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발전(Hydrogen Power)도 결국 '외국산 놀이터'/수소차(FCEV) 전망 어둡게 만드는 세 가지 기술적 난제 VIDEO: Hydrogen Power and Fuel Cell Electric Vehicle


수소발전도 결국 '외국산 놀이터'


수소車는 세계 1위인데 발전은 기술력 뒤져

美·日업체 배만 불려줄 판…기술확보 지원 시급


    정부가 육성을 추진 중인 수소연료전지 발전산업이 외국 기업에 잠식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소발전은 수소자동차와 함께 수소경제의 핵심축이다. 


수소차는 세계 1위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수소발전은 뒤져 있다. 기초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가 부족한 탓이 크다. 그런데도 정부가 국내 산업을 키우기보다는 수소발전 비중 확대에만 속도를 내다 보니 국내 시장이 기술력에서 앞선 외국 업체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중국업체에 좋은 일 시키는 태양광 발전사업과 유사


충남 서산시 대산산업단지에 들어서는 총 용량 50㎿ 규모의 '부생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조감도./한국일보


수소차(FCEV) 경제성 없는데 정부의 무작정 밀어붙이기..."‘수소사화’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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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수소발전업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업체 블룸에너지는 세계 최대 규모로 추진되는 충북 진천(80㎿ 규모)과 보은(100㎿ 규모)의 수소발전사업에 발전설비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충청북도 관계자는 “특별한 사정이 생기지 않는 한 블룸에너지와 공급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에너지가 계약을 따내면 국내 수소발전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다.




블룸에너지 외에 일본 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MHPS), 후지전자 등도 한국 시장 진출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이들 외국 업체는 기술력에서 한국 기업보다 뛰어나다. 효율이 가장 높은 3세대 발전용 연료전지 기술을 상용화했다. 반면 국내 주요 수소발전업체인 두산과 포스코에너지는 각각 1세대, 2세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연료전지사업을 접으려 하고 있다. LG그룹은 3세대 기술 개발을 추진하다가 최근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의 태양광·풍력 확대 정책도 속도를 앞세우다 보니 결과적으로 장비를 공급하는 외국 업체만 좋은 일 시켜준 결과를 가져왔다. 일각에서는 수소발전 시장에서도 그런 결과가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0.3GW 수준인 수소발전 보급 용량을 2022년 1GW, 2040년 8GW까지 늘릴 방침이다. 8GW는 원자력발전소 8기 발전 용량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밀어붙이기보다 기초기술 확보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수소발전 키운다며 예산은 뚝 뚝…태양광처럼 외국社 '먹잇감' 될 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수소차와 연료전지 모두 2030년까지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고 공언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연료전지는 수소를 통해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산업을 말한다. 정부는 현재 0.3GW 수준인 수소발전 설비용량을 2040년 8.0GW까지 늘리기로 했다. 원자력발전소 8기분에 해당한다. 수소발전을 태양광 못지않은 신재생에너지원으로 키우겠다는 정부 의욕이 반영돼 있다.


하지만 정부의 야심찬 육성책에도 수소발전업계는 웃지 못하고 있다. 원천 기술 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수소발전 확대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우리보다 기술력이 뛰어난 외국 기업만 좋은 일 시켜줄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블룸에너지 등 외국사 국내 진출 본격화

충청북도는 지난해 7월 진천군에 세계 최대 규모(80㎿급)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최대 시설인 경기그린에너지(58.6㎿)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불과 5개월 뒤엔 이 기록마저 깨졌다. 한국동서발전이 충북 보은에 100㎿급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립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수소발전소를 짓는 데는 연료전지 발전설비가 핵심이다. 하지만 정작 이 핵심설비 공급권은 국내 업체가 아니라 미국 에너지업체 블룸에너지가 가져갈 것이 유력하다. 블룸에너지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연료전지 기술을 보유했다고 평가받는다.


국내 수소발전 시장은 포스코에너지와 두산이 양분하고 있는데 블룸에너지가 진천과 보은 사업을 따내면 단숨에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다. 블룸에너지의 국내 판권을 SK건설이 갖고 있긴 하지만 유통 마진 등만 챙기는 구조여서 한국 판매에 따른 실익은 블룸에너지가 챙겨간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MHPS), 후지전자 등도 한국 진출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에너지와 기술 이전 계약을 맺고 국내에 설비를 공급해온 미국의 퓨얼셀에너지(FCE)도 단독 공급을 추진 중이다.



“외국계 시장 잠식은 시간 문제”

발전용 연료전지는 기술 발전 단계에 따라 1세대 인산형연료전지(PAFC), 2세대 용융탄산염형연료전지(MCFC), 3세대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로 나뉜다. SOFC가 가장 발전된 기술이다. SOFC의 전기 효율은 약 60%로 PAFC(43%), MCFC(50%)를 크게 웃돈다.


미국 블룸에너지와 일본 MHPS가 효율이 높은 3세대 SOFC 상용화 기술을 확보한 데 비해 국내 기업은 1, 2세대 기술에 머물러 있다. 두산은 PAFC, 포스코에너지는 MCFC를 생산한다. 중소기업 미코가 최근 SOFC를 개발했지만 아직 생산 능력이 소규모 가정·건물용 설비를 공급하는 수준에 머무른다.


LG그룹이 2012년부터 연료전지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LG퓨얼셀시스템즈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SOFC를 개발해왔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회사를 청산하기로 했다. 수소발전 시장이 조만간 외국산으로 잠식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료전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발전 설비에서 전기 효율 10~20%포인트는 엄청난 차이”라며 “블룸에너지 등은 국내 판매 가격도 자국에서보다 상당히 낮추겠다는 전략이어서 한국 기업은 경쟁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 경쟁력 확보부터 서둘러야”

전문가들은 의욕만 앞선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외국 기업의 배만 불려주는 결과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 외국산 점유율이 0%였던 풍력발전기는 지난해 9월 70%로 치솟았다. 태양광 모듈 역시 같은 기간 외국산 점유율이 17.1%에서 33.4%로 증가했다. 풍력과 태양광 시장도 수소발전과 마찬가지로 기술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급만 대폭 늘리다 보니 외국산의 먹잇감이 된 것이다.


수소발전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기업은 물론 정부도 나서 원천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하는데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은 미미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연료전지 R&D 예산은 215억원으로 2017년(253억원), 2018년(224억원) 예산보다도 적다.


김진우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 총괄위원장(연세대 특임교수)은 “연료전지에 R&D 투자를 대폭 늘리고 외국 유망 기업과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최신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한국경제







수소차 전망 어둡게 만드는 세 가지 기술적 난제


발열 문제·에너지 효율

전기차에 비해 큰 약점

수소차에 ‘올인’은 위험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 차 있다. 수소가 미래 경제의 핵심이 되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며 친환경 에너지 혁명을 이끌 원천이라고 본다. ‘우주 물질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한’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채택하기만 하면 다양한 새로운 산업이 생기고 국가 경제가 일어날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업계에는 우려 섞인 시선이 적지 않다. 그중 하나가 정부의 로드맵이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보다는 ‘수소연료전지차(수소차·Fuel Cell Electric Vehicle)’ 활성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수소경제로 가기 위한 모든 기술의 집합체인 수소차를 중심으로 수소경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 같은 행보에는 기술적 난제들이 장애물처럼 겹겹이 쌓여 있다.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수소차 대량 생산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수소차가 대중의 선택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급속도로 에너지 효율, 주행 성능 등이 개선되고 있는 전기차를 제치고 여러 측면에서 뒤처지는 수소차가 시장의 선택을 받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수소차 대량 생산과 수소차 인프라 구축에 들인 막대한 돈을 회수하기 어려워진다.


국내유일 수소 연료전지 스택 생산업체인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은 지난 12월11일 생산량을 3천대에서 오는 2022년 4만대로 늘리는 증축 기공식을 가졌다. 사진은 충주공장 전경./ 충북도 제공 /중부매일(http://www.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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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신생 산업은 정부가 보조금을 주면서 기업의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기술 발전과 함께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업계가 자생력을 기르고 정부가 보조금을 줄여나가는 게 수순"이라며 "전기차는 보조금을 들여 산업을 키우는 단계를 넘어 자생력을 기르는 시기에 돌입했지만 수소차의 경우 전기차에 밀려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다면 정부의 보조금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소차 시대’를 마냥 긍정적으로 보긴 어렵다.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수소차를 둘러싼 기술적 한계점을 하나씩 살펴봤다.


한계점 1│한계 봉착한 수소 저장 기술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수소차의 가장 큰 한계는 ‘수소 저장탱크’다. 수소차는 수소 기체를 싣고 다니는데, 수소는 자연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물질이라 충분한 질량을 보관하려면 저장공간의 부피가 매우 커야 한다. 그래서 제한적인 자동차 구조상 수소를 고압으로 압축하는 방식으로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현대차의 초기 수소차 모델은 200기압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고압저장탱크 기술이 발전하면서 700기압까지 높아졌다. 이와 동시에 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주행 거리도 초기 160㎞(싼타페)에서 400㎞(투싼),600㎞(넥쏘)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문제는 고압저장 기술로 수소차의 주행 거리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고압으로 수소를 탱크에 주입하면 초기에는 저장 용량이 늘어나지만 700~800기압부터는 압력만 올라가고 수소 용량은 늘지 않는다. 주입 압력이 높아질수록 수소 분자 사이의 운동에너지가 증가해 추가적인 수소 유입을 막기 때문이다. 즉 800기압이나 2000기압이나 수소 저장 용량엔 차이가 별로 없다. 또 수소는 폭발성이 크기 때문에 내부 온도를 85도 이하로 관리해야 한다. 이때문에 고압저장이 더 어렵다.




한계점에 도달한 고압저장 기술 대신 현대차는 고압저장탱크 개수를 늘려 주행 거리를 향상시켰다. 현대차의 초기 수소차들은 1개의 탱크를 사용했고 최초 양산 모델인 투싼은 2개, 넥쏘는 3개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탱크 장치 1개당 300만원으로 계산하면 3개에 900만원이다. 수소차 전체 원가의 10%이상을 차지한다.


 

고압저장탱크는 수소 분자의 손실을 막기 위해 고가의 탄소섬유로 용기 외부를 감는 복잡한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앞으로 대규모 양산이 되더라도 원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전기차가 기술 발전으로 최대 주행 거리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는 점에서 ‘수소차가 궁극적인 친환경차’라는 논리 중 가장 설득력이 있었던 최대 주행 거리에서의 우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 저장탱크 기술은 수소차 기술 중 가장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며 "수소 탱크를 동일한 크기와 형상으로 구성해 양산 효과를 극대화하면 제조 원가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탄소섬유가 고가이긴 하나 대량 구매로 원가를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한계점 2│동력 성능 저하시키는 발열

수소차의 두 번째 기술적 한계점은 연료전지의 발열 문제다.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 최대한 발전하더라도 전기차와의 동력 성능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발열 문제는 수소차에서 아주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지만 현재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소차의 동력원인 연료전지에서는 발열 반응이 일어나 전기와 함께 열이 발생한다.내연기관차의 경우 연료가 연소한 후 발생한 열의 대부분이 배기가스와 함께 외부로 방출되지만 연료전지에서 발생한 열은 배출구가 없다. 그래서 수소차는 연료전지 수백 겹이 적층돼 있는 ‘스택’ 내부로 냉각수를 강제 순환시켜 열을 흡수하고 라디에이터를 통해 방출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또 스택은 발열량이 많은 데다 수명을 늘리기 위해 스택 내부 온도 차를 최소화해야 한다. 다량의 냉각수를 순환시킬 수 있는 대용량 라디에이터가 필수적인 이유다. 이론적으로 같은 출력에서 내연기관차에 비해 수소차 라디에이터의 면적은 4배로 늘어난다. 하지만 자동차 구조상 좁은 공간에 대용량의 라디에이터를 탑재하기 어렵다. 수소차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스택의 출력을 높이려니 이 같은 발열 문제가 발목을 잡는 것이다. 수소차가 동력 성능 면에서 전기차와 경쟁하기에 태생적으로 불리한 셈이다. 현대차 넥쏘도 큰 차체에 비해 출력이 매우 낮다. 내연기관차 중에서는 ‘아반떼’와 같은 준중형급 출력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차체는 무겁고 동력 성능은 나빠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없다. 반면 전기차는 차체가 가볍고 출력이 높아 운전의 즐거움을 준다.


류연화 연구원은 "먼 미래에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연료전지가 개발되면 출력 밀도가 크게 높아질 수도 있겠지만 수소와 산소를 이용한 촉매 반응의 열효율은 열역학적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발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태생적인 약점인 열관리의 한계로 차세대 수소차가 전기차에 필적하는 동력 성능을 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차의 연료전지 출력을 높이는 방법은 고전압 부스터 장착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기존의 내연기관과 전기차 기술을 적용해 최적화된 고성능 수소차 개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차량을 보조 발전기로 활용할 경우 열에너지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계점 3│전기차보다 한참 낮은 에너지 효율

전기차보다 절대적으로 낮은 수소차의 열효율은 수소차가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시장성을 확보할 가능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에너지와 열에너지가 생성되는데 열에너지는 냉각수로 식히는 방식으로 없앤다. 이때 발생하는 열 손실로 고분자형 연료전지(PEMFC)가 내는 최대 효율은 83%다. 수소차의 열효율은 스택에서 발생되는 마찰저항과 열, 기타 연료전지 구동에 필수적인 장치들의 에너지 손실까지 감안하면 40%대까지 떨어진다. 전기차의 배터리 열효율(약 90%)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게다가 연료탱크, 연료전지, 복잡한 열관리 장치 때문에 차량 중량도 전기차를 넘어서서 실주행 연비는 더욱 악화된다. 결국 같은 전기로 운행할 수 있는 거리는 전기차가 수소차보다 압도적으로 길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는 값싼 수소를 수입하면 수소차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수소차 연비는 최대로 봐도 전기차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 수소 생산·운송·저장 등에서 불필요한 비용,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는점까지 고려하면 경쟁력은 더 떨어진다. 류연화 연구원은 "수소차는 배기가스 대신 물이 배출될 뿐 힘들게 생산한 수소를 낭비하는 비효율적 운행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연료전지의 집합체인 스택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복잡한 장치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장치들 대부분은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먼저 연료전지에 다량의 산소를 공급하는 압축기가 필요하다. 이 압축기는 최대 수십만rpm(회전 장치가 1분간 몇 번 회전 하는지 나타내는 단위)으로 회전하면서 연료전지가 생산하는 전력의 최대 10%를 소비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COD 히터’라는 장치는 일시적으로 스택이 생산하는 전력의 최대 20%가량을 쓴다. COD 히터는 전기 생산의 부산물로 생성되는 물이 겨울철에 얼지 않도록 관리하고 차를 운행하지 않을 때 스택 내부에 남은 물과 산소를 없애는 데 필요하다. 이외에도 스택 열관리를 위해 필요한 워터펌프, 고성능 냉각팬 등은 수소차에서만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 요인들이다.


여기에다 전기차와 공통적으로 에너지 손실을 유발하는 PTC 히터(실내 난방용), 인버터, 컨버터, 메인 모터 등의 요인이 더해진다. 결과적으로 모든 에너지 손실을 고려하면 차량 시스템 효율이 30% 이하까지 떨어진다. 류연화 연구원은 "미래에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연료전지의 이론 열효율, 스택의 저항, 열관리 등 근본적인 문제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구조적으로 단순한 전기차가 수소차보다 에너지 효율이 좋은 것은 당연하지만 연료주입 이후 차량 운행단계까지만을 비교하면 효율 차이는 10% 내외로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연료전지 시스템 구현을 위해 공기공급계, 열관리계, 수소공급계 등 다양한 시스템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시스템이 단순한 에너지 손실 요인이 아니며 전체 차량의 효율 개선을 위한 최적의 시스템"이라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장거리 대형 상용차엔 수소 연료가 대안

앞서 살펴본 수소차의 기술적 한계점들이 보여주는 미래는 분명하다. 아무리 관련 기술이 최첨단 수준으로 발전하더라도 수소차가 가진 태생적 한계 때문에 전기차와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으로선 투입 비용 대비 경제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현재 현대차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토대로 회사의 한정된 자원을 수소차 관련 기술 개발에 쏟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수소차 시장에 대한 회의론적 예측대로 미래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이 전기차 쪽으로 흘러간다면 어떨까. 한국 자동차 산업은 정말로 위기에 빠질 것이다.


수소차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수소경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이 앞다퉈 말하는 대안은 수소차에 한정된 개발이 아닌 수소를 기반으로 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일본·독일 등은 수소를 기반으로 전기에너지를 만들어 공급하는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수소차 대량 생산과 충전 인프라 구축이 아니라 수소 생산과 저장·운반 등 수소 공급에 대한 기술 고도화에 먼저 초점을 맞췄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수소를 굳이 큰 비용을 들여 집 앞 충전소까지 가져와 열낭비가 심하고 운전의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수소차에 사용할 이유가 없다"며 "수소를 연료전지 발전소에 쓰면 여기서 나오는 전기는 전력선을 통해 전기차 충전에 사용하고 발생된 열은 지역난방 등에 사용할 수 있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소차가 대형화에 유리해 버스·트럭 등 상용차와 기차·선박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비교적 의견이 모인다. 류연화 연구원은 "수소 승용차는 시장성이 없을 수 있지만 버스·트럭·기차 등 공간이 넓어 수소 저장탱크를 여러 개 싣고 방열 면적을 확보할 수 있는 대형 장거리 운송수단에서는 수소 연료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 한 부품업체 대표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낮은 수소차는 대기업에 맡기고 정부는 이미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사실상 표준(시장의 다수가 선택한 표준)’이 된 전기차를 중심으로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며 "수소경제에 자동차를 꼭 끌어들이고 싶다면 궁합이 잘 맞을 수 있는 상용차나 대형차·특장차·군용차 등 으로 한정 짓는 게 맞다"고 말했다.


지난해 15만대가량 판매된 테슬라 전기차 ‘모델3’. / 테슬라 제공


Plus Point

수소차로 미세먼지 제거? 내연기관에 필터 다는 게 더 낫다

수소차가 ‘궁극의 친환경차’라는 현대차와 정부의 주장에는 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수소차에 사용되는 수소 생산은 화학 공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현대차의 발표대로 연간 50만 대의 수소차를 생산하려면 결국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추가로 생산해야 한다.


이 경우에도 물을 전기 분해하는 전기의 상당 부분이 화력 발전소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실질적인 이산화탄소(CO₂) 감축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세먼지 저감효과에 대해서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획재정부의 ‘2019년 미세먼지 대응 예산안’에는 수소차에 대한 지원금 810억원이 편성됐다. 현대차에 따르면 넥쏘 1대는 1시간 주행하는 동안 약 26.9㎏의 공기를 정화한다.




수소차가 공기를 정화하는 원리는 ‘필터’다. 수소차의 연료전지에서 전기를 생산하려면 수소와 순수한 산소가 필요하다. 여기에 유해가스나 먼지가 유입되면 이상 화학 반응이 발생해 연료전지 집합체인 스택의 내구성이 크게 떨어진다. 스택은 수소차 가격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고가의 부품이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수소차 ‘넥쏘’에는 3단계의 공기정화 시스템이 적용돼 공기 중 초미세먼지를 99.9%까지 제거한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미세먼지가 어떤 반응을 거쳐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니라 걸러져 수소차 내에 쌓일 뿐이라는 점이다. 이를 위해 공기 흡기구에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고가의 화학필터가 장착되며 이 필터는 물론 자주 교체해줘야 한다. 이 필터를 지금 당장 거리 위에 돌아다니는 2300만 대의 내연기관차에 장착해도 똑같은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난다. 내연기관차도 시간당 20㎏ 이상의 공기를 흡입한다. 하지만 현재 수소차의 미세먼지 절감 효과는 마치 수소차에서 이뤄지는 특정 화학 반응에 의해 미세먼지가 사라지는 것처럼 홍보되고 있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라리 수소차 대비 에너지 효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전기차에 공기정화 장치를 탑재하고 남는 에너지로 가동하면 수소차 이상의 미세먼지 정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백예리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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