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性敬) 시대]친구 아내와 사랑의 트라이앵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둘이서만 평생 사랑하면 참 좋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꿈꾸는 일(?)일 것이나 세상일이 생각대로만 되는 게 아니다.

 

한눈을 팔고 싶어 하는 사람도 물론 있지만, 둘 사이에 실금이 가면 그 새를 비집고 또 한 사람이 끼어들기 쉽고, 굳이 그럴 맘이 없는 이에게 예기치 못한 사랑이 와 버릴 수도 있다.

 

그 다음은 머리가 아파진다. 계속 이쪽저쪽을 왔다 갔다 셋이서 놀 수도, 살 수도 없으니 난감한 노릇이다. 몸뚱이가 둘이면 딱 좋을 얄궂은 얘기들을 심심찮게 드라마, 영화, 소설을 통해 보고 듣지만 실제로 주변에서도 있음 직한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굴러 온 돌이 어디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늘 가까이에 있던 자갈이라면 더 어처구니없을 것이다. 둘도 없는 친구와 아내가 놀아났다거나 내 남편이랑 불륜에 빠져 아주 오랫동안 얼레리꼴레리를 해 왔다면. 그들은 아슬아슬한 쾌감을 맛봤겠지만 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더 미치고 환장할 것이다.

 

유명한 사람들도 사는 것은 마찬가지인가 보다. 팝 음악 역사 속에서 팬들에게 회자되는 사랑의 트라이앵글이 있다. 비틀스 멤버 중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의 아내를 친한 친구 에릭 클랩튼(Eric Clapton)이 사랑해서 절친이었던 둘의 관계는 사달이 났다.

 

절친과 놀아난 아내를 보는 것이 괴로워 술과 마약, 급기야 인도 명상과 요가에까지 빠진 조지 해리슨은 결국 이혼을 했다. 조지 해리슨 아내는 에릭 클랩튼과 결혼해서 살다가 또 이혼을 했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싶지만 이런 일이 꽤 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아내와 결혼식을 치르기 전날 밤, 친한 친구의 아내에게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인은 바로 당신’이라고 고백했다.

 

이것은 약과다. 올해에도 영국 유명 음악프로듀서 사이먼 코웰이 친구의 아내와 불륜을 저질러 아들까지 낳고 친구를 이혼시켰다.

 

이렇게 가까운 사람들끼리 일 저지르는 것은 비단 남의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불륜은 전혀 모르는 남녀보다는 자주 보는 사람들끼리 이뤄지기 쉽다. 친구들끼리 부부 동반 모임을 자주 하다 보면 자기 것과 남의 것을 자연스럽게 비교하고 저울질하다,

 

자기 배우자에게서 느끼지 못하는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면 끌리게 된다. 이때 어느 한쪽만 심장이 뛰면 그러다 말지만, 서로 하트 퍼즐이 꼭 맞으면 정분(情分)나게 돼 있다.

 

중년들의 휴가에 애들은 없다. 둘만 달랑 가면 밥해 먹고 나선 딱히 할 게 없어 TV 채널이나 돌리다 잠만 퍼자고 온다. 그래서 부부끼리만 가면 재미없다고 친척들이나 친구들과 같이 가는 사람들이 있다. 사고는 그런 데서 나는 수도 있다. 이 집 아내와 저 집 남편이 같이 설거지를 하고 있고,

 

이 집 남편과 저 집 아내가 빈둥거리며 놀고 있다면 부러운 건 이 집 아내다. 자상하기 그지없는 남의 남자가 친절하게 대해준다면 맘이 쏠리고 사랑이라 착각할 수도 있다. 막장드라마 같지만 시누이 남편, 제수씨, 처남의 댁, 처제는 피 한 방울 안 섞인 법적 친척이고, 친구들도 다 믿으면 위험하다.

 

쏟아진 깨바가지는 주워 담기 어렵다. 사람이 그럴 수가 있느냐고 길길이 뛰어보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하지 않을까?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장 서울교대·경원대 행정학 박사 / 일러스트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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