모도 주목할 만하다. 해상교 부분만 14.5㎞나 된다. 인천대교와 비슷한 규모다. 사장교인 템부롱대교 주탑은 A자 형태로 건립돼 미관이 돋보인다. 브루나이 전역을 연결해 국가의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브루나이만을 국제물류 항으로 성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서로 떨어져 있는 템부롱에서 무아라 지역으로 가려면 차로 3∼4시간, 해상으로 1∼2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템부롱대교가 완공되면 차로 단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된다. 


대림산업이 브루나이에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행하는 배경에는 대림산업이 2017년 완공한 리파스대교가 있다. 현재 브루나이의 랜드마크이자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고층빌딩이 없는 브루나이에서는 가장 높은 구조물로, 주탑 높이만 157m다. 주탑 높이는 브루나이 국왕의 생일인 7월 15일의 영어식 표기인 ‘157’을 상징하도록 설계했다.


브루나이 최초의 사장교인 리파스대교는 반다르스리브가완시를 가로지르는, 우리나라의 한강과 같은 브루나이강 위에 놓인 교량이다. 대림산업은 리파스대교 설계에 이슬람 문화를 과감히 반영해 주탑을 이슬람 사원을 상징하는 돔 모양으로 디자인하고, 1층에는 이슬람 기도실을 만드는 등 현지에 최적화된 설계로 호평을 받았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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