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사장은 지금 '勞·勞 전쟁터'

어제 하루만 40곳

민노총·한노총 서로 "우리 노조원 써라" 


6곳엔 경찰 2000명 투입

현대重노조는 이틀째 주총장 점거 


    28일 오전 6시 30분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아파트 재건축 현장. 한노총 조합원 400여명이 공사장 입구에서 "우리 조합원을 고용하라"며 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23일 민노총이 한노총 조합원들의 채용 전(前) 교육을 막아선 것이 시작이었다. 그 후 양대 노총의 대결이 37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 골조(骨組) 작업을 하기 위해 일용직 근로자 260여명이 공사장에 도착했지만 한노총 노조원에게 막혀 돌아갔다. 이 공사장 타워크레인은 이틀째 한노총 조합원 김모씨가 점거하고 있다. 김씨는 "민노총 조합원이 현장에 들어오면 뛰어내릴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이날도 터파기 공사 등 일부 작업만 할 수밖에 없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 아파트 공사장 입구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한경 DB


1996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이 공사장은 한 달이 넘게 민노총과 한노총의 '전쟁터'가 되고 있다. 경찰은 이날 경찰기동대 18개 중대, 1400여명을 공사장 주변에 배치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8일 하루 전국에 신고된 건설 노조 관련 집회는 총 40건이었다. 경찰은 이 중 50여명 이상 모인 집회 6곳에 경찰 2000명을 배치했다. 노조 요구는 비슷하다. 건설 경기 불황으로 일자리가 줄어들자 "우리 노조원을 우선 고용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새벽 집회를 열어 인근 주민들이 시공사에 민원을 하게 하고, 건설 현장의 출입을 막거나 시설물을 점거하는 등 불법행위를 일삼기도 한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민노총 조합원 고용을 요구하며 건설 현장에서 공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민노총 건설노조 간부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평택 일대의 아파트, 초등학교 신축 공사 등 10여개 현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유사 혐의로 재판을 받는 와중에 또다시 공사를 방해해 검·경은 구속이 필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28일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개포 재건축 현장서 한국노총 조합원 크레인농성/ 연합뉴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한경 밀레니엄포럼에 참석해 "노조에도 공정성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노조의 불법 행위에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건설사 관계자들은 "현장에 와보면 청와대 말이 빈말이라는 것을 알 것"이라고 했다.




회사 분할을 논의할 주주총회에 반대하며 지난 27일 울산 동구 주주총회장을 불법 점거한 민노총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이틀째 점거를 이어 갔다. 경찰은 주주총회장 주변에 경찰 2000여명을 배치했지만 노조원을 해산시키지는 않았다.

이동휘 기자 류재민 기자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29/20190529001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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