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전, 유럽 원전시장 공략 차질...사우디·중동 등 신흥 시장 공략 South Korea strengthens nuclear energy ties with Turkey, Saudi Arabia
슬로베니아, 스웨덴 등 유럽 신규사업 철수 수순
독자 사업 할 수 있는 사우디·중동 등 신흥 시장 공략
체코를 시작으로 스웨덴, 슬로베니아, 폴란드 등 유럽 원전시장을 공략하려던 계획이 흔들리고 있다. 신규 원전 수요가 높은 유럽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로 꾸려진 팀코리아가 미국, 프랑스 등에 밀려 발을 빼는 모습이다. 이에 팀 코리아가 유럽시장에서 방향을 선회해 튀르키예와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 국가에 신규 원전 수주를 위한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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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크르슈코 원전 전경. nek.si edited by kcontents
지난 26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한국수력원자력은 스웨덴, 슬로베니아 원전 수주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한수원은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신규 원전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유럽시장을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에 내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원전 업계에선 최근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가 맺은 협상에서 유럽은 웨스팅하우스가, 나머지 지역은 한수원이 담당하는 조건으로 합의가 이뤄지며 결국 협상력에서 밀린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앞서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지난달 16일 원전 기술 관련 지식재산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고 글로벌 원전 시장 진출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는데 유럽 원전 시장 공동 진출이 주요 합의 내용 중 하나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유럽 시장에서는 웨스팅하우스와의 합의가 있어야 한수원도 발을 들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지난 2022년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한 20조원 규모의 폴란드 원전 수주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OI 체결 이후 교체된 폴란드 정권이 최근 원전 건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유럽이 향후 신규 원전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우리 원전 업계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에서 추진되고 있는 원전 건설 프로젝트는 총 186개다. 이 가운데 70기가 폴란드·우크라이나·프랑스·루마니아 등 유럽 국가들에 포진해 있다.
우리 정부는 유럽시장에서 일단 후퇴하는 대신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지역, 튀르키예, 베트남 등 신흥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실장은 이달 24~27일 일정으로 튀르키예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양국 정부 고위급 인사와 만나 원전 수출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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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원전 건설 계획 ResearchGate edited by kconten
튀르키예는 오는 2050년까지 20GW, 약 14기 규모의 원전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러시아 기업 주도로 아큐 원전 4기(4.8GW)를 짓고 있으며 후속 사업도 준비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2040년까지 17GW 규모의 원전 신규 건설 계획을 세우고 이를 위한 첫 국제입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한국전력공사를 중심으로 원전 수주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원전이 한 기도 없는 베트남 역시 새롭게 원전 도입 추진에 나선 가운데 우리 정부가 'K-원전'을 세일즈에 나선 상황이다.
베트남은 지난 2006년 2030년까지 원전 13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첫 시험대로 2009년 닌투언성에 원전 1・2기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하지만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돌연 계획을 취소했다. 대신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베트남은 지난해 폭염과 가뭄으로 전력 수요는 급증하는 데 반해 공급 부족으로 정전사태가 잇따르자 원전 재개발 여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베트남이 원자력 발전 도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베트남 정부는 SMR의 도입도 검토 중이다. SMR은 사전 제작한 모듈을 조립해 일반 원자력 발전소보다 건설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더욱이 한수원이 SMR 개발 등에 열을 올리고 있어 한국이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부미 기자 boomi@electimes.com 전기신문
South Korea strengthens nuclear energy ties with Turkey, Saudi Arab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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