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에 맞은 총알은 요동친다/ VIDEO: M16 AR15 5.56 NATO is more Lethal than the AK47 7.62 X 39mm

표적에 맞은 총알은 요동친다


사출구가 사입구보다 크게 생기는 이유

M-1 개런드 소총이나 M-14 소총에는 왜 드물까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이런 얘기를 최소 한 번은 들어 봤을 것이다.

“M-16의 총알은 회전하면서 나가기 때문에 사람 몸에 들어갈 때는 구멍이 작지만 나갈 때는 구멍이 크게 생긴다.”


이 말은 얼핏 그럴싸하게 들린다. 이 말의 의미를 과학적으로 따져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총알이 회전하면서 나가기 때문에 들어가는 구멍(이하 사입구)보다 나가는 구멍(사출구)이 더 크다면, 공작할 때 쓰는 회전식 드릴은 대체 뭐란 말인가? 우리가 드릴을 쓰는 이유가 사입구보다 더 큰 사출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니지 않은가? 드릴은 사입구와 동일한 직경의 사출구를 내기 위해 쓴다.


즉, 총알도 드릴처럼 계속 일정한 회전수를 유지한다면 사입구보다 사출구가 클 일이 없다.



베트남 전쟁 중 M-16 소총을 들고 전투 중인 남베트남군들. M-16 소총 특유의 퍼포먼스는 이후 수십년 동안이나 회자되며 다양한 낭설을 만들어냈다. ⒸWikipedia


하지만 M-16의 총알을 맞은 사람에게 보통 사입구보다 더 큰 사출구가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M-16 소총의 본격 데뷔전이라 할 수 있는 베트남 전쟁(1964~1975)에서의 퍼포먼스로 검증되었다. 이 외에도 M-16 소총에 대한 추측이나 목격담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M-16보다 더 구형인 M-1 개런드 소총이나 M-14 소총의 실전 사례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역시 과학적으로 따져 봐야 한다.


우선 ‘총알은 왜 회전하는가?’부터 따져봐야겠다. 총이 처음 발명되었을 때 탄두는 요즘의 장난감 총에 들어가는 BB탄과 같은 정구형(正球形)이었고, 총열 역시 장난감 총처럼 내부가 매끈한 활강총열이었다.


즉, 초기 총기에서 발사된 탄환은 회전하지 않았던 셈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총기는 먼 사거리와 높은 명중률을 보장하기 어려웠다. 공기 저항과 측풍을 못 이긴 탄도가 쉽게 어그러졌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과 같이 총열에 강선을 파서 탄두를 회전시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탄도는 회전이 아닌 저항을 받아야 어그러진다는 사실이다. 이에 회전하는 탄두의 중심을 쉽게 잡고, 공기역학적 효율을 높이기 위해 럭비공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변해갔다.


이렇게 탄도의 직진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 회전력을 갖추고 공기저항이 적은 형태가 된 탄두가 표적에 맞으면 어떻게 될까?


이 결과에 관련해서는 ‘저항’을 고려해야 한다. 고체인 표적이 탄두에 가하는 저항의 크기는 공기 저항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다. 엄청난 저항을 받은 탄두는, 비록 뾰족한 머리 부분부터 표적에 명중했다고 해도 표적 속에서 급속히 속도와 회전력을 잃으면서 피칭 및 편류 운동을 하게 된다.


즉, 표적 속에서 탄이 직진성을 잃고 요동치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탄두의 직경을 초과하는 직경의 영구 및 임시적 관통상을 표적 내에 남기게 된다.




하지만 적어도 1950년대까지의 군용 총기 개발자들은 이 점을 크게 중시하지 않았다. 대량의 장약으로 무거운 탄을 멀리 빠르게 쏘아보내 표적에게 가급적 최대한의 운동에너지를 전달하는 것에만 집중했던 것이다.


나토 사용 M16 AR15 5.56탄, 러시아 AK47 7.62 X 39mm탄 보다 치명적


 

다양한 5.56×45mm 탄약들. 맨 우측은 구형인 7.62×51mm 탄약이다. 크기가 작은 만큼 운동에너지도 작다. ⒸWikipedia


앞서 말한 총기 중 M-1과 M-14 소총까지가 이런 사고방식의 산물이었다. 같은 속도일 경우 탄두가 무거울수록 저항에 견뎌 운동에너지를 보존하는 힘이 커지므로 앞서 말한 피칭 및 편류 운동은 적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에 M-1이나 M-14 소총은 M-16 같은 퍼포먼스를 보이지 못하고, 표적에 명중해도 비교적 크지 않은 사출구를 남겼던 것이다.




그러나 M-16 소총부터는 얘기가 달라졌다.


M-16 소총의 탄약인 5.56×45mm 탄은 기존의 소총탄과는 달리 운동에너지보다는 요동 효과를 통한 살상력과 작은 크기에서 오는 높은 휴대성과 일기수탄 증대를 중시해 설계되었다.


M-16 소총에서 발사된 이 탄의 총구 초속(975m)은 M-1 소총에서 발사된 30-06탄의 총구 초속(853m)보다도 빠른 반면 탄두 중량은 30-06탄(9.8g)의 1/3이 간신히 넘는 3.5g이다.


M-16 소총(1797줄)의 운동에너지도 M-1 개런드(3820줄)에 비해 한참 못 미친다. 그러나 표적, 특히 인체에 명중했을 때의 퍼포먼스는 앞서 설명한 바와 마찬가지로 대단했다. 가벼운 탄환이 고속으로 비행하다가 표적에 명중하면 급속도로 탄도 직진성과 운동 에너지를 잃으면서 표적 내부에서 크게 요동치게 되기 때문이다.


5.56×45mm 탄약이 인체에 남기는 피해를 묘사한 최종 탄도학 그래프. 명중 직후 크게 요동치며 탄약 직경보다 훨씬 굵은 영구적 공동을 만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M-16 소총 특유의 퍼포먼스의 비결이다. ⒸWikipedia


이런 특성 때문에 ‘M-16은 국제 조약을 위반한 총’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물론 국제 전쟁법은 덤덤탄 등 탄두의 변형을 통해 비인도적인 상처를 내는 탄약의 군용 사용을 규제하고 있으므로 이는 어디까지나 근거가 희박한 낭설일 뿐이다.

이동훈(과학 칼럼니스트)다른 기사 보기enitel@hanmail.net 사이언스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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