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방 면적 7㎡ 이상-창 설치 의무화… '고시원 주거기준' 첫 수립


서울시, 방 면적 7㎡ 이상-창 설치 의무화… '고시원 주거기준' 첫 수립


고시원 거주자 주거인권 근본해결, 

안전 강화 ‘노후고시원 거주자 주거안정 종합대책’


최소 실면적‧창문 의무화 ‘서울형 고시원 주거기준’, 

고시원 건축기준 개정 건의


국토부, "사전 협의 없어"


    현재 서울 도심의 ‘고시원’들은 그 이름이 무색하게도 고시생의 공부방이 아닌, 일용직 노동자 등 주거취약계층의 상징적 주거지로 불리고 있다. 주로 창문 하나 없는 1평 남짓한 방들이 폭 1미터가 채 안 되는 복도를 중심으로 벌집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는 형태다.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스프링클러조차 없어 화재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곳도 많다. 작년 11월 7명의 사망자를 낸 종로 국일 고시원 화재사고는 이런 노후 고시원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작년 11월 9일 새벽 서울 종로구 관수동 국일고시원에 화재가 발생해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최정동 기자 일간스포츠 


[단독]국일고시원 화재, 301호 거주자 실화 혐의 체포영장

http://isplus.liv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23163288&ctg=1200&tm=i_lf_3011&t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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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국일 고시원 화재사고 당시 간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화재 초기진압에 실패했고 미로형 구조 탓에 피난도 어려웠다. 사망자 대부분은 홀로 사는 생계형 일용직 노동자였다.


서울시가 낙후된 주거환경에서 열악한 각자도생의 삶을 살고 있는 ‘고시원’ 거주자의 주거 인권을 근본적으로 바로 세우고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예산 2.4배 증액,

 ‘서울형 주택바우처’ 고시원까지 확대


각자도생 넘어 공동체 활성화

공유공간,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공유주택


서울의 한 고시원 내부./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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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적으로 ‘서울형 고시원 주거기준’을 처음으로 마련해 앞으로 시의 노후고시원 리모델링 사업 등에 즉시 적용한다. 민간까지 확산되도록 관련법 개정을 정부에 건의한다. 방 실 면적을 7㎡ 이상으로 확보하고, 방마다 창문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내용. 저소득가구 임대료 일부를 지원하는 ‘서울형 주택 바우처’ 대상에 고시원 거주자도  새롭게 포함된다. 수혜대상은 약 1만 가구. 시가 전액 지원하는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사업은 올해 전년보다 예산을 2.4배 증액해 총 15억을 투입한다. 시가 지원을 시작한 7년 간 가장 많은 약 75개소에 새롭게 설치된다. 




고시원 거주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이들이 더불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고시원 밀집지역엔 공유공간을 설치한다.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공급도 활성화한다. 법 개정 건의를 통해 노후 고시원의 공유주택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개선에도 나선다. 


서울시는 18일(월) 이런 내용을 골자로 고시원 거주자의 생명을 보호하고 인권을 존중하기 위한 ‘노후고시원 거주자 주거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서울엔 국내(11,892개)의 절반 가까운 총 5,840개의 고시원이 있다. 


고시원은 구획된 실 안에 학습자가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숙박 또는 숙식을 제공하는 형태를 말한다.(「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최소 실면적‧창 의무설치 ‘서울형 고시원 주거기준’… 고시원 건축기준 개정 건의>

첫째, 서울시가 ‘서울형 고시원 주거기준’을 세웠다. 방 실면적은 7㎡(화장실 포함시 10㎡ *전용면적) 이상으로 하고, 각 방마다 창문(채광창)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내용이다. 국토부에 「다중생활시설(고시원) 건축기준」 개정을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시내 5개 고시원을 샘플로 실태조사한 결과 실면적은 4㎡~9㎡(1~3평)이었다. 창문 없는 방(먹방)의 비율이 높은 고시원의 경우 74%에 달하기도 했다. 


'13년 「주택법 시행령」 개정으로 1인가구의 최소주거조건을 14㎡ 이상 면적에 전용부엌과 화장실을 갖추도록 했지만 고시원은 '다중생활시설'로 분류돼 이를 적용받지 않는다. 현재 고시원을 지을 때 적용되는 「다중생활시설(고시원) 건축기준」에는 복도폭(편복도 1.2m, 중복도 1.5m 이상 설치)만 제시하고 있고, 실면적, 창문설치 유무 등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예산 2.4배 증액… 입실료 동결 5년→3년 완화, 피난시설도 설치>

둘째,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를 대폭 확대한다. 시가 전액 지원하는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지원 사업」의 올해 예산을 전년 대비 2.4배 증액해 총 15억 원을 투입, 노후 고시원 약 70개소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한다. 시가 `12년 지원을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올해부터는 간이 스프링클러뿐 아니라 외부 피난계단이나 비상사다리 같은 피난시설도 함께 설치해준다.


또 올해부터 설치비를 지원받는 조건으로 입실료를 ‘5년 간’ 동결해야 했던 것을 ‘3년’으로 완화한다. 사업주의 부담을 줄여 보다 많은 고시원이 신청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서울시내 전체 고시원 중 1,061개(18.17%)는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되기 이전인 '09년 7월 이전부터 운영 중인 곳이어서 사실상 화재에 무방비한 상태다.('18. 소방재난본부 기준자료) 시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12년부터 고시원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지원 사업을 추진, 지금까지 222개소(총 약 34억 원 지원)에 설치를 완료했다.


또한, 중앙정부와 협력해 고시원의 간이스프링클러 설치의무를 소급해 적용하고 소급적용 대상에 대한 설치비 지원근거를 함께 마련, 향후 2년 내 모든 고시원에 간이스프링클러가 설치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관련법(「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입법예고 절차를 마치고 국회 소관위원회의 심사를 앞두고 있다.




'09년 7월 8일 개정된 「다중이용시설의 안전관리에 대한 특별법」은 고시원 등 다중이용업소에 화재 초기진압을 위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를 규정하고 있다. 법 개정 이전부터 운영 중인 고시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연내 설치비 지원근거가 마련되면 정부와 협력하여 국비/시비/민간의 매칭(1:1:1)사업으로 입실료 동결조건이 없는 스프링클러 지원사업도 추가 시행할 예정이다. 고시원 사업주의 경우 입실료 동결조건이 있는 서울시 지원사업과 일부 자부담이 들어가지만 입실료 동결조건이 없는 방식 중 선택하게 하여 보다 많이 설치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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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거주자도 ‘주택바우처’, 고시원 밀집지역에 빨래방‧샤워실 등 공유공간 설치>

셋째, 고시원에 사는 사람도 ‘서울형 주택 바우처’ 대상에 포함돼, 월세를 일부(1인 월 5만 원)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는 ‘주택’ 거주자로 대상이 제한돼 있어서 고시원 거주자들은 지원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약 1만 가구가 새롭게 주거비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몰라서 지원을 못 받는 일이 없도록 동주민센터와 서울시내 고시원 등을 통해 전방위 홍보도 진행한다. 구체적인 지원시기 및 지원방법 등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6월 이후 별도 공지예정이다.


‘서울형 주택 바우처’는 저소득층(▴기준 중위소득 45~60%이하 ▴전세 전환가액이 9,500만 원 이하인 ▴민간 월세 주택에 거주하는 저소득 가구)의 주택 임대료 일부를 시가 보조해 저소득 시민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넷째, 고시원을 더 환경이 좋은, 더불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려는 시도도 시작한다. 시가 고시원 밀집지역 내 건물을 임대하는 방식 등으로 빨래방, 샤워실, 운동실 같이 고시원에 부족한 생활편의‧휴식시설을 집적한 공유공간 ‘(가칭)고시원 리빙라운지’를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올해 시작한다. 공부하느라, 일하느라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었던 고시원 거주자들이 공간을 함께 쓰며 소통‧교류하는 거점시설로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노후 고시원 등 유휴건물을 셰어하우스로 리모델링해 1인 가구에게 시세 80% 임대료로 공급하는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활성화에도 나선다. 올해부터 시(SH공사)가 직접 매입하는 사업방식을 노후 고시원에 집중하고 열악한 주거의 상징인 노후 고시원의 사회주택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 한 해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공급에 총 72억 원(▴보조금 지급형 22억 원 ▴시 직접매입형 50억 원)을 투입한다. 


시는 지난 '16년 전국 최초로 ‘리모델링형 사회주택’ 사업을 시작, 지금까지 총 288호(17개 동)를 공급했고, 이중 고시원은 총 110호(6개 동)이다. 


민간에서도 노후 고시원을 다중주택(공유주택)으로 용도 변경해 1인가구 주택 공급 활성화에 나설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병행한다. 


‘다중주택’은 일반적으로 공유주택(셰어하우스)로 알려진 주택형태다. 학생‧직장인 등 여러 사람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는 것으로, 독립된 주거 형태를 갖추지 않은 주택이다.(*건축법 시행령)


민간 사업자의 사업활성화를 위해 다중주택 건립규모 완화(3개 층, 330㎡ 이하 → 4개 층, 660㎡ 이하)를 법 개정(건축법 시행령)을 통해 추진한다. 노후 고시원, 모텔, 여인숙 같이 공실이 많은 도심 내 근린생활시설을 공유주택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또, 현행법상 주택 유형이 아닌 ‘공유주택’이 단독주택, 공동주택과 함께 주택 유형의 하나로 포함되도록 「주택법」 개정도 건의한다. 건립 조건 등 ‘공유주택’만의 명확한 제도적 근거를 갖춰 새로운 주거유형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류 훈 주택건축본부장은 “서울에서 ‘고시원’이라는 주거형태는 최소한의 인권, 안전도 보장받지 못한 채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는 99:1 불평등사회 속 취약계층의 현실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며 “작년 국일고시원 화재 사고는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졌다. 이번 종합대책은 고시원 거주자의 주거 인권을 근본적으로 바로세우고 안전과 삶의 질을 강화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시 차원의 노력을 다하고 중앙정부와 적극 협의해 제도적인 개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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