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권 보유 'ADPi', 어떤 회사인가
세계 3대 공항설계(Design)회사
프랑스 드골 공항 소유 파리공항공단 자회사
80여개국 700여개 프로젝트 수행
신공항 재추진 힘 실은
'영남지역 항공수요 조사' 용역도 맡아
동남권신공항 입지 발표가 다음 주로 다가오면서 밀양과 가덕도의 운명을 가를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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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ADPi 홈페이지와 전문가 등에 따르면 ADPi는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 등을 전 세계 30여개 공항을 소유·운영하는 파리공항공단(ADP)이 2000년 자회사로 설립한 공항 설계·엔지니어링 전문업체다.
홈페이지에는 "ENR(미국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이 선정한 순위로는 세계 3대 공항설계(Design)회사"라고 소개돼 있다.
ADPi는 15년간 80여개국에서 700여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최근에는 카타르 하마드국제공항 공역설계, 아랍에미티리트(UAE) 두바이 알막툼국제공항 마스터플랜·설계 등 중동지역 프로젝트를 주로 맡았다.
직원은 프랑스를 비롯해 레바논, UAE, 오만, 홍콩, 대만 등 15개국에 420여명이 일하며 재작년 6천600만유로(약 871억9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ADPi는 한국에서도 몇 차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지난 2011년 '경제성 부족' 등으로 한번 백지화됐던 동남권신공항이 다시 추진될 수 있게 힘을 실은 '영남지역 항공수요조사 용역'도 ADPi가 맡았다.
국토교통부가 2013년 발주해 재작년 8월 결과를 공개한 보고서로 '영남지역 항공수요가 2030년 3천500만명에 이르고 김해공항 이용객은 2023년 1천678만명에 달해 공항이 포화상태가 된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ADPi는 국토부가 재작년 발주해 작년까지 진행된 용역 '제주 공항인프라확충 사전타당성 검토'에도 참여했다.
제주 제2공항 입지를 선정한 이 용역에서 ADPi는 입지선정에는 관여하지 않고 제2공항이 개항하기 전 기존 제주공항에 적용할 단기대책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ADPi의 모(母)회사인 ADP는 네덜란드 나코(NACO) 등과 1990년 인천국제공항 입지선정 용역에 참여했다.
ADPi가 동남권신공항 입지를 정할 기술·경험을 갖췄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용역을 담당했던 김병종 한국항공대 교수는 "ADPi가 동남권신공항 입지를 선정하기 적합한 업체라는 점에는 전문가 사이에 이견이 없다"면서 "세계 탑클래스 업체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동남권신공항 입지선정을 외국업체인 ADPi가 맡게 이유는 단지 ADPi가 기술·경험을 가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신공항이나 고속철도 등 대규모 국책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각 지역의 유치경쟁이 과열되면서 지역갈등이 확산한 그간의 경험도 동남권신공항 입지선정이 외국업체인 ADPi에 의해 이뤄지는 이유다.
작년 1월 동남권신공항을 두고 이해관계가 얽힌 대구·울산·부산·경남·경북 시·도지사들은 "(각 시·도는) 유치경쟁을 벌이지 않고 신공항의 성격·규모·기능 등은 정부가 외국전문기관에 의뢰해 결정한다"고 합의했다.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중간보고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영남권 신공항 용역
수행기관인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자회사 ADPi의 장 마리 슈발리에 시니어 어드바이저(아래 오른쪽 둘째)
가 12일 오후 서울 청파로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중간 보고회에 참석해 있다. 2016.2.12 hihong@yna.co.kr
국토부 관계자는 "동남권신공항 입지선정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사이 많이 이뤄졌다"면서 "정치논리나 학연·지연을 통해 연구진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외부요인이) 개입될 수 있으니 (입지선정을) 외국기관에 맡기자는 것이 당시 지자체들이 공통으로 합의한 사항"이라고 전했다.
영남권 시·도지사들의 합의 이후 국토부는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 국제입찰을 시행했다. 입찰에는 ADPi와 한국교통연구원 컨소시엄이 단독응찰했고 결국 ADPi 컨소시엄이 해당 용역을 맡게 됐다.
컨소시엄이지만 입지선정은 ADPi가 전담하고 한국교통연구원은 용역수행에 필요한 자료제공과 행정처리만 한다.
한 항공분야 전문가는 "용역예산(19억2천만원)도 너무 적고 용역 기간도 너무 짧다"면서 "적은 예산과 짧은 기간 탓에 표피적 연구가 될 가능성이 커서 외국전문기관의 결정에도 (신공항 유치에) 실패한 지역은 반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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