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본격화...전세계 시추장비 속속 도착


보급기지 부산신항 가보니
동해가스전 시추 한달 앞으로

유럽·남미·북미 등서 조달
부두에 컨테이너·파이프 빼곡



  대한민국 '산유국의 꿈'을 실현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시추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27일 개발전략 회의에서 한국석유공사의 시추 계획을 최종 검토한다. 동해 심해 가스전에는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80m 길이 보급선도 대기
정부, 27일 시추계획 최종검토
시추선 내달 10일 부산 도착

 

지난 21일 부산 신항 다목적터미널 부두에 접안한 80m 길이의 보급선. 보급선은 자재들을 싣고 시추선까지 이동한다. 신유경 기자

 

 

지난 21일 찾은 부산 신항 다목적터미널에는 탐사시추에 사용될 케미컬들이 실린 컨테이너와 파이프가 한가득 쌓여 있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보인 건 바라이트, 벤토나이트, 염화칼륨 등 케미컬 자재들이다. 바라이트는 시추 시 지층 압력을 제어해 폭발 등을 방지한다. 벤토나이트는 굴착 때 나오는 돌 등을 뭉쳐 밖으로 빼내기 수월하게 도와준다. 탐사시추를 위해 이 같은 케미컬 2000t 이상이 부산 신항에 들어와 있다. 다양한 크기의 파이프들은 시추공을 보호하기 위해 외곽에 설치하는 '케이싱'이다. 직경 최소 9.6인치부터 최대 36인치까지의 케이싱이 이번 시추에 동원된다. 위에서부터 큰 케이싱을 우선 배치하고 내려갈수록 작은 케이싱을 설치한다.

현장에서 자재들을 점검하던 A씨는 "유럽, 남미, 북미 전 세계 사방팔방에서 자재가 오고 있어 요즘은 주말에도 계속 일하고 있다"며 "도착한 자재를 가공하기 위해 경기도로 보내야 할 물량도 있어 쉴 틈이 없다"고 말했다.

도착한 자재들은 일차적으로 보급선에 실린다. 보급선이 부산 신항 부두에 접안해 자재들을 싣고 시추선까지 가서 전달하게 된다. 보급선은 두 대가 교대로 움직이며 시추선에 자재를 공급한다. 자재를 실은 보급선이 시추선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80m 길이의 보급선은 지난 21일 오전 6시 부산 신항 다목적터미널에 접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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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시추를 담당하는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는 현재 믈라카해협의 리아우 제도에 정박해 있다. 이달 출발해 다음달 10일께 부산에 도착한다. 부산항 외항에서 보급품을 실은 뒤 대왕고래로 이동할 예정이다. 노르웨이 해양 시추회사 시드릴의 드릴선으로, 삼성중공업이 제조했다. 석유공사는 656억원(약 4770만달러)에 시추선을 선정했다. 이 선박은 길이 228m, 너비 42m, 높이 19m 규모로 최대 시추 깊이가 1만1430m에 달한다.

 



이번 탐사시추는 난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통상 육상시추에 비해 해양시추가 더 어려운데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그중에서도 심해시추기 때문이다. 무인 잠수정까지 동원돼 시추장비가 잘 내려갔는지 확인해야 한다. 석유공사는 해수면 아래 3㎞ 이상 해저까지 내려가 암석 시료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분석해 석유와 가스 부존 여부를 판단한다.

 

현장 관계자들이 보급선이 들어올 부두 앞에 위치한 크레인을 올려다보고 있다. 크레인은 보급선에 자재들이 담긴 컨테이너를 옮기는 역할을 한다. [신유경 기자]

 

탐사시추에는 세계 유명 기업들이 참여한다. 세계 1위 유전기업인 슐럼버거는 이수검층을 담당한다. 지층의 암상 및 탄화수소 검사, 가스성상 분석 등을 통해 지질 자료를 취득한다. 또 암상 규명을 위한 암석 샘플과 이수 가스를 채취한다.

피싱과 시추공 폐쇄 작업은 세계 2위 시추기업인 베이커 휴즈 싱가포르 법인이 맡는다. 피싱은 시추 중 유정에 빠진 장비나 이물질을 꺼내는 작업을 가리킨다. S&P글로벌은 1차 시추 이후 해외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수행한다. 석유공사는 1차 탐사시추 작업이 두 달가량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시료 분석 등을 거치면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1차 시추는 석유공사 홀로 수행하지만 이후부터는 해외 투자를 유치할 방침이다. 2차 시추부터는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유치해 공동개발에 나선다.
[부산 신유경 기자 / 유준호 기자]

 

 



포항 영일만항, 대왕고래 프로젝트 보조항만으로 참여

배후 항만인 부산신항, 보조 역할
기자재 추가 공급·긴급 하역 역할

 

  포항시는 다음달 1차 탐사 시추가 본격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영일만항이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보조항만으로 참여한다고 25일 밝혔다. 영일만 일원에서 진행되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시추 작업은 오는 27일 산업통상자원부 개발전략회의에서 시추계획이 승인되는 대로 다음달 중순 시작해 40여 일 간 진행될 예정이다.

 

포항 영일만항이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시추 작업의 보조항만으로 참여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배후 항만인 부산신항과 보조를 맞춰 시추 과정에 필요한 기자재 추가 공급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포항 영일만항 전경(사진제공-포항시)


영일만항은 ‘보조 항만시설 임대차 및 하역 용역’ 계약을 한국석유공사와 체결했으며 이달 25일부터 내년 2월 24일까지 시추 일정에 맞춰 계약이 진행된다.

이에 따라 영일만항은 시추 과정에서 필요시 보급선 정박으로 부족 기자재 추가 공급이나 안정성 확보를 위한 긴급 하역 추진 등 보조항만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포항시는 보조항만 계약이 향후 진행되는 추가 시추뿐만 아니라 유전 개발 가시화에 대비해 영일만항이 배후 항만으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항만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우성덕 기자 wsd@mk.co.kr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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