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이런 거래절벽은 처음”...서울 부동산도 꽁꽁 얼었다


“20년간 이런 거래절벽은 처음”...서울 부동산도 꽁꽁 얼었다


   “노원구 중계동에서만 20년을 일했는데 요즘 같은 거래절벽은 처음입니다. 노무현 정부 때도 이렇게 한 번에 급격하게 거래가 ‘올스톱’ 된 적은 없었어요.”(노원구 A공인중개소 대표) 


서울 부동산이 꽁꽁 얼었다.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0주 연속 하락하면서 이 같은 내림세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대세 하락론’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업계에서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거래절벽이다. 지난해 9·13 대책을 시작으로 부동산 관련 대출을 비롯한 각종 규제책이 쏟아진 데다 금리인상 부담과 경기둔화 우려까지 겹치며 수요자들은 시장에 발길을 끊었다. 급격한 거래 위축으로 중개업소와 이사업체, 인테리어 등 후방산업 역시 울상이다. 




한국일보


아파트 '3억~5억 급락'..."작년 상승분 모두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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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찾은 서울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 일대 부동산 공인중개소. 영업점들은 하나같이 ‘급매’, ‘급급매’, ‘초급매’ 아파트가 나왔다는 시세판을 붙여두고 있었지만 찾아오는 손님이나 전화 문의는 거의 없었다. 송파구 한 아파트 상가엔 공인중개소 대여섯 곳이 아예 단체로 문을 닫고 있었다. 호가는 하루에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씩 내려가고 있지만 실제로 나온 매물은 드물었다. 송파구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찾는 이도 없고, 찾는 이 눈높이에 맞게 팔려는 이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언론에서 급매물이 많아졌다고 하는데 급전이 필요한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며 “늘어난 세금보다 양도세가 더 부담스럽기 때문에 장기 보유하려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잠실동 ‘잠실리센츠’ 전용면적 84㎡의 경우 현재 16억원에서 16억원 중반대까지 몇 건의 매물이 나와있다. 지난해 9월 18억원대 초중반에 매매되던 것 대비 약 2억원 하락했다. 지난달 동일한 크기 아파트가 13억5000만원에 매매되기도 했으나 이는 증여 관련 거래였다는 게 이 일대 공인중개사들 얘기다. 송파구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물건이 많이 나와야 호가도 내려가고 거래도 이뤄지는데 나온 매물이 많지 않다”라며 “대신 15억 밑으로만 내려가도 사겠다고 줄을 선 사람들은 많다”고 설명했다. 잠실리센츠 바로 옆에 위치한 ‘잠실엘스’도 호가만 내려갈 뿐 실제 나온 매물은 많지 않았다. 전용 59㎡ 시세는 현재 12억8000만원에서 13억5000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최고가 15억2750만원 대비 약 3억원 하락한 가격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지난해 고점 대비 약 3억원 하락했으나 여전히 잠잠한 상황이다. 대기수요는 많으나 추가하락을 기대하고 있어서라는 게 이 일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강남구 대치동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똘똘한 한 채’ 붐이 일었을 때 미처 강남에 진입하지 못했던 대기수요는 여전히 있으나 추가 하락을 기대하고 있다”며 “반면 매물은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대치동 E공인중개소 관계자도 "보유세와 공시지가가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대체로 세금 몇백만원 더 내고 버티는 게 낫다고 본다"며 "아예 마지노선을 정해두고 이 가격 아니면 절대 팔지 않겠다고 통보해온 집주인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권 역시 지난 여름 급등했던 대단지 위주로 호가가 주춤한 상태다. 수요는 추가 하락을 기대한 채 움직이지 않고 있고 공급 역시 버티기 속 일부 급매가 나오는 양상이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9월 15억원(22층)에 거래됐으나 현재 호가는 12억원 후반대부터 형성돼 있다. 용산구 대장주로 불리는 신계동 '용산e편한세상' 역시 전용 84㎡는 지난 9월 15억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호가는 14억원대가 주를 이룬다. 급매 기준으론 13억원대까지 낮아졌다. 




'학군 수요'가 많은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학원가 인근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9억원까지 거래가 됐던 건영3차는 전용 84㎡의 호가는 7억원대까지 내려왔다. 전용 84㎡ 호가가 8억~9억원대로 형성돼 있는 청구3차 역시 5000만원 전후 가격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종전 자녀 겨울방학을 전후로 늘어났던 전세 수요도 올해는 잠잠한 양상이다. E공인중개사 대표는 “애초에 9억원에 내놨지만 나가지 않아 7억9000만원까지 조정된 물건도 있다”며 “찾는 사람이 아예 없다. 7월부터 가파르게 오를 땐 뚜렷한 방안이 없다가 9·13 대책 이후 대출 등 많은 부분을 급격하게 규제해 이런 거래절벽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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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10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간간이 급매 물건에 대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나 손에 꼽힐 정도다. 시장은 거대한 거래절벽에 직면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전날까지 999건에 그쳤다. 한 달의 절반 이상이 지났지만 지난해 12월 2302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 지난해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9월 1만2242건에는 10분의 1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실거래가를 비교해보면 강북은 도심 일부에서 오른 지역도 있으나 강남은 1억~2억원이 빠졌다”며 “낙폭 자체가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유심히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와 같은 거래절벽이 1분기 내내 이어질지를 지켜봐야 한다. 이어진다면 가격 하락 분위기가 이어질 수도 있다”라며 “거래 위축에 따른 시장동력 감소가 후방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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