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국내 토목사업 철수 검토...본격 구조조정 돌입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사고 이후 내린 특단 조치

본격 구조조정 돌입

  현대엔지니어링 비상장 (44,500원 0.00%)이 국내 토목·인프라 사업 철수를 검토한다.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경기도 안성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사고 이후 내린 특단의 조치다. 현대자동차 그룹이 건설 계열사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본격 구조조정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26일 세종시 관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그룹 차원에서 계열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토목사업 부문을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더 이상 토목 사업을 수주하지 않고, 현대건설 (34,800원 ▲350 +1.02%)·현대스틸산업 등 현대차 계열 건설사 순차적으로 인력 등 자원을 이관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5일 '고속국도 제29호선 세종~안성간 건설공사(제9공구)' 교량 붕괴로 사상자 10명이 발생한 사고의 원인을 조사중이다. 국토부는 현대엔지니어링 측에 이달 중 재발방지 등 안전 대책을 마련해올 것을 요구했다. 토목 사업부 정리 방안이 대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를 지난 2023년 4월 발생한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보다 더 심각하게 보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민간 전문가를 통해 사고 원인을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조사하는 한편 유사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관가 일각에선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주 대표도 국회에서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진행하도록 하겠다"며 "(재시공 결과가 나온다면) 당연히 결과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했다.

현대차 그룹의 '재무통'으로 활약했던 주 대표는 지난해 11월 현대엔지니어링대표로 취임했다.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빅배스(대규모 손실인식)'를 단행하는 등 구원투수 역할을 맡아왔지만 예상치못한 암초를 만났다. 지난 25일에도 충남 아산 현대엔지니어링 공사장에서 하청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주 대표 취임 후 사망사고만 벌써 세번째인만큼 그룹 차원에서도 이를 심각하게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성 사고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공식 사고원인 발표는 아직이다. 경찰 수사전담팀은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와 주관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 하도급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국토부도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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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원인이 밝혀지는대로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영업정지 이상의 처분이 내려질 경우 추가수주도 어려워진다.

국토부와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차 그룹 모두 강력한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아야할 시점이다. '쇄신' 의지를 증명해야 하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토목사업 철수라는 '초강수'를 꺼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마침 현대차 그룹이 계열 건설사 간 사업부 개편안을 검토해왔던 상황이 맞물리기도 했다.

대부분의 토목사업은 발주처가 관이라 민간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고 안전사고 위험도가 높다. 토목사업을 포함해 그룹 계열 건설사 간 사업구조를 개편할 경우, 사업 중복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 입장에선 공식적인 사고조사가 완료되고 처벌수위가 결정되기 전에 강력한 쇄신·재발방지 대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이정혁 기자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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