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전략기술 된 두개의 ‘항공 엔진’ 회사 한화,두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두산에너빌리티 국산화 경쟁
정부가 첨단 항공 엔진 핵심 소재·부품 기술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하면서 항공기 엔진 국산화를 위한 민관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31,300원 ▲ 1,650 5.56%)(두산에너빌)가 선두 주자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820,000원 ▲ 16,000 1.99%)(한화에어로)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항공 엔진 자립을 위한 기술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15일 항공·방산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2일 유·무인기용 1만5000파운드포스(lbf·1만6000파운드 무게를 밀어 올릴 수 있는 힘)급 이상의 첨단 항공 엔진 핵심 소재·부품 기술과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하는 내용의 ‘국가첨단전략기술 지정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고시했다. 2개가 추가되면서 국가첨단전략기술은 19개로 늘었다.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되면 해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 시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심의와 산업부 장관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항공 엔진은 소재·정밀 가공·전자 제어 등 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소수의 국가만 독자 기술을 갖고 있다. 현재 자체 항공 엔진 설계 기술과 생산 능력을 가진 나라는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우크라이나·중국 등 6국뿐이다. 정부는 2039년까지 14년간 약 3조3500억원을 투입해 1만6000lbf급 첨단 항공 엔진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항공 엔진 국산화로 국내 산업 생태계와 공급망을 키우고 안보 역량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한에어로는 지난해 항공 엔진 누적 1만대 생산을 돌파하며 앞서가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설계, 제조, 유지·보수·정비(MRO·Maintenance, Repair, Overhaul) 과정을 모두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내년 양산 예정인 첫 국산 전투기 KF-21에 F414 엔진을 공급한다. 미국 GE에어로스페이스의 면허(라이선스)를 활용해 생산하는 엔진이다. 한화에어로는 일부 부품을 국산화했으나 원천 기술은 미국이 갖고 있기 때문에 수출을 위해선 미국 측 승인을 받아야 한다. 독자 수출을 위해선 자체 항공 엔진 기술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화에어로는 한국재료연구원 등과 함께 소재 개발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소재·부품이 항공 엔진 원가의 약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에 의존하는 소재·부품을 국내 100여개 회사와 국산화해 첨단 항공 엔진을 국내 기술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 200여 명 수준인 연구개발 인력을 2028년까지 500명 이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후발 주자인 두산에너빌은 최근 한국항공우주(90,600원 ▲ 4,500 5.23%)산업(KAI), 대한항공(22,800원 ▲ 350 1.56%)과 잇따라 협력 전선을 구축하며 항공 엔진 개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산에너빌은 앞서 지난해 3월 항공기 엔진 제작을 정관의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영역 확장에 나섰다.
두산에너빌이 전 세계 다섯째로 독자 개발한 발전용 가스터빈 원천 기술이 강점으로 꼽힌다. 두산에너빌은 발전용 가스터빈과 항공 엔진의 기술 기반이 같고 구조와 작동 원리가 유사한 만큼 소재와 설계, 제작, 소재 개발 등 전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남희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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