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기준 놓고 국토부와 토목학회 충돌


토목학회, 건축물 내진기준에 포함된 토목시설 삭제요청.


   내진설계기준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대한토목학회(회장 이종세)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국토부가 지난해 12월 말에 고시하기 위해 마련한 건축물내진설계기준(안)에 대해서 토목학회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수정을 요구했지만 국토부 건축정책과는 수정할 의사가 없음을 거듭 표명했다.


토목학회가 건축물 내진설계기준을 문제삼은 이유는 업역의 문제다. 토목학회 측은 건축물 내진설계기준에 토목시설들이 대거 포한된 것을 문제삼았다.



<왼쪽> 이번에 새로 제정되는 건축물 내진설계기준 <오른쪽> 미국토목학회 구조기준인 ASCE 7


토목학회가 삭제를 요청한 시설물은 '지하역사', '흙막이구조물', '전력시설', '건물외 구조물' 등이다. 토목학회 관계자는 "지하역사는 건축법 3조에 건축물에서 제외한다고 규정되어있는 철도시설이고 흙막이 구조물과 전력시설 등도 전통적으로 토목엔지니어들이 설계해왔다"면서 "지금까지 토목엔지니어들이 하던 일을 왜 건축기준에 넣으려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덧붙여서 "건축 쪽에서 미국토목학회 설계기준(ASCE 7)을 번역해서 건축구조기준에 넣었다"면서 "건축구조기준에는 건축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건축물과 공작물만 포함되어야 하지만 지하구조물, 건물외구조물, 발전시설, 액체저장탱크 등 건축물의 범위를 넘어서는 시설들을 포함시킨 것은 명백한 업역침범이다"라고 말했다.


건축구조기준을 담당하고 있는 국토부 건축정책과는 건축구조기준에서 지하구조물과 건물외구조물을 삭제해달라는 토목학회의 요구 공문에 대해서 수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건축정책과는 전력시설, 지하역사 등은 건축법에 해당하는 시설이 맞다는 주장이다.


토목학회는 국가건설기준을 담당하고 있는 국토부 기술기준과에도 동일한 내용의 요구사항을 공문으로 접수했으나 기술기준과로부터 건축관련 기준은 건축정책과 소관이라는 답변만 들었다.


건축구조기준을 집필한 건축학회 관계자는 "건축구조기준에 들어간다고 모두 건축관련 전문가의 업역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반면 토목학회 관계자는 "건축법에는 건축사만 설계할 수 있고 건축구조기술사의 협력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서 건축물로 정의되면 건축구조기술사만 구조설계업무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말했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진도 5.4 규모의 지진 발생 피해 현장/국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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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문가 집단이 업역 싸움을 하고 있는 바람에 지난해 말에 개정 고시되어야 할 건축물 내진설계기준이 2월 마지막주 까지도 고시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토목 측은 "기존에 토목전문가들이 하던 업무를 건축 전문가들이 가져가려는 명백한 업역침범이고 흙이나 유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건축구조전문가들이 토목 구조물을 설계하면 시설물이 위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건설분야에서 토목과 건축이 구분되있는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한국과 일본이 유일하며 다른 나라들은 토목엔지니어(Civil Engineer)가 건물의 구조설계도 하고 있다. 건축설계자 또한 해외에는 Architect로 불리며 예술을 전공한 사람들이 계획만 하는 반면에 한국에서는 건축사가 구조도면까지 모두 작성하는 등 엔지니어링 업무를 겸하고 있다.

정진경 기자 ( jungjk@gisulin.kr ) 기술인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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