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계 “한국 경제, 5년내 산업구조 개편 못하면 장기 침체”

공학계 “한국 경제, 5년내 산업구조 개편 못하면 장기 침체”


한국공학한림원, 설문조사 결과 발표


    한국 경제가 5년 내에 산업 구조개편을 하지 못하면 성장률 하락으로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주장이 국내 공학 석학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제기됐다. 한국은 대외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큰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주력 산업의 고도화와 신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내 공학계 석학 및 리더들의 단체인 한국공학한림원은 3월과 5월 회원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자체 설문 조사 결과를 3일 공개했다. 한국 경제의 현황과 원인을 묻는 1차 설문조사에 참여한 회원은 261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참여 의사를 밝힌 83명을 대상으로 정책 대안을 묻는 2차 설문을 진행했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우리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한국 산업구조 개편에 대한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며 “더 늦기 전에 전략산업별로 구조전환 방안을 마련해 국가의 지속성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사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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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응답자의 80.8%는 한국 경제가 장기적, 구조적 저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급격히 저성장세로 돌아선 뒤 그 상태가 장기간 고착화되는 ‘L자형 장기침체 지속’ 전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중기 침체 뒤 회복하는 ‘V자형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응답은 16.1%에 불과했다. 한국의 전통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이 얼마나 유지될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60.5%가 “5년 이내”라고 답한 반면, 반면 첨단기술 기반 신산업이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63.2%가 5~10년 걸린다고 답해 산업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인식이 공학 및 산업계에 팽배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장기적, 구조적 저성장의 원인으로는 대내적으로는 노동시장의 경직과 고용 부진(51%)을, 대외적 원인으로는 중국의 부상 등 글로벌 기술 격차 감소와 기업경쟁력 약화(74.3%)를 꼽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는 주로 법과 규제의 미비가 꼽혔다. ‘주력산업 구조개편과 신성장산업 진출이 미흡해서’라는 응답이 56.7%, ‘정부의 산업구조 전환 여건조성 및 정책대응 미흡해서’가 55.6%, ‘규제가 신산업 진출에 방해가 돼서’가 36.4%로 나왔다.


이런 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추진 과제로는 주력산업 고도화와 신성장 산업 육성(49.8%)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꼽혔다. 고용 및 노동시장 개혁(36.8%)도 두 번째 과제로 언급됐다. 또 산업군을 세분화해 각 산업군에 맞는 개편 정책을 추진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향후 10년 지속 성장이 기대돼 더욱 고도화가 필요한 산업군으로는 반도체와 통신, 디스플레이가, 구조개편이 필요한 산업군으로는 조선과 자동차, 건설이 꼽혔다. 신성장이 기대되는 산업군은 바이오헬스, 의료기가, 배터리, 5G 통신이 꼽혔다. 공학한림원은 2020~2021년에 걸쳐 한국 산업의 구조전환 비전과 행동계획인 ‘Industry Transformation 2030’을 단계적으로 연구해 발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9(왼쪽)과 갤럭시노트9. 두 제품 모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엣지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베젤의 크기를 줄였다. 반도체와 IT 기기, 가전 등은 한국의 주력산업으로 강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지만, 이들의 경쟁력을 위협하는 요인이 많은 만큼 산업 구조 개편과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한국공학한림원에서 제기됐다. - 삼성전자 제공




한편 한국공학한림원은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와 주요 산업군의 구조 전환 전략을 9일 서울 중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되는 ‘산업미래전략포럼’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강인엽 삼성전자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이동면 KT 사장, 노기수 LG화학 사장, 양웅철 현대자동차 전 부회장, 이병건 녹십자 전 대표이사,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등 산업계 리더들이 참석한다. 참석은 무료이며 한국공학한림원 홈페이지(www.naek.or.kr)에서 사전등록 후 가능하다.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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