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심판 받는 헌재 3명의 재판관..."스스로 탄핵 심리서 빠져야"

 

尹측 "헌재 문형배·이미선·정계선 재판관

스스로 탄핵 심리서 빠져야" 의견서 제출

 

   윤석열 대통령 측이 문형배·이미선·정계선 재판관이 스스로 탄핵심판 심리에서 빠져야 한다는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윤 대통령의 대리인단은 1일 “재판부의 권위와 재판이 공정하다는 신뢰는 내부에서 문제없다고 강변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인정해야 하는 것”이라며 전날 헌재에 회피 촉구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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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측은 문형배 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0여 년 전 소셜미디어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교류했고 사회적 이슈에 관한 글 등을 볼 때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또 “수많은 음모론과 가짜뉴스를 양산한 유튜버까지 팔로우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각주에 ‘김어준 저장소’를 기재했다.

 

 

문 권한대행은 2011~2013년 소셜미디어에서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 대표와 최소 7차례 정치적·개인적 현안에 대해 소통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1년 7월 문 권한대행 페이스북에 “문판(문형배 판사)님 잘 계시죠? 마나님께 안부를”이라는 댓글을 달자, 문 권한대행이 “시장님 고생 많으시죠”라고 답했다. 또 판사 시절 법원 내 진보 성향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는데, 2010년 자신의 트위터에 “굳이 분류하자면 우리법연구회 내부에서 제가 제일 왼쪽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미선 재판관에 대해서는 “친동생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산하 ‘윤석열 퇴진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배우자는 이 대표와의 재판거래 의혹 및 대장동 50억 클럽으로 재판받는 권순일 전 대법관과 같은 법무법인에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이 재판관의 친동생이 소속된 단체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가 위헌이라며 헌재에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정계선 재판관에 대해서는 “배우자가 탄핵 촉구 시국 선언에 이름을 올렸고 그가 근무하는 단체의 이사장이 소추인 측 대리인으로 나섰음에도 심리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며 “배우자의 의견이 영향을 미치는 차원을 넘어 엄격하게 비밀이 유지돼야 할 탄핵 심판 관련 자료들이 배우자를 통해 소추인 측에 전달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정 재판관의 남편 황필규 변호사는 작년 12월 비상계엄 직후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 선언에 동참하고, 국회 측 대리인단 공동대표인 김이수 변호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공익 재단에 근무 중이다.

 

윤 대통령 측은 “이미 재판관의 성향에 의해 심리의 속도나 결과가 좌우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며 재판관들이 알아서 재판을 회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리가 조선시대 ‘원님 재판’보다 못하지는 말아야 한다. 원님 재판에서도 공정하고 적정한 재판을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헌재, 회피하지 않고 기피 신청도 기각

법조계에서는 재판관들이 스스로 사건을 회피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헌재는 지난 1월 13일 윤 대통령 측이 남편 논란을 빚은 정계선 재판관에 대해 기피 신청을 하자, 하루 만에 기각했다.

 

헌재 천재현 공보관은 “재판관 배우자나 동생을 이유로 재판관이 회피해야 한다는 요구 등이 있는데, 단순히 주관적 의혹만으로는 부족하고 합리적이라고 인정될 만큼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는 게 대법원과 헌재의 확립된 판례”라고 했다.

 

 

하지만 헌재가 아니라 법원 같았으면 판사들이 이해관계 충돌을 우려해 스스로 재판을 피했을 수도 있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법원에서 비슷한 논란이 발생했다면 판사 스스로 사건을 회피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자녀 입시 비리 등 사건 상고심에서도, 이흥구 대법관은 조 전 대표와 친분이 있다며 스스로 심리 및 선고에 관여하지 않고 빠졌다.

이슬비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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