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이 6개월새 5억?"...더욱 무서워진 '재건축 부담금 공포'

"3억이 6개월새 5억?"...더욱 무서워진 '재건축 부담금 공포'


기해년 집값 태풍 - 재건축 부담금

지난해 강남 아파트값 폭등 여파 

3.3㎡당 1000만원 이상 오른 시세

'초과이익' 돼 재건축 부담금 폭탄으로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이하 환수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강남권 새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재건축 개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환수제에 따라 해당 지역 평균 집값 상승분을 초과하는 개발이익은 재건축 부담금으로 환수된다.    


"3억~4억이던 부담금 5억~6억원 될 듯"

재건축 사업 연기하거나 중단 잇따라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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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지난해 가격 급등이 재건축부담금 ‘폭탄’으로 부메랑이 돼 재건축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강남 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의 재건축 부담금이 조합원당 평균 4억4000만원, 최고 8억4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건축 단지들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금액에 큰 충격을 받았다. 



  

1년이 지난 현재 재건축 부담금 예상액은 이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본다. 지난 1년 간 재건축 단지 인근 주변 아파트 시세가 많이 올라 부담금 산정 기준 금액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부담금은 조합원 1인당 평균 개발이익(초과이익)이 3000만원이 넘으면 이익의 최대 50%를 거둬들인다. 재건축 사업이 시작된 추진위 승인일부터 준공되는 종료 시점까지 오른 집값 가운데 해당 지역 평균 집값 상승분, 공사비 등 개발비용을 뺀 금액이 부과된다.      

  

종료 시점 가격은 현재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예상 집값 상승률을 반영해 추정한다. 지난해 집값 급등으로 예상 집값 상승률과 주변 시세 모두 크게 올라간다.    



  

지난해 나오기 시작한 재건축부담금 예정액 중 가장 큰 금액은 지난해 5월 서초구 반포동 반포현대 1억3500만원이었다.   

※ 조합원당 초과이익은 오른 집값에서 각종 비용과 지역 평균 상승분을 뺀 금액을 조합원 수로 나눈 것. 자료: 국토부 



2017년까지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하지 못해 부담금 대상 된 단지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대치 쌍용 1ㆍ2차, 잠실주공5단지, 대치 은마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KB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인근에 있는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전용면적 85㎡)의 경우 지난해 1월 3.3㎡당 평균 시세가 5773만원에서 12월께 7192만원으로 25%가량 치솟았다. 대치 쌍용 인근의 대치 래미안 팰리스(전용면적 85㎡)도 지난해 1월 3.3㎡당 평균 시세가 5063만원에서 12월 7406만원으로 46%가량 급등했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반포주공 1단지 3주구의 부담금 예정액을 지난해 상반기 3억~4억원으로 예상했는데 지금은 5억~6억원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건축 시장은 재건축 부담금 공포에 사업이 중단되다시피 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시공사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고 대치 쌍용 1ㆍ2차는 사업 연기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주변 중개업소들은 "시공사 계약 후 산정해야 하는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이 무서워 시공사 선정을 쉽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쌍용 1차의 경우 2차의 부담금 통보 나오면 추진하겠다며 사업을 멈췄고, 쌍용 2차도 시공사와의 계약을 미루고 있는 상태”라며 “부담금 폭탄 등 여러 변수가 많다 보니 조합도 무리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개포 주공 5~7단지, 송파 가락 상아아파트 등은 추진위 구성 자체를 미루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이 대폭 인상된 뒤 사업을 추진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사업 개시 시점의 집값을 최대한 높은 가격으로 잡아 초과이익을 줄이겠다는 계산법이다.       

 

  

2017년 말 관리처분 인가 신청을 해 환수제를 피한 반포주공 1단지 1ㆍ2ㆍ4주구도 다시 환수제 공포에 휩싸였다. 경찰 수사 결과 시공사 선정 비리가 드러났고 시공사 선정 무효 소송 등이 제기됐다. 재판 결과에 따라 관리처분 인가가 무효가 되면 환수제 적용을 받게 된다. 업계는 지난해 국토부가 공개한 재건축 부담금 8억4000만원 대상을 이 단지로 보고 있다. 이제는 10억원 이상으로 예상한다. 




재건축 부담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건축 시장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권 어느 단지에서든 상당한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이 나오면 투자성 급락으로 시장이 얼어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부담금 걱정에 사업이 늦어지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새 아파트 공급 부족 우려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 사업 차질로 4~5년 뒤 공급 공백기가 올 우려가 있고, 수급 불균형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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