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나빠진 해외공사…“수주 줄고, 그마저도 그룹 일감”

질 나빠진 해외공사…“수주 줄고, 그마저도 그룹 일감”

예전과 달리 쇼트리스트 조차 못 올라
(케이콘텐츠편집자주)

    연초 해외 건설 수주량이 작년보다 크게 줄어든 것도 모자라 수주 내용조차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수주를 거의 하지 못한 데다 잔여 수주 물량도 절반 이상이 국내 기업, 특히 그룹 계열사의 해외 공장 관련 공사에 그치고 있다.

2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들은 올해 들어 2월 19일까지 33억5600만 달러어치 공사를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1억5400만 달러)보다 35% 줄어든 수치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에서 가장 많은 16억91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이어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각각 5억1000만 달러와 2억8000만 달러를 수주했고, 미국과 인도, 베트남에서도 1억 달러 이상의 공사를 따냈다.

공종별로는 건축이 20억3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토목공사가 7억6000만 달러, 산업설비는 4억5000만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나머지는 전기와 통신 공사, 용역 등이다.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파나마 콜론 복합화력발전소 현장. /포스코건설 제공


지금까지 해외 수주를 가장 많이 한 곳은 GS건설이다. GS건설은 2월 19일까지 총 14억1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이어 삼성물산과 현대중공업이 각각 9억6000만 달러와 3억 달러를 수주했고, 하이엔텍과 리트코, 현대엔지니어링, 은성오엔씨, 삼성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 등이 뒤를 이었다.



작년 해외 건설 수주 10위권 안에 들었던 SK건설과 쌍용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은 올해 아직 2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부진을 보이고 있다.

수주가 줄어든 것도 걱정이지만, 더 큰 문제는 신규 수주가 극히 적다는 점이다. 수주 통계에는 새로 계약한 것과 기존 계약 건의 공사비 증액분이 포함돼 있다. 현재까지 수주한 33억5600만 달러 중 올해 새로 계약된 건은 3.4%인 1억14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여기에 해외 수주이긴 하지만 사실상 국내 기업 물량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문젯거리다. 건설사들이 수주한 공사의 절반 이상이 국내 기업, 특히 그룹 계열사가 해외에서 짓는 공장 신설 일감인 것이다.

수주 1위인 GS건설의 수주량 14억1000만 달러 중 약 9억2000만 달러는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 건설과 베트남 하이퐁 공장 건설 건이다. 싱가포르에서 수주한 4억6000만 달러짜리 터널 공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국내 기업, 그것도 과거 한 몸이었던 LG그룹의 물량인 셈이다.



삼성물산의 수주도 마찬가지다. 7억 달러 규모의 삼성전자 중국 반도체 공장 건설을 비롯해 미국, 베트남, 인도 공장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공장, 삼성전기 필리핀 공장 등 삼성그룹 계열사 물량을 다 합하면 전체 수주액의 98.2%인 9억4600만 달러가 그룹 물량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체 수주 금액보다도 많은 7300만 달러가 그룹 계열사 물량이다. 과거 계약한 베트남과 알제리의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에서 오히려 마이너스 수주(계약 금액 감액)가 생기면서 전체 수주 금액은 6300만 달러에 그쳤다.

반면 대기업 중 현대중공업과 포스코건설은 전량 계열사와 무관한 수주여서 대조적이다. 현대중공업은 UAE 해상플랫폼 및 해저케이블 공사 등을 수주했고, 포스코건설은 파나마 복합화력발전소 등의 공사를 하고 있다.

해외건설업계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 세계 경기 침체 등이 겹친 탓에 발주량이 적은 것을 해외 수주 부진의 이유로 꼽는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경쟁국인 일본이나 중국 건설사들이 대대적인 금융 지원을 등에 업고 수주에 나서면서 수주 환경이 매우 불리해졌다"면서 "하지만 지난 2016년 해외 수주가 282억 달러로 저점을 찍은 이후 조금씩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최근 6조원의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은 만큼 앞으로는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원 기자 조선일보



′빨간불′ 켜진 해외건설 수주..삼성ENG·포스코건설 급감

삼성·현대ENG 및 포스코건설 등 최대 전년比 90% 감소
GS건설, 연초 14억달러로 1위..연간 목표액은 현대건설 톱

    연초 해외건설 수주액이 부진해 건설사들의 연간 목표치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1일 건설사 및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건설 실적은 총 33억5820만달러(약 3조771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8% 감소한 액수다.

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한 건설사 대부분이 작년보다 실적이 줄었다. 작년 해외수주 실적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은 작년 같은 기간대비 수주실적이 97.4% 급감했다.


삼성물산(-14.6%)과 현대엔지니어링(-78.6%), 포스코건설(-87.9%)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해외수주 규모가 줄어든 상태다. 롯데건설(-91.7%)과 현대건설(-94.5%), 대우건설(-98.9%), 쌍용건설(-95.9%)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최근 2~3년간 해외에서 떠안은 손실액이 적지 않다보니 공격적인 수주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작년 발주 예정에서 올해로 연기된 사업장이 많아 시간이 갈수록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요 건설사들 중 올해 해외수주 전망치가 가장 높은 업체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로 연결기준(현대엔지니어링과 합산) 13조1000억원, 별도기준 7조7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작년 연결기준 해외수주 7조1000억원, 별도기준 해외수주 2조4000억원 대비 각각 84.5%, 220.83% 증가한 수치다.

장문준 KB증권 산업재·건설 부문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지난 2015년부터 4년 연속 별도기준 해외수주 실적이 부진했다"며 "올해엔 최종 계약이 작년에서 올해로 이연된 프로젝트가 다수 존재하는 만큼 회사 목표치가 작년 달성액보다 220% 이상 높게 설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올해 가스플랜트, 토목, 발전소 분야에서 다수의 입찰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며 "하지만 작년에도 풍부한 파이프라인에 비해 실제 수주금액이 낮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GS건설은 올해 해외 신규수주 목표로 3조5000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작년에 달성한 금액인 2조4000억원 대비 45.8%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올해 GS건설의 해외수주 실적이 회사 목표치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입찰이 실시되는 해외사업 중 GS건설이 강점을 가진 분야가 다수 있기 때문이다.


장문준 연구원은 "올해 해외 입찰은 GS건설이 강점을 가진 다운스트림 분야(천연가스 생산 이후 과정 부문) 프로젝트가 많다"며 "GS건설의 올해 해외수주 금액이 4조5000억원(최소 3조5000억원~최대 5조5000억원)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로 3조2000억원을 제시했다. 작년에 달성한 1조7000억원 대비 88.2% 증가한 수치다. KB증권이 예상하는 대우건설의 올해 해외 수주금액은 2조5000억원(최소 2조원~최대 3조원)으로 회사 목표치보다 낮다. 



장문준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공격적인 수주목표에 비해 회사가 제시하는 입찰 파이프라인이 다소 제한적"이라며 "다만 과거에도 회사가 공개하지 않았으나 실제 수주로 이어진 아프리카 및 아시아의 중소형 프로젝트가 다수 있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에도 대우건설 해외수주가 확실하게 증가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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