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째 입주 못하고 있는 부산 해운대 달맞이 '힐스테이트위브 아파트'

 

입주 지연이 장기화되고 있는 부산 해운대 달맞이 언덕의 '힐스테이트위브(옛 AID아파트)'

 

 

2013년 말 현대건설과 두산건설은 7600억 원을 들여  2369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위브 건설공사를 끝냈다.

 

이에 따라 2013년 12월과 올해 1월 조합원 1835가구와 일반분양 534가구가 각각 입주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일반분양 가운데 전용면적 233∼241㎡ 규모인 펜트하우스 8가구를 포함해 165㎡ 이상인 489가구(91.6%)가 미분양되자 시공사 측은 2013년 8월부터 공사비 대금을 받을 목적으로 조합 측에 할인분양 계획 승인과 공사비 지급 약속을 요구했다.

 

도급제로 계약했는데 공사비 회수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조합은 조합원들에게 무상지분을 미리 보장해주는 '확정지분제'로 재건축 허가가 난 만큼 공사비 지급 약속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발했다.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해 할인 분양 계획도 거부하고 있다.

 

시공사 측은 작년 10월까지 4700억원의 공사비를 못받아 조합원의 공사장 출입을 차단하는 등 유치권(채권을 회수할 때까지 재산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 행사에 나섰다. 이로 인해 입주민들은 현재까지 월세방을 전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건설이 공사비를 내놓으라며 아파트를 점거한 이유는 공사비 지급 방식 때문이다.

재건축은 확정 지분제와 도급제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확정 지분제는 시공사가 조합원에 무상지분을 약속하고 사업을 추진하며 일반 분양 물량의 미분양에 따른 손실 전체를 책임지는 방식이다. 도급제는 건설사가 단순히 공사만 맡고 조합으로부터 공사비를 받는 방식이다.

 

조합과 현대건설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두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이후 시공사가 준 사업제안서에는 확정 지분제로 적혀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두산건설이 조합에 제안한 사업제안서에도 확정지분제라고 표시돼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우리는 도급제로 수주했고 조합이 다른 말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자협의회 관계자는 “해당 사업 모집공고 당시 지분제라고 공고가 나갔고, 조합원 총회 때 배포된 자료에 시공사가 지분제라고 쓴 사업제안서도 함께 배포했었다”며 “지분제 사업방식으로 손해가 커지니 도급제라 우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분제라면 계약서에 현물로 금액을 제공한다고 나오고 도급제라면 계약서에 현금으로 돈을 준다고 나와 있는데 계약서에는 현금으로 돈을 준다고 돼 있다. 도급제가 맞다”면서도 “총회때 계약서와 함께 지분제 방식이라고 적힌 사업제안서를 배포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 10월 들어 해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합과 시공사 양측이 사전 방문 행사를 열기로 하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전 방문 행사는 10월 9일부터 3일간 열리게 된다. 사전방문은 본격 입주 전에 공사가 제대로 됐는지, 하자는 없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으로 과거 사전점검과 비슷한 개념이다.

 

재건축조합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액수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시공사와 조합원 추가 부담금 규모에 대한 이견이 상당히 좁혀졌다"면서 "늦어도 10월 말까지 협의를 끝내고 연내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합 측은 이에 앞서 최근 시공사와 협의해 관할 해운대구에 마지막으로 설계변경 인가를 신청했으며 설계변경이 끝나는대로 곧바로 준공절차를 밟을 계획으로 있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공사비 추가부담에 반대하는 조합원들도 상당수 있어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이 사태의 주요 원인은 과다하게 책정된 분양가 때문이었다. 3.3㎡당 1500만원에 이르는 높은 분양가, 거기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엎친데 덮친 격으로 화근이 되었다. 

 

입주예정자들의 상경 시위 모습/입주자협의회 카페

 

현대건설은 현재 상황에 대해 말을 아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으로 우리도 피해자”라며 “손실 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향후 계획이나 방향에 대해 내부 TF팀이 구성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조합은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조합장 등 간부들이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조사를 받고 있다. 새 조합직원들은 업무를 파악 중이다. 입주민들은 별도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재산을 지키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해운대구도 세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청측은 올해 18억원의 세수 예상을 목표했으나 결손이 불가피하다.


또한 부산시교육청은 인근의 동백초등학교 학급 수를 15개에서 27개로 늘리고 13명의 교사를 추가 배치했다가, 교사 6명을 전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향후 조합과 현대건설 간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못할 경우 법적 소송이 진행될 수도 있다. 모든 피해는 입주를 못한 1800여명의 조합원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 입주예정자는 "10월이 되면 뭔가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말만 믿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조선비즈

코리아리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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