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에 재건축 집값도 들썩…"두달 새 2억 올라"
개포동 시영아파트. 28㎡(이하 전용면적)형
6억원에 거래
4월부터 분위기 반전 상승폭 커져
"시장 차별화로 연쇄 반응 없을 것"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 시영아파트. 28㎡(이하 전용면적)형이 최근 6억원에 거래됐다. 6억3000만원짜리 매물도 있다. 두 달 새 1억원 정도 올랐다.
개포동 시영아파트 출처 vuple.joins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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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세방공인 전영준 사장은 “올 들어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관망세를 보이던 수요가 매수에 나섰고 집 주인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고 전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대표적인 재건축 추진 단지인 잠실 주공5단지 82㎡형은 두 달 새 2억원 가량 상승한 15억~15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온다.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소강 상태인 다른 지역과 달리 거래가 늘고 가격 상승폭이 커졌다. 새 아파트 고분양가 효과다. 재건축 단지 분양이 재개된 경기도 과천도 오르고 있다.
31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강남권 아파트 거래건수가 1919건으로 지난달보다 38% 늘었다. 서울 전체 거래량 증가율(12.7%)의 세 배에 이른다.
한국감정원은 이달 강남(0.78%)·서초(0.48%) 등이 상승세를 주도하며 서울 아파트값이 0.24% 올랐다고 이날 밝혔다.
가라앉아 있던 강남권 분위기가 4월부터 바뀌기 시작한 뒤 거래량·가격 상승률 수치가 모두 올라가고 있다. 지난달 초 8억2500만원에 팔리던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35㎡형은 현재 8억4000만원을 호가한다. 3월 거래가격은 7억1000만원 선이었다.
"시장 차별화로 연쇄 반응 없을 것"
4월 강남·서초구에서 시작된 상승세에 지난달 송파구도 가세했다. 지난달 송파구 거래량이 4월보다 46.1% 늘었고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3월 개포동 주공2단지 재건축 단지(래미안 블레스티지) 분양이 분수령이 됐다.
예상보다 비싼 3.3㎡당 평균 3760만원에 분양됐지만 1순위 평균 3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완판’되자 주변 시세를 자극했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분양수입이 늘고 조합원 부담금이 줄면서 재건축 사업성이 좋아져 재건축 투자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재건축 단지 상승세 여파로 강남권 일반 아파트도 분양가를 쫓아 일부 꿈틀대고 있다. 과천시 아파트 값이 지난달 1%의 상승률을 보이며 수도권(평균 0.14%)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선보인 새 아파트인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옛 7-2단지)가 지난달 3.3㎡당 평균 2678만원에 분양됐다. 일부 주택형이 3.3㎡당 3000만원에 육박한 높은 분양가에도 1순위 경쟁률이 평균 36대 1이었다. 과천 주공6단지 47㎡형이 6억5000만~6억7000만원대로 두세 달 새 1억원 정도 뛰었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해당 지역에 오래간만에 문을 연 분양시장의 흥행이 집값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지역 강세는 당분간 계속 될 것 같다. 고분양가 행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개포동보다 입지 여건이 다소 떨어지는 일원동 일원현대 재건축 단지가 애초 조합이 예정한 가격보다 3.3㎡당 200여만원 오른 3.3㎡당 평균 3750만원에 이달 분양될 예정이다. 하반기 분양계획을 잡고 있는 개포주공 3단지는 3.3㎡당 4000만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강남권 상승세가 과거와 달리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실제로 강남권이 꿈틀댄 4,5월에도 다른 지역 집값은 보합세를 보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집값 상승 기대감이 전반적으로 꺾인 데다 시장이 지역별로 차별화돼 강남권 오름세가 강북 등으로 이어지는 연쇄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장원·황의영 기자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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