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은 이렇게 시작됐다...국정예산 모두 삭감해 운영 마비 상태
4.1조 깎인 감액예산, 12대 분야로 살펴보니
‘국방·R&D’ 대거 삭감
장병 인건비 645억원… 장병 ‘마약 검사’ 키트 예산도 감액
아이돌봄 지원 예산 384억원·R&D 예산도 1000억원 깎여
폭설·폭우 재해 대책 예비비 ‘1조원 감액’ 확정
헌정사상 최초로 야당 단독으로 감액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내년도 예산이 정부안보다 4조1000억원 깎였다. 12대 분야 중에서 국방과 보건·복지·고용, 연구·개발(R&D) 예산이 큰 폭으로 줄었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도 총지출은 정부안 대비 4조1000억원 줄어든 673조3000억원, 총수입은 약 3000억원 감소한 651조6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주요 감액 내역을 12개 분야별로 살펴보면, 일반·지방행정 예산은 6000억원, 보건·복지·고용 및 국방 예산은 각각 3000억원 삭감됐다. 문화·체육·관광, 연구·개발(R&D),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외교·통일 등에서도 1000억원씩 감액됐다. 이번 감액안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 처리한 안이 그대로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내년 국방 예산은 정부안 대비 3409억원 감액됐다. 장병 인건비가 645억원이 줄었다. 병역자원 감소와 입영률 저하를 근거로 삭감됐다. 국방부가 요구한 장병 대상 마약류 검사 키트 예산은 인권침해 우려로 일부 감액됐다.
북한의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접적지역 대드론 통합체계’ 예산도 삭감됐다. 방위사업청이 추진한 레이저 대공무기 ‘Block-Ⅰ’ 관련 예산은 712억원 중 5억7000만원이 줄었고, 155㎜ 정밀유도포탄 연구·개발 예산도 65억원 감액됐다.
12대 분야 예산 조정 내역. /기획재정부 제공
사회복지 예산도 1571억원이 줄었다.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 지원 예산에서만 384억원이 삭감됐다. 고용노동부의 청년 일경험 지원 예산과 강소기업 육성 예산도 각각 46억원, 15억원이 줄었다.
국민 건강과 직결된 보건 분야에서는 팬데믹 대비 백신 개발 지원 예산과 고비용 R&D 투자 사업(ARPA-H 프로젝트) 예산이 각각 36억원, 69억원 삭감됐다
폭설·폭우 등 자연재해에 대비한 재해대책 예비비는 기존 2조6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1조원이 감액됐다. 과학기술 분야에선 민관합작 선진원자로 수출 기반 구축 R&D 사업 예산이 7억원만 남기고 대부분 삭감됐다.
인공지능(AI) 연구용 컴퓨팅 지원 예산과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예산 등도 통과되지 못하며 R&D 분야 전반에 걸친 축소가 이어졌다. 건강보험 가입지원 예산(1조6379억원), 인공지능(AI) 연구 프로젝트(3217억원)도 야당이 단독 처리한 감액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세종=김민정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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