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페 가서 미련 곰팅 소리듣는 사람을 위한 팁


"굶고 가면 미련" 

뷔페 찾는 2030 늘며
잘 먹는 꿀팁 가지각색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 출연으로 더 유명해진 요리사 겸 유튜버 ‘승우아빠’. 그가 열변을 토한다. 요리 비법이라도 전수하냐고? 아니, 놀랍게도 뷔페 야무지게 ‘조지는(본전 뽑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샐러드부터 먹어라. 고기는 첫 접시에 담지 말아라? 이렇게 먹으면 뷔페를 전혀 ‘조질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 아시겠어요?” 예전에 뷔페에서 일했다는 그의 말에 신뢰도는 급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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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페를 찾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최근 BC카드가 1~8월 카드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20대의 뷔페 업종 이용액은 전년 동기보다 30.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도 21.2% 증가. 60대(15.3%)를 크게 웃돈다. 전문가들은 “MZ세대의 가성비 소비 때문”이라 분석한다. 젊은 층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뷔페 조지는 법’에 대한 정보가 넘친다. 꿀팁과 함께 무엇이 진실인지, 전문가에게 물어 검증했다.

 



양갈비·소갈비 단가 높아
20만원 안팎. 저녁 기준 서울 유명 호텔 뷔페 1인 평균 가격이다. “이 돈이면 8000원짜리 국밥이 몇 그릇이지” 하는 생각과 함께 ‘뽕을 뽑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뇌를 지배하기 시작. 비싼 호텔 뷔페에서 손해 보지 않으려면 일단 단가 높은 요리를 골라 먹는 전략이 필요할 터.

우선 호텔마다 내세우는 주력 메뉴를 확인하자. ‘뷔페의 얼굴’이라 단가가 높을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더 플라자 서울은 북경 오리가 상대적으로 고단가인 셈. 호텔 뷔페 좀 가봤다~ 하는 미식가(?)들은 “일행 중 가리는 음식이 있거나 소식가가 있을 때는 그 사람이 가장 잘 먹는 메뉴를 주력으로 내세운 뷔페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래야 소식하든 대식하든 공평하게 ‘일단 본전은 뽑았다’ 생각할 수 있다는 것.


양갈비나 소갈비 같은 바비큐 메뉴는 호텔에서 손해를 감수하는 요리로 꼽힌다. 질 좋은 고기 싫어하는 사람이 드문 만큼 “종류는 많은데 먹을 게 없다”는 느낌을 주면 안 되기에 공을 들인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시즌별 차이는 있지만 ‘프렌치 랙’(어린 양의 갈빗살)과 함께 소공점 기준 랍스터와 우대갈비, 잠실점 기준 베이징 덕과 비프 웰링턴이 고단가”라고 귀띔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보통 호텔 뷔페에서는 소고기 등심이나 채끝, 살치살 등을 사용하는데 ‘더 파크뷰’에서는 안심을 쓴다”며 “소고기 부위 중 가장 고가인 요리”라고 했다.

 



참돔과 참치 뱃살, 대게, 랍스터는 해산물 중에서도 높은 단가를 자랑한다. 그중 호텔 뷔페는 제철 메뉴에 특히 힘을 준다고. 가을 대방어가 대표적이다.

요리 담기 전 동선 파악
고가 뷔페와 달리 5만원 이하 중저가 뷔페는 ‘취향껏 더 맛있게 먹는 법’에 초점을 맞춘다. 에이드 한 잔에 8000원, 한 끼에 1만5000원이 훌쩍 넘는 고물가 시대인 만큼 3~4접시만 먹어도 본전 뽑았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

 


우선 좋아하는 요리를 하나 정한다. 그리고 그 요리와 ‘조합’이 가능한 다른 요리를 탐색한다. 튀김을 좋아하는데 뷔페에 우동·볶음밥·카레와 샌드위치 재료 등이 있음을 확인했다면 튀김에 카레를 ‘얹어’ 먹고, 우동과 볶음밥에 ‘올려’ 먹고, 샌드위치에 토핑으로 왕창 ‘넣어’ 먹겠다는 전략을 세우는 식. 4~5가지 본메뉴를 동시에 먹는 셈이라 가격 대비 만족스럽다.

‘사이다에 과일이나 패션 프루츠를 넣어 에이드로 만들어라’ ‘크로플에 메이플 시럽을 뿌리고 아이스크림을 올려라’ ‘로제 떡볶이 소스를 볶음밥에 끼얹어도 별미’…. ‘꿀조합’ 요령은 뷔페마다 가지각색, 취향 따라 무궁무진하다. 스스로 맛있게, 많이 먹는다고 자부하는 김성윤 음식전문기자는 “첫 접시에 무턱대고 요리를 담기보다 일단 어떤 요리가 있는지 둘러보며 동선을 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아예 버거나 타코, 비빔밥이나 디저트 등을 다양한 조합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코너’를 만든 곳도 있다. 평일 점심 기준 1만9900원인 뷔페 애슐리퀸즈 관계자는 “신메뉴를 개발할 때 MZ를 겨냥해 기존 메뉴와 얼마나 어울릴 것인가를 최우선으로 따진다”며 “요즘 같은 때는 연유 아이스크림이나 와플 코너에 있는 생크림과 샤인머스켓을 곁들여 먹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평일 점심 성인 가격 3만7900원인 뷔페 빕스 역시 이런 흐름에 발 맞춰 지난 2월과 9월 등 신메뉴를 출시할 때마다 ‘색다른 메뉴 조합’ 경진 대회까지 연다고.


굶고 가는 게 가장 미련해요
고가든 저가든 일단 많이 먹는 게 장땡이다. 그러나 더 많이 먹으려고 아침부터 쫄쫄 굶고 가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종일 아무것도 안 먹고 가면 위에 부담이 돼 오히려 더 못 먹을 가능성이 높다”며 “음식이 위에 들어간 뒤 2시간 정도 흘렀을 때 위산 분비가 활발하다는 점을 고려해 약간 먹고 가는 편이 낫다”고 했다.

 

 



‘배가 부르면 5분 쉬었다 먹어라. 더 먹을 수 있다.’ 이 속설은 어떨까. 박연옥 송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식사를 시작하고 20분 정도 지나면 포만감을 느끼는 중추가 작동하기 시작한다”며 “쉬었다 먹으면 포만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시간에 더 가까워지기 때문에 ‘더 많이 먹을 수 있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과일을 마지막에 먹으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다. 파인애플·키위 등 새콤하고 달콤한 과일을 식사 중간에 한두 조각씩 먹으면 소화를 도울 수 있다. 그러나 바나나나 포도 등은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마지막에 먹는 게 낫다고. 박 교수는 “다만 디저트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사람에 따라 입맛이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어 권장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조유미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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