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관광객 급감 쇼크' 통영...왜


숨은 통영에서 길을 찾다

年 700만명이 찾던 한국의 나폴리,
작년 관광객 100만명 급감

   '한국의 나폴리' 경남 통영시의 관광객이 급감했다. 1년 만에 107만명이 줄었다. 지난해 통영 관광객은 628만명, 직전 해인 2017년에는 735만명이었다. 관광버스 기사들 사이에선 "통영은 한물갔고, 목포나 여수가 볼 만하다"는 말이 나온다.

대표 명소였던 동피랑 벽화마을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2017년 223만명에서 지난해 173만명으로 50만명이 빠졌다. 동피랑마을은 전국 벽화마을 열풍의 원조다. 동피랑 이후 부산 감천마을, 전주 자만 벽화마을, 서울 홍제동 개미마을, 제천 교동 민화마을, 청주 수암골마을, 울진 후포리 벽화마을 등이 떴다. 동피랑의 문제는 관광객 과부하(오버 투어리즘·overtourism)였다. 거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관광객들은 다른 벽화마을을 찾아갔다.

경남 통영 출신 소설가 박경리는 통영의 문화 자산을 두고 “모를 부어놓은 것처럼 많다”고 했다. 한 해 관광객이 100만명이나 줄어든 경남 통영은 통영만의 전통 자산을 발굴해 관광객을 다시 모으려 한다. 사진은 지난 2017년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통영시 전경.
통영시는 남망산 조각공원(사진 왼쪽) 일대에 야간 조명을 달아 밤도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고 있다. /통영시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도 2017년 141만명에서 2018년 107만명으로 34만명이 줄었다. 통영시 염은경 관광진흥팀장은 "사천 바다 케이블카, 부산 송도와 여수의 해상 케이블카 등이 잇따라 생기면서 차별화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타 지역 케이블카로 관심이 쏠리는데 요금을 올린 것도 실수였다. 1만1000원이던 요금이 지난 4월 1만4000원으로 뛰었다. 이전까지 하루 평균 4000명 선이던 탑승객이 지난 4월과 5월에 3300~3600명 선으로 떨어졌다.

통영의 숙박·음식업 종사자들은 통영시의 관광 유인책이 다른 도시보다 부족하다고 말한다. 지난 15일 통영 도남동의 한 호텔 관계자는 "2017년에 비해 올해 투숙객은 절반 수준"이라며 "물가가 비싼 데다 관광지 간 할인 등 연계 혜택이 없다고 지적하는 손님이 많다"고 했다.

저멀리 한려수도 통영 미륵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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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이 통영의 바가지요금에 등을 돌렸다는 분석도 있다. 통영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관광객 정모씨는 '여름철 성수기에 해수욕장에 갔더니 물에 들어가기만 해도 1000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고 썼다. 이 외에도 '성수기도 아닌데 모텔 1박에11만원을 달라더라' '주차하니 누진세까지 붙었다'는 등 민원이 잇따랐다. 통영시는 "경기 침체도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조선업 경기가 나빠 인근 경남·울산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김주영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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