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 전문가들이 꼽는 한국 내 유망 투자업종은
유럽 BC파트너스 '헬스·의료'
미국 VSS 'IT 서비스' 추천
"한국은 소비자 시장이 발전했다. 서비스업이 유망해 보인다."(BC파트너스)
"한국 시장에 투자하라면 IT 기업에 하겠다."(VSS)
유럽과 미국을 각각 대표하는 유명 사모펀드가 바라본 한국의 투자 유망 업종은 달랐다.
스테판 주스케 BC파트너스 회장
(금융투자협회 제공)
스테판 주스케 BC파트너스 회장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서비스업 중에서도 헬스나 의료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BC파트너스는 유럽의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로 꼽힌다. 1986년 설립된 기업인수 전문 투자사로, 현재 운용하는 총자산이 120억 유로(약 16조원)에 달한다.
30년간 투자해 온 기업은 대부분 유럽과 미국 회사로 아직 한국 등 아시아 기업에 직접 투자한 경험은 없다. 리스크가 큰 사모펀드 특성상 시장에 대한 치밀한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스케 회장은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 의향을 묻는 말에 "아직 아시아에 진출할 계획은 없지만 필요하다면 포트폴리오를 꾸려 간접적으로는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이나 한국투자공사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과 꾸준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좋은 투자 기회가 생기면 언제든 한국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뜻으로 읽혔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산업군에 걸쳐 인수합병(M&A)이 활발해졌고, 특히 유럽 지역의 경제가 크게 호전됐다는 진단을 내놨다.
주스케 회장은 "어려워 보였던 그리스와 이탈리아도 이젠 불확실성이 많이 상쇄됐다"면서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데다 환율 상황도 긍정적이어서 상장 업체 수가 늘어나는 등 유럽 경제는 호황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모펀드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사모펀드는 태생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만큼 맞춤형 투자 전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크리스토퍼 러셀 VSS 전무(금융투자협회 제공)
중소기업 발굴에 유능한 미국의 사모펀드 VSS는 우리나라의 IT 서비스업이 유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러셀 VSS 전무는 "한국은 IT 서비스업의 경쟁력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헬스나 에너지 분야는 글로벌 기준보다 규제가 강한 편이어서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1987년 설립된 VSS는 주로 북미 지역 중소기업 중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자본 여력이 없는 업체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다. 누적 자본 운용규모는 30억 달러(약 3조5천억원)에 불과하지만 최근 1년간 수익률은 무려 20%에 달한다.
그 역시 당장 한국 시장에 투자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한국에 머무는 동안 국내 투자운용사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방한 기간에 국내 5~6개 기업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라며 "연금이나 자산운용사는 물론이고 대체투자에 집중할 회사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새로 출시하는 펀드의 투자 유치 목표액이 5억 달러인데, 국민연금과는 매치가 잘 안 될 것"이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두 사모펀드는 이날 금융투자협회가 진행한 한국자본시장 콘퍼런스 토론회에서 국내 대체투자 관련 기관들과 '해외 사모펀드 투자전략'을 논의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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