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계엄 정당성 위해 선관위 수사 해야"

 

대통령실 “선관위 수사 필요” 자체 결론

계엄 위헌성’ 尹탄핵 쟁점으로

 

‘사이버 보안점검 후속’ 문건서

해킹취약·정보유출 혼란 지적

처벌가능 여부까지 검토·분석

 

국회 탄핵소추단과 논리 경쟁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탄핵심판 변론의 전략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가정보원 보안점검 및 대통령실 검토 문건을 앞세우기로 한 것은 부정 선거 가능성이 비상계엄 선포 결정을 정당화하고 규명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도 ‘계엄 위헌성’만으로 탄핵안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중요해진 가운데, 윤 대통령이 국정원 및 대통령실 문건을 근거로 ‘계엄 정당화’를 할 수 있는지가 탄핵 심판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인 지난달 3일 경기 과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투입된 계엄군이 선관위 시스템 서버를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문화일보가 6일 입수한 ‘선관위 사이버 보안점검 후속’이라는 제목의 대통령실 문건은 지난 2023년 10월 작성된 것으로,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에서 김규현 당시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같은 달 4일 선관위에 대한 국정원 보안점검 관련 대면 보고를 받은 직후 내린 지시에 따라 생성됐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중앙선관위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조치를 준비했는지 문건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김 원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선거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심각해질 것이다. 선관위에 대한 전면적·공개적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국정원은 일부 내용은 언론에 브리핑했지만, 이후 추가 사항을 2차례 이상 대통령실에 서면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에는 ‘수사 필요 사항’이라는 문장이 6번 나온다. △선관위 투·개표 시스템 해킹 취약점 △선관위에 대한 북한 해킹 사례 △선관위 보안점검 비협조 등 3대 항목별로 수사 관련 항목을 9쪽에 걸쳐 삽입해놓은 구성으로, 선거인 명부 유출 의혹 등 그간 중앙선관위에 대해 제기된 문제점을 나열하고 처벌 가능 여부를 검토 및 분석하고 있다. 특히 ‘국정원 보안점검에 대한 선관위 비협조’ 항목에서 대통령실은 “관련 내용 및 관여자 확인을 위해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명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형법·공직선거법·위계공무집행방해 등 국정원 보고 내용마다 관련된 법률 조항을 가져다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부정선거설’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실 문건에도 “국정원이 그간 선거 결과의 조작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했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문건은 “국정원 조사 결과 투·개표 시스템을 해킹하면서 득표수를 변경하는 경우 등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이 존재한다”며 “선거 결과의 변경에 이르지 않더라도 그러한 시도 또는 관련 정보의 사전 유출로 인한 혼선 등 위험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대한 불신 여론이 누적돼 있는 만큼,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이미 2023년 10월부터 하고 있었던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4일 새벽 무장 계엄군이 국회를 나서고 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190명 중 찬성 190명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이에 따라 계엄령 선포는 무효가 됐다고 국회의장실은 설명했다. 2024.1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데일리 edited by kcontents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이 문건을 ‘계엄 정당화’ 논리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는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국회 탄핵소추위원단과는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주도의 국회 탄핵소추단이 내란죄 혐의 등은 제외하고 ‘계엄 위헌성’만 다투기로 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국회 중에서 어느 쪽 논리가 타당한지를 결정하는 것은 헌법재판소 몫이다.

 

한편 국정원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에도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었던 건 아닌지에 대한 의혹이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2시간여 전부터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대기할 것을 지시했다. 또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은 당시 작전 지시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를 분석할 핵심 기관으로 국정원을 언급했다.

서종민·강한·김대영 기자 문화일보

 

[해설]

서정욱 변호사

https://youtu.be/vAEBTn53t_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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